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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초 해외 문학상 파노라마

원평재 2013. 12. 11. 10:22

 

 

 

 

 

 

 

 세월이 또 유수와 같이 흘러갑니다.

연말입니다.

한해를 되돌아보며 송구영신하는 모임들이 이곳 저곳의 저녁 등불을 밝힙니다.

문단도 예외가 없는가 합니다.

카나다 거주 기업인 이유식 교포가 자신의 아호를 따서 여섯번째로 내놓은

민초 해외 문학상 행사에 참석하여 파노라마를 엮어봅니다.

 

 행사장인 프레스 센터로 들어가려는데 세모의 이 추위에 해직 기자 복직을 외치는 

릴레이 항의 농성 모습이 안쓰럽습니다. 

  

 

 

 

 서울 시청 신청사의 옆얼굴이 황혼에 빛을 발합니다.

 

 민초 시인은 40여년전 단돈 200달러를 갖고 카나다에 이민해서 오늘날은 멀티 밀리어네어로 성공한 기업인입니다.

그보다도 평생 모은 돈으로 개인적인 문학상을 제정하여 벌써 6년째 시상을 해 온 문학 사랑의 마음이 갸륵합니다.

말이야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실천은 어려울 것입니다.

또 두어해 돈을 쓰다보면 회의도 생기고 주변의 말들도 성가실 수 있을 것인데 꾸준히 밀어부티는그 저력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무어니 무어니 하여도 경의를 표합니다. 

 

 한국 문인협회의 김송배 부이사장 등의 축사가 이어집니다.

앉은 자리에서 스냅을 한 폰카메라가 신통치 않습니다.

 

 여류문인을 대변하는 부이사장 한분순 시인

 동문 후배인 정소성 소설가

  

 주 캐나다 박수길 전임 대사도 테이블을 같이합니다.

 

학술원 회원 유안진 시인께서 이번 민초 상을 받게된 작품의 선정 경위를 설명합니다. 

작년도 5회 때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카나다 동포인 강미영 시인이 민초상 수상을 합니다.

수상 소감을 나눕니다.

 

(시)

 

술꾼, 가을 숲에 들다

 

어젯밤 내린 비 거나하게 한잔씩 드셨는가

주거니 받거니 벌겋게 노랗게 나무들 취하셨다

내 말은 이렇고 나의 말은 또 이렇다고

빨갛게 벌겋게 샛노랗게 왁자하다 가슴에

쌓였던 것들 왜 없었겠느냐고 하고

나무들의 수다를 그 잎들의 말을 아프게 듣는 가을

내 맘도 내 말도 그와같아 내 입도 왁자하게

취하고 싶다 진군하는 북풍에 누룩 구름 버무려 빚은

가을비 한 잔 얻어 마신다 수다스런

나무들의 주사 속으로 따라 들어가 나도 함께

취하자 취하자 취하자 취하자 지안 여름, 내

깊은 허물 감추었던 초록의 갑옷일랑 던져 버리마

한 잎 한 칲씩 벗어 내리며 쏟아내는 한 판 말로

노랗게 빨갛게 온 세상을 물들이는 말 말 말들의

소동, 뿌리까지 휘황하게 취한 나무의 맘에는

이제 슬픔 없겠다 비원진 입 비원진 몸 이제 그들

 

깊은 잠에 빠질 것이다

 

 

카나다 유수의 음대를 나와서 로스쿨을 수료하여 변호사로 활동하는 따님(남수현)의 축하 연주

 

 

  

박수길 전 카나다 대사의 건배제의

 

  

 

 

 

 

 

 

 

 

   

 

 

 

 

 

민초 시집 해제 평론

 

民草 이유식 여섯 번째 시집 <뻐꾹새 울음소리에 피어난 들장미>

 

민초 이유식 시인의 시세계를 관류하는 주제와 사상은 “디아스포라” “노마드” 그리고

“링 반데룽”등의 키워드로 묶어서 표현해 볼 수 있겠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詩學 이래 “미메시스 이론”, 즉 문학이 현실의 반영, 모방이라는

설파를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멀리 캐나다의 캘거리에 거주하는 민초 시인의 작품에서 우선

디아스포라와 노마드의 시적요소를 배제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접근 방법론이라고

하겠다. 이번에 올리는 시집의 시제詩題들만 보아도 그런 성향은 일목요연하다.

