창작 시 (포토 포엠)

(포토 포엠) 햄스터를 보내며

원평재 2011. 7. 5. 19:42

 

 

(포토 포엠) 햄스터를 보내며

 

오일장이 되련다

 

일년 반을 미친듯 달리던

애완동물

이 집에서는 해리포터 속의 "허마이니"로 불린

작은 설치류

신진대사 지수가 엄청 높아 단명이 숙명이라는

생쥐의 사촌

 

두어달 전부터

털은 급속히 빠지고

걸음걸이도 어린기억속의 시골 할머니를

애틋하게

맥없이 닮아가더니

사랑 뿐이랴 짓굳고 성가셨던

인간의 관심, 그리고 무관심 뒤로하고

노추의 모습 보상하겠다는듯

두손 모아잡고 고개 소롯이 숙인

아름다운 자태 남기었다

 

죄지은 마음이구나

일년 육개월이 생물학적 천수라던데

네게 보낸 일년의 과중한 집중과

나머지 반년의 무심끝에

꽃상여 대신 쓰레기 차를 기다린다

 

아이들의 성화로 백 야드 오엽송 소나무 아래

너를 사흘장으로 묻었지만

플라스틱 작은집과 구유와 쳇바퀴와 복합기억을

모두 보내려

월요일 독립기념일에 쓰레기통 내 놓으면

화요일 굉음 울리며 작업차가 들이닥치겠지

그날까지 쳐서

세도가 못지않은

오일장이 되는구나

 

꽃사진 붙여주마

무슨 소용 닿겠니

네게

그리고 우리에게 

 

 

 

 

 

 

 

 

 

 독립 기념일 동네 불꽃 놀이

(뉴욕에 비할 바 아니지만 이 동네는 또 서너집 건너 난리군요)

  

 

 

 

 

다음 세대는 영원한 위안~~~

 

 

며칠간 뉴욕의 더위를 살피고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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