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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내 마음의 편지 (연봉 400만 달러 한국 선생님)

원평재 2013. 9. 13. 09:21

 

 

 

 

 

 

 

 

"연봉 400만달러 한국선생님:WSJ"

(글로벌 시대; 교육이란 무엇인가)

 

 

피츠버그에 사는 딸네가 뉴저지에 사는 오빠네를 부러워하는 게 딱 하나있다. 바로 뉴저지

한인 타운에 있는 한국식 "종합 학원(Hagwons)"의 존재이다.

남매가 모두 전문직 맞벌이 부부의 전형이다 보니 수입은 그럭저럭 좋은 모양인데 자녀교육에

쏟아 부을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차라리 먹고 자는 집에서 소규모 비즈니스를 함께하는 부부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어쨌든

자식들을 면전에서 돌보며 음악학원, 수학학원, 스포츠 센터로 짬짬이 데리고 다녀오는 일을

부부 임무 교대로 해내는 모양인데, 한번 출근하면 저녁시간까지 메어 지내야하는 전문직들은

이런 점이 취약하고 애환이 따른다.

 

그래도 대도시 한인 커뮤니티가 형성된 동네에는 위에서 말한 종합학원이 있어서 정규학교

에만 아침에 데려다 주거나 스쿨버스로 등교를 하면 오후에 파하는 시간쯤 학원 차가 와서

픽업을 하여 데려간다. 그리고 일단 학원 속으로 들어가면 자체 프로그램에 따른 예습과 복습

과정이 있고 피아노나 현악기 한 두 종목, 또 아래층에서는 태권도 까지 원 스톱 처리가 된다.

부모들은 늦은 시간일지라도 학원으로 가서 자녀를 데려오면 된다. 물론 오래 붙잡아 두는

시간만큼은 돈으로 지불해야 된다.

"시간이 돈"이라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경구가 매우 실천적이다.

 

하지만 어중간한 중소도시에서는 이런 종합적 장치가 없으니 부모가 거기 맞추어 이리 뛰고

저리 뛰어야 한다. 고민을 넘어서 불가항력을 탄식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황금 같은 여름방학

기간이 이런 비명을 올리는 절정기이기도 하다. 내가 아들네 보다 딸네에 여름이면 와있는

이유도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만은 않다. 물론 이곳이 피서지로는 최상급이라는 점까지 포함

하여서.

 

며칠 전, 가까운 문우의 손자가 미시간의 어느 도시에 고등학교 기숙학교에 입학이 되어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근처에 마침 친제가 살고 있어서 앞으로 관심을 좀 가져달라는 전화를 냈다.

한국의 조기 유학생이 전 세계적으로 수만 명을 육박한다더니 가까이에서 보게 되었다고

신기해하며 마침 한국의 학원 재벌에 대한 특집기사가 월스트리트 저널(WSJ) 주말 판에

특집으로 났다고 알려준다.

내가 딸네에게 그 소식을 전해주며 WSJ을 사러나가야겠다고 했더니 금방 온라인 저널로 그

기사를 보여준다. 세대차이가 크다.

 

김기훈이라는 록스타 영어 강사가 연간 400만 달러를 번다는 선정적인 리딩 센텐스로 시작

하여서 요지를 보니 60년 전만해도 국민 거의가 문맹이던 나라가 오늘날 이렇게 발전한 이유는

바로 높은 교육열 때문이라고 진단하면서 이런 학습 초강대국(Academic Superpower)으로부터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할 것인가를 깊이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기사의 내용은 한국 사람이라면 대략 다 아는 내용이고 자랑일수도, 또한 치부일수도 있는

애매한 부분이 많다고 할 것이다. 다만 이런 한국의 사교육 현실을 미국의 공교육 현실을 개선

하는 방법으로 원용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하는 긍정적 시각은 높이 살수도 있다고 하겠다.

그런데 이런 기사에서 딸네는 다시 한 번 가슴이 철렁하는 모양 이었다. 악기를 비롯, 아이들

에게 소정의 교육을 최선은 아니더라도 급급히 따라가고는 있는 모양새이지만 "김기훈 씨가

15만 명으로부터 과외로 받는 수입“이라는 부분에서 15만이라는 잠재적 경쟁대상에 압도된

모양이다.

 

"적당히 하면 되었지, 뭘!"하는 사위의 말에 딸은 최근 주위에서 자녀들의 조기 유학을 가장 잘

시키고 있다는 엄마가 보내준 친절한 메일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여기에 그 글을 다 옮길 수도,

필요도 없겠지만 요지를 말하자면 미국 사회의 맹렬 엄마들이 자녀를 위하여 기우리는 노력의

일단, 예컨대 수학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조기 교육, 고전 클래식을 읽히되 해롤드 블룸의

가이드를 참고하여 생각하며 읽는 분석적 독서가 되게 하기, 음악 연주 대회에서 입상하여 점수

따놓기, 과학 프로젝트 출품하기, 등등 이루 헤아릴 수가 없었다.

또한 스포츠의 경우, 점수화하기 위하여 얼마 전 먼 거리를 달려 출전을 했는데, 레슬링, 체조,

태권도, 펜싱 등등의 경기에서 벌어진 문자 그대로 피 터지는 경쟁 현황을 현장 보고식으로 묘사

하였는데 특히 다친 아이들이 속속 나오고 병원으로 실려 가는 아이들 등의 이야기는 몸이 오싹

할 정도였다. 남매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에 모두 보낸 나의 제수씨가 결정적인 순간에는

전문직 일까지 그만두고 교육에만 전념 하던 옛일이 문득 떠올랐는데, 그때만 해도 요순시절

이고 지금은 한국, 중국, 인도 등지의 조기 유학생들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는 이야기가

새삼 떠올랐다. 혼자가 아니라 극성 맘들과 함께.

 

그래도 아들네는 담담한 반응을 전화상으로 보여서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말하자면 "미국이

가장 닮지 말아야 할 부분을 닮으려고 하는 짓"이라는 시큰둥한 평가였으며 사위도 동조하였다.

하지만 이곳 엄마들의 결기를 이래저래 접하는 엄마, 아이들 맘의 입장은 도저히 그렇게 따라갈

수도 없는 상태에서 마음만 답답한 모양이다.

미시간의 친제와 나눈 몇 마디 대화를 사족으로 덧붙이고 싶다. 우선 그 유명한 보딩 스쿨에

한국조기 유학생들이 최근 부쩍 늘었는데 얼마 전 선배가 되는 학생이 후배들 길들이기로

가벼운 폭력을 행사한 모양인데 그게 알려지면서 당장 퇴학 처분을 당한 모양이다. 지금 그 퇴학

당한 학생 쪽에서는 학교를 포함, 관련자들을 고소한 상태라고 한다.

끝으로 동생이 물었다. 보딩 스쿨 유학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어떻게 그런 열성을 보이느냐는

것이다. 어디서 들은 말이 내 대답이었다.

"아마도 한국에서 과외 교육시키는 것 보다는 보딩 스쿨 비용이 비슷하거나 쌀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 해맞이 출판사에서 최근 발간하여 보내준 책들의 일부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슈만 / '어린이 정경' 중 '꿈'

 

 

Traumerei in Kinderszenen op. 15

 

Schumann, Robert(1810.6.8~1856.7.2)

 

 

 

 

Vladimir Horowitz, Pi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