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포엠) 먼 밀밭
뭉게구름 일어나는 오후 내내
활자책 한권 손에서 놓지 못한다
창밖의 바람은 잎새 무성한 나무들을 흔들더니
곁눈질하는 사이 뛰어들어와 내 마음조차 민다
밀린 시야로 먼 밀밭이 들어온다
빈센트 반 고흐의 밀밭이 이중인화 된다
낙동강변에서
밀대를 태우며 밀 서리하던 때의 연회색 연기가 거기 모락모락
뭉게구름으로 인다
건강 검진에서는 무류라던데 그 사이 백태가 심안에라도 끼었나
짧은 사춘기 때는 밀밭에서
밀 서리하며 조바심과 넘침으로 올백이 골목대장은 수음을 했다
쫄병들은 연기 속에서 코를 훌쩍이며 오줌이라도 갈겼지
빈센트 반 고흐를 잘 알지 못하던 때였으니
천재화가가 견디지 못했던 도도한 넘침과귀를 깎은 조바심에는 전혀 미지였건만
무엇에 홀렸던지 설마 통했던지
밀밭 속에서 팍팍한 마음으로 모두 고이춤을 끌렀지
이제는 마침내 기억의 갈수기
아직도 남은 태양볕으로 고추가 타들어가는
긴 긴 사추기에 박탈의 제의만 남았다
각자 무정형의 형태로
소유의 종언
순간 접속의 시대
클라우드까지 예지하였던가
제레미 리프킨의 통찰력 깃든 오래된 저술 위로
무소유 세 글자가 가사장삼 펄럭이는 바람이 되어 책갈피를 넘긴다
그새 뭉게구름이 소나기도 없이 흩어진다
저녁노을이 온다
A Wheatfield, with Cypresses
고향 땅 (윤석중 작사, 한용희 작곡 / 선명회 어린이 합창단)
고향 땅이 여기서 얼마나 되나
푸른 하늘 끝 닿은 저기가 거긴가
아카시아 흰 꽃이 바람에 날리니
고향에도 지금쯤 뻐꾹새 울겠네.
고개 넘어 또 고개 아득한 고향
저녁마다 노을지는 저기가 거긴가
날 저무는 논길로 휘파람 불면서
아이들도 지금쯤 소 몰고 오겠네.
1960년 세계기독교선명회 한국지부에 의해 창단된 어린이 합창단.미국인 목사 보브 피어스의 주선으로 창단된 이 단체는 1961년부터 활발한 해외공연으로세계 불우아동을 위한 모금활동을 펴는 한편,
한국의 음악예술을 외국에 소개하는 민간사절로 활약했다.
1961년 10월부터 1962년 2월까지 미국·캐나다 72개 도시에서
100회의 공연을 가진 것을 비롯해 17차례에 걸쳐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1,300여 회의 공연을 가졌는데,
국내 공연 650여 회, 외국국가원수를 위한 공연 12회 등 다채로운 활동을 했다.
또한 1978년 5월 유럽 방송연맹주최 세계 합창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1972년 2월과 12월에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즈 퍼레이드'(Rose Parade)에 참가해 최우수상을 받는 등 화려한
수상경력이 있다.
초기에는 가난한 집의 아이들과 심지어 고아원 출신의 재능있는아이들로 단원을 이루기도 했으나차츰 넉넉한 집안의 가창력있는 자녀들이 세계로 진출하는 창구가 되어선망되기 시작했다.현재 미주에서 활약하는 유명한 한인 성악가들 중에는 선명회 출신이 여럿있으나, 선명회 경력을 밝히는 것에 썩 내켜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 모양인데이런 초기 사연이 어느정도 작용하였는지 혹시 모를 일이다.합창단의 이름에 유래하여 어떤 종교재단과의 관계로 오인되기도 하지만전혀 관계가 없고,선화 어린이 합창단과 KBS 어린이 합창단 등은아스라히 우리의 기억을 넘나드는 또다른 가창의 세계이다.선명회, World Vision 어린이 합창단 출신들은 영어도 잘하여서"(으)월(드) 뷔조언", 정확한 발음으로 아이덴티티를 밝힐 때에는한국 동란 이후 어려웠던 시대에 나타난 한줄기 희망의 빛을되새기며 가슴을 저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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