 

예컨대 제1부의 앞섶을 장식하는 꽤 긴 산문시 “곶감과 누룽지”를 필두로 하여 “민들레 영토”

 “땅끝마을 갈대”, 이어서 제2부의 표제 자체가 “비 내리는 모슬포 항에서”라던가 “영덕 대게”

등등 제 5부에 이르기까지 고향이탈자의 절절한 목소리는 끊임이 없다.

그러나 시인은 고향에 대한 향수에만 매달려 있지는 않다. 우선 그의 시야는 지구촌 시대에

앞장을 서서 그간 오대주 육 대양을 섭렵한 기록과 느낌과 감상, 그리고 탐구와 결기어린

결의를 그의 시속에 끊임없이 담아내고 있다.

다시 말하여서 우리시대의 신 유목민, “노마드”의 정서를 끊임없이 토해내고 있다. 제목에서

부터 “타일랜드”, “하노이의 불꽃” 등, 동남아 여러나라의 풍정과 풍경을 노래함은 물론이고

남북미 대륙을 속속들이 달려가기도 하고 태평양의 바다새를 묘사해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주유천하는 단순한 여행객의 명승지 향유가 아니다. 그가 보고 느끼는

본질은 항상 떠나온 고국과 연계되어서 비교와 검증을 거쳐 변증법적인 승화를 하고 있으며,

이제는 고향보다 더 오래 살고 더 깊이 뿌리가 박힌 캐나다의 현주소와 새롭게

이중인화(superimposition가 된다.

바깥의 궤적이 다시 돌아와 원점과 합일하는 “링 반데룽”, 환상방황의 시적요소가 있다는

모두冒頭의 지적은 바로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그러므로 민초 시인의 링 반데룽은 수동적으로 몰린 환상방황이 아니라 의지의 원형궤적,

나아가서 윤회와 환생의 감회를 나타내고 있다고 할 것이다.

 

“어머니”의 일부를 전재해 본다.

 

<전략>

불타는 대지에

보우강의 저녁노을 따라

연꽃으로 피어난 어머니

먼 곳에 해 넘어가는 소리

백팔염주 굴리시던 어머니의 모습

 

앙상한 가지 끝에 피어나는 꽃잎냄새

사랑의 진실을 깨우쳐 주시며

환청으로 들려오는 불효자를 부르는 옥음

‘식아 식아’ 니 어디에 있노

 

3000년을 기다려야

꽃을 피운다는 우담바라

어머니 가신지 18년이 지났어도

보이지 않는 꽃

<후략>

 

민초 시인의 종교가 무엇인지는 여기에서 중요하지가 않다. 이민을 떠나 닿은 곳의 문화 풍토에

따라 기독교적인 시 세계도 도처에서 목격되고 있다. 하지만 그가 떠난 고국의 문화 풍토에는

윤회의 깊은 서정성이 넘실대며 편재해 있는 것이 또한 현실이자 삶의 배경이자 원점인 것이다.

 

시집의 벽두를 장식하는 시, “길 하나”는 문득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연상시킨다.

프로스트의 시는 미답하였던 길에 대하여 이렇게 결론을 짓고 있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지으며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숲에서

두 갈래 길을 만나서,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고 그것으로 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그러나 민초 시인은 “왔던 길 하나 있습니다 / 가야할 길도 하나 있습니다”라고 단호하게 자신의

길이 하나임을 천명한다. 이러한 천명도 물론 시인의 시 세계로서 손색은 없다. 그러나 그의 시심은

이에 그치지 않고 “그리움이 손짓하는 길 하나 또 있고 /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지는 길 하나 또

있습니다”라고 노래하면서 시심의 깊이와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하나의 길”이 사실은 하나가

아니라 우리가 밟는 인생의 길이 그 현상 아래에 천만갈래임을 은유해주는 표현이라고 하겠다.

