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포토 에세이, 포엠 플러스

세모의 거리를 거닐며

원평재 2012. 12. 28. 10:55

 

 

 

붐비는 세모의 거리 풍경을 모아 봅니다.

안드레 리우의 음악을 클릭하여 흥을 돋우면서

산책길에 오릅니다.


 

 

맨해튼을 찾으면 항상 "네이키드 카우보이"를 먼저 본 후, 순례의 길에 나선다.

더울 때도 안쓰럽고 추울 때는 걱정까지 겸한다.

소설가 샐린저는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겨울이 오면 센트럴 파크의 오리들은 어디로 가나"

말하자면 타락의 도시, 고담 시티에서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안위를 걱정했는데,

나도 어처구니 없는 근심을 하며 길을 걷는다.

 

염려와 달리 카우보이는 옷을 벗고도 엄동설한을 잘 넘기며 돈을 벌고있었다.

다만 늦게 등장했던 "네이키드 카우걸"

옛날의 금달래 같던 벌거벗은 여인은 어디로 가고 보이지 않는다.

거리에 경쟁자들이 너무 많이 나타나서 관광객들의 발길을 막을 정도가 된

세태의 탓인지,

설마 이 추위에 입에 담기도 끔찍한 일을 당하지는 않았겠지---.

 

 

 

 

먼저 오늘은 카메라를 바꾸어볼까 싶어서 유태인들이 경영하는

세계최대의 카메라 및 영상기기점

B&H를 찾았다.

지금 쓰는 카메라와 망원 렌즈도 이곳에서 처음 장만 하였다.

그때만 하여도 일층 구석 쪽에 렌즈 코너가 있었는데 몇년사이에 보시다시피

이렇게 거대 규모로 발전하였다.

정나미가 좀 떨어진다.

그러나 눈뜨고도 코베어가는 이곳에선

오로지 그들의 신용과 정확성 때문에 마음이 놓인다.

내 기록은 렌즈 캡을 샀던 사소한 것 까지 거기 그대로 있었다.

 

줄을 서서 기다리면 이렇게 많은 컨설턴트 창구로 차례가 닿는다.

 

 

 

오늘의 주제는 발칸 여행 이후 잡티가 끼인 시그마 망원 렌즈를

탐론으로 교체하려는 상담이었다.

18~270mm와 28~300mm 중에서 선택의 기로가 생겼다.

18이냐, 28이냐에서 이런 차이가 생긴다.

대략 28~300으로 결정을 했는데 데모 제품 외에 재고가 없어서

 조금더 고민한 후 우편주문을 하기로 약속만 하였다.

그런데 오늘 피츠버그의 코스트코에 가보니

카메라 본체 자체에 진화가 있어서 또 망서리게 된다.

여름까지 기다리면 "핵기적"인 신무기가 개발될듯도 싶다.

 

여기 아래와 위의 사진이 바로 18밀리와 28밀리의 차이였다.

 

 

밖으로 나오니 세모의 분주함과 기이함이 거리를 누빈다.

 

 

메디슨 스퀘어 가든 지하역에서 잠시 피한을 하였다.

 

 

인근 펜실베니아 호텔에 조기가 걸려있다.

얼마전 커네티컷 뉴타운에서 일어난 총기사고의 애도기간임을 상기한다.

 

흔히 총기 단속법이 난항인 것은 총기 회사의 로비 탓이라고만 생각하지만

놀랍게도 주류사회의 정서에 "내 생명은 내 총으로 보호한다"는 흐름이 있다.

물론 다원화된 미국 사회의 정서를 일반론으로 재단하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이곳 피츠버그의 주류사회 정서에 이런 흐름이 강고하여서

깜짝 놀랐다.     

 

성 프란시스 아시지 교회를 지나는데 동남아 쪽 교인들이 많이 보였다.

문득 근친의식이 느껴졌다.

 

  

 

 

메이시 백화점은 대목이었다.

발디딜 틈이 없다는 핑계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군밤을 사지 않은 것은 나중에 후회하였다.

 

 

거리의 퍼포먼스를 준비하는 젊은이들,

기다림이 길어서 발길을 옮겼다.

 

 

타임즈 스퀘어로 본격 발을 들여놓았다.

광장을 가득메운 사람들은 물론 대부분 관광객들이지만

이렇게 인터넷 게임이나 만화, 아동영화로 인기몰이가 된 복장으로

사진을 함께 찍고 돈을 받는 호객꾼으로 난장판이다.

전에도 이런 costumer들은 있었지만 경기가 나쁜 요즘은 난리 수준이라고

매스컴에서도 특집을 내고, 한 난리법석이다.

어린이를 동반한 관광객들이 호구이다.

 

 

 

타임즈 스퀘어의 전광 광고판은 일찍이 이름이 나있지만 이 또한 많이 진화하였다.

전에는 한두군데에 그쳤던 광고판 자체가 늘어난 것은 물론이려니와

인파들을 주기적으로 화면에 띄워서 시선을 붙잡는 데가 너뎃군데로 늘었다.

 

 

오른쪽 맨 아래에서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고 있는 인물이 하 수상하다.

 

 

이번에는 왼쪽 윗열에 그 인물이 나타났다.

티킷박스 맨 윗 계단에 서면 광고 중간에 얼굴이 나온다.

 

생각해 보면 모두 덧없는 순간일 뿐이다.

그걸 깨닫기 위해서 부질없는 행동을 하였다.

 

 

 

 

 

 

 

오프 오프 브로드웨이 티킷을 팔러나온 "표 파는 아가씨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당선자 사진 앞에 섰다.

반수에 육박하는 반대표를 의식하라고 윽박지르는 소리도 들리지만

사실은 그동안 과반수를 훨씬 넘는 목소리가 소리 같지도 않았음을 상기할 필요도 있으리라.  

 

 

 

 

 

이 동네에는 또 공포방이나 섹스 방도 출몰한다.

Times Scare라는 표현이 촌철살인이다.

화장한 인물들이 손님몰이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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