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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토 리코의 선택

원평재 2013. 1. 2. 03:16

 

(포토 에세이) 푸에르토 리코의 선택

  

 

 

중저가 항공, 블루제트가 푸에르토 리코의 산 후앙 공항에 착륙하였다.

"8일간의 카리브해 크루즈 여행"이 시작되었다.

10만톤급 셀리브리티 서밋 호를 이곳에서 타는 여정이었다.

 

랜딩하기 직전 기장이 에스파니아 어로 무언가 열변을 토하였다.

이어 열광적인 박수갈채!

착륙 때의 박수는 미국에서 남미로 갈때 흔히 본 광경이다.

브라질 상 파울로 공항, 도미니카의 산또 도밍고 공항, 페루의 리마 공항, 기타 등등.

남미에서 미국으로 돌아올 때나 브라질에서 아르헨티나 등으로 갈 때는 그런게 없었다.

어쨌든 조금 촌스럽다고 속으로 웃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열기가 달랐다.

나중에 알고보니 얼마전 미국의 51개주로 편입되는 주민 투표가 통과된 상황이었다.

"여러분! 이제 진정한 미국 시민이 되는 단계에 들어섰지만  조국 푸에르토 리코를 잊지 맙시다!"

그런 사자후였다고 한다. 

(이제껏은 미국 시민권은 있으나 대통령 투표권이 없었다. 대신에 소득세도 내지 않았다.

51개 주로 편입되려면 앞으로 미국 의회와 대통령의 재가가 있어야하지만 전도는 양양하다고.)

 

세번이나 주민 투표에서 부결 되었던 미국 편입이 이번에 61%라는 다수결로 가결되었으니 그간

무슨 사정이 생겼던가?

세계적인 경기 불황과 아메리칸 드림의 전도현상 탓, 혹은 덕분이었다.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면 매년 200억 달러 정도가 연방정부로부터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소득세는 부담이 될 것이다. 재정 절벽과 증세의 파고가 여기 카리브해에도 미칠 것이다.

부자들도 많이 떠나갈 것이다.

세상 사는 만족도에서 소득과 관계없이 항상 상위 5위권에 들던 이 나라 사람들이 향후 어떤 변화를

치룰것인지 궁금하다.

 

 

위에서 아메리칸 드림의 전도사 이야기를 했다.

제니퍼 로페즈, 마크 안소니, 리키 마틴, 루이스 미구엘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예컨데 푸에르토리코 출신 가수 리키 마틴은 1999년 노래 '리빈 라 비다 로카(미친 삶을 살다)'를 넣은

첫 영어 앨범을 내 2200만장이나 팔았다.

'허름하고 값싼 뉴욕 호텔에서 깨어나보니/ 그녀는 내 마음을, 내 돈을 갖고 가버렸네….'

리키는 열두 살 때부터 무대에 섰지만 영어 노래를 부르기 전까지는 스페인어로 노래하는 시골 가수였다.

그는 영어 앨범들을 6000만장이나 팔아치운 월드 스타가 됐다.

 

아메리칸 드림!

정말 달콤하지 않은가,

기회 있을 때 51번 열차라도 타자.

필리핀은 놓쳤고 뉴질랜드에도 51번 기차표 공약을 내건 정당이 있으나 어림이 없지.

 

이쯤에서 한반도의 북방을 염려해볼 필요도 있다.

이 모양으로 가다가는 너무나 힘든 그쪽이 그 언젠가는 주민투표를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연변 200만 동포가 그 향도 노릇을 하지 않으리라는 법이 있을까,

깊이 음미해야 할 대목이 아닌가 싶다. 

 

푸에르토 리코는 우리와도 관계가 깊다.

다름아니라 한동안 영어회화를 배우러 다니던 한국의 여대생들이 국경을 초월한 사랑에

빠졌다면, 대상은 흔히 이곳 출신의 GI들이 많았다는 풍설이 돌았다. 인종 편견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의 입장이라면 아무래도 발음이나 표현에서 문제 제기가 될 수도 있다는 근심이었다.

(하긴 사랑이 성사된다면 발음이 문제이랴, 표현은 이미 달리 잘 되었고. 그리고 또 지금은 미국의

국가가 에스파니아어로 비공식 제창되는 시대가 되었다.)

한국 동란 중 이곳 출신 미군의 사상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는 비공인 통계도 있다고 한다.

 

 

 

푸에르토 리코에서의 짧은 관광 포인트라면 수도 산 후안을 중심으로 올드 산후안 구역과

Castillo de San Cristobal, 그리고 El Morro라는 역사적 군사 요새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이곳 사탕수수에서 발효한 럼 펀치 한잔의 맛도 필수이지만 .

 

산 후안(San Juan)이라는 명칭은 콜럼버스가 1493년 처음 이곳에 상륙할 때 지어진 이름으로

이후 부유한 항구라는 뜻의 푸에르토리코로 불리우게 되었다.

현재는 푸에르토리코가 그대로 나라의 이름이 되었고, 산 후안은 수도 이름이 되었다.

 

◈수도 : 산 후안
◈면적 : 8900km2(한반도의 약 1/20)

◈인구 : 390만 (80% 히스패닉계 백인)
◈주요도시 : 산 후안, 쿨레부라
◈주요언어 : 스페인어, 영어
◈종교 : 가톨릭(85%), 개신교

 

 

 산크리스토발 요새 (Castillo de Cristobal)

내륙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하여 도시 동쪽에 건설된 "서인도제도의 지브롤터"라 할 수 있다.

이 요새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고 국립 역사지구로도 지정되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큰 요새 중 하나로 성벽의 높이는 46m이며

27 에이커에 달하는 거대 도시를 둘러쌓고 있다.
그 크기와 높이 자체만으로도 적에게 겁을 주기에 충분했으며 또한 복잡한 구조는

성 공격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 성의 미로 속으로 떠나본다.

 

 

 

 

 

 

위쪽이 포대이고 아래 사진은 그곳에서 내다본 전경

 

 

 

Castillo San Cristobal 방문을 마치고 엘로로 요새로 발길을 옮겼다.

두 성채가 같은 목적으로 구축되어서 비슷한 양태를 보이고 있다.

깃발이 내려가 있는 것은 최근 총기 사고에 애도를 표시하는 것 같다.

 

키오스크에서 차 한잔을 나누고 인근 엘모로 요새로 떠나본다.

 

 

  엘모로 요새 (San Felipe del Morro Fortress)

 

1589년 완공,

리브 만에서 가장 큰 요새 중 하나로 산 후안의 북서쪽 끝 암벽에 위치하고 있다.

이 지역은 1949년 2월 국립역사지역이 되었고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으로도 지정되었으며 

콜럼버스 신대륙 발견 500주년을 기념하여 이곳은 역사지구로 새롭게 탈바꿈하였다.

 

 

 

공항에서 급히 오느라고 아직도 겨울 옷을 못 벗었다.

나중에 화장실에서 갈아입었다.

 

 

 

 

이제 발걸음은 올드 타운을 향합니다.

고고학자도 아니면서 오래된 시가지를 신들려 누비던 심사는 지금도 해석 불명입니다.

크루즈 선상 일지를 한 컷 미리 올리고 다음 회에는 올드타운을 스케치합니다.

 

 

1400명의 선원과 2400명의 크루즈 승객이 8일간 카리브해 여섯나라를 누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