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방정사土房精舍에서
기억 창고 그득한 그해 가을
전수천 화백은 광목 흰띠로 암트랙 열차 싸매고는
설치 미술 작품이 되어 동서부 철로를 누볐고
김호득 화백은 대형 수묵화로 이스트 빌리지에서
묵향의 존재감을 수묵수묵 번져내었으며
강종숙 작가는 흙을 빚어 불로 사루며 혼을 불어 넣었는데
뉴욕의 꿈 어느 중견화가는 불의의 사고로
새벽 이슬되어 영글다 스러져간 사건까지
그리고 소호에는 한인 화랑이 몇개 섰지
신유목민처럼 돌아다니다 다시 온 이곳
손자를 태권도장에 실어오다 문득 눈에 띈
예인들이 드나들던 낯익은 골목
토방정사 무작정 들러
그간의 일들을 귀동냥한다
병치레와 수술 이겨내고
더욱 왕성한 작품해내는 이들도 있지만
혹은 안타까이 쓰러져
휘발된 감성과 영감들
새로 일어나는 한류의 전방위성과 무방위성
오고간 논란도
차한잔 나눈 후 일어서는데
흙빚는 제자들 제쳐두고
문간까지 나온 토방정사 주인
잔주름 미소로 작별인사 건넨다.
--저기 빈터에는 진홍빛 단풍나무 그해 가을에 빛났지요?
과객은 궁금한게 많다
--고목이라고 시청에서 지난 가을 저렇게 잘라놓았어요
재판 건다고 주민들이 한 난리를 쳤고요
봄이 오면 새닢이야 우선 몇닢 돋으리
나무들은 그렇게 또 몸을 만들지
소리를 지운 수화手話로 시작하지만
마침내 사계절을 서걱대며 수화樹話하리
Havana sunset / G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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