 

주지하다시피 근-현대시의 진면목은 T.S. 엘리엇 이래 주지주의적인 깊이로 그 이전의 낭만주의를

극복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또 그런 모더니즘적인 주지주의를 포스트모더니즘이 해체의 기법으로

재편하여 시적 사유의 본질을 천착한다. 이제는 서정시라느니 서사시라느니, 주지적이니 주정적이니

하는 칸막이도 해체가 되는 문학시대에 우리는 나앉은 셈이라고 하겠다.

이런 문학사적 조류는 이 복잡다기한 새천년의 현상을 반영하는 몸부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겠는

데 이 고뇌와 모색의 시대에 민초 시인은 과감하게 도전하여 통섭의 시적 지혜와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석양의 해변길”에서 보듯이 그는 서정적 풍경을 서사적 사유와 비끌어 메어서 형상과 관념을 일치

시키는가 하면 “좁은 땅 찢어지는 소리”에서는 광화문 시위대의 불온한 음영을 탄핵하는 눈초리로

보며 조국의 앞날을 거시적으로 근심하는 데에 인색하지 않다. 그가 살고 있는 터전인 아름다운 로키

산맥과 보우 강도 그의 시상에 들어오면 단순한 수채화에 그치지 않고 두터운 마찌에르의 유화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맥락에서 “인디언 친구, 테리”나 “체게바라의 눈물” 속에서는 거대 서사적 역사성도 가감 없이

녹아들어가 있다. 그리고 “인생이란” 시에서 그는 인생을 고독과 고통의 나날이자 생의 유지는 아픔

이라고 통절하게 외치면서 “달동네 우리집”에 대한 “생각”을 “지고가는 업보”와 연계시키기도 한다.

 

이번 시집의 제5부 소제목을 <미완성의 연가>로 붙인 것도 의미심장하다. 벌써 여섯 번째로 상재하는

시집의 말미에서 그는 아직도 미완성을 느끼며 한없는 의욕에 가득 차 있다. “바람이 되고 싶다”며

영원히 부는 바람이고자 하는 그는 “고향을 찾아서” 내 심장에서 타고 있는 숯 불같은 “비밀”의 열정

을 연처럼 띄어 올려버리고 싶어하며 “시가 하늘에 걸렸다”라고 외치고 싶어 한다. 맨 나중에 걸어

올린 시의 제목, ”오, 조국이여, 내 영혼을“에서 민초 시인이 절규하는 링 반데룽의 모습, 회귀의

모습은 거대서사의 담론으로 숙연하기만 하다.

 

민초 시인의 시 세계는 그가 벌이는 겨레 사랑, 세계 도처에 산재한 우리 겨레 문학과 문인을 사랑

하며 제정한 “민초 문학상”이 벌써 여섯 번째 수상자를 낸 사실과도 연계되어서 깊이 새겨봄직하다.

 

<끝>

 

 

 

 

♬Christmas Carol

※ 다음 곡을 들으시려면 정지한 후 다음 곡을 Play하십시오. 

,

Jingle bells-Paul Mauriat

 

 

Jingle bells-Pat Boone

 

Joy to the world-Annie Haslem

 

Hark the heareld angels sing

-Royal Philharmonic Orc.

 

Silver bell-Pat boone

 

The first Noel-Helmut Lotti

 

O Holy night-Royal Philharmonic Orc.

 

Oh Holy night-Celine Dion

 

Silent night Holy night-Nana Mouskouri

 

 

Silent night Holy night-Enya

 

Jolly old St. Nicholas & The little drummer boy

-Ray conniff singers

   

O come all ye faithful-Julie Andrews

 

 

Angels we have heard on high

(천사들의 노래가 하늘에서)

-Royal Philharmonic Or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