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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로와 향촌동 거쳐서 삼덕동과 방천 시장으로

원평재 2014. 10. 8. 09:23

 

 

 

 

 

 

동성로 쪽에서 중앙통을 건너며 서성로

그 아래쪽 블록은 향촌동이다.

서성로 입구 쪽에는 산장 다방이 있었고

조금 지나면 이공주 천재 피아니스트의 아버지가 운영한다는 고즈넉한 다방,

돌체가 있었다.

이공주 피아니스트는 항상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었다.

천재의 후문은 잘 모르겠는데 미국에서 연주가의 생애를 보내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동성로와 서성로가 자못 너무나 다르다.

예전에도 동성로가 더 붐비기는 했으나 이렇지는 않았다.

왜 그럴까~~~.

더우기 그 아래쪽 향촌동의 퇴락은 탄식이 나올 지경이다.

오묘한 지리의 변환을 출향 중생이 어이 촌탁이나 할 수 이시랴.

 

 

"종삼오출"이라는 말이 서울 노인들에게 회자된다.

지하철 2-3호선 종로 3가에서 내려 5번 출구로 나오면 노인 천국이라서 생긴 말이라고 한다.

향촌동이 이제 노인 천국이 되려나 싶다.

참 세상사 모를 일이다.

 

 

향촌동은 좋게 보아서 수제화의 천국이기도 하다.

수제화 한 켤레 값이 5만원에서 8만원이라고 한다.

 

 

 

경북 인쇄소 자리를 찾아보았다.

전자 인쇄소라는 간판이 대략 어림짐작케 하였는데

주변에 물어보니 그렇지도 않은듯 싶다.

대학신문의 조판이 끝나면 자장면으로 늦저녁을 떼우던 동해루(반점?)는 더욱 찾기 어려웠다. 

 

 

 

 

 

 

 

 

 

 

 

 

문학관과 문화관이 있어서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녹향도 곧 다시 문을 연다고 하지 않는가.

이 건물의 지하라고 한다.

 

 

 

 

문화원 건물 앞의 정원 보도석

 

 

 

 

 

 

음악가를 지향하는 이세들에게 거는 학부모들의 소망이 묻어난다.

오늘 무슨 리사이틀이나 콘테스트가 있는 모양이다.

 

 

 

 

 

 

 

 

 

이제 이동네를 빠져나와서 슬슬 삼덕동 로타리 쪽으로 방향을 잡아본다.

택시를 탔다.

이동거리가 걷기에는 먼듯, 저녁 황혼도 마음에 걸렸다.

 

한때 삼덕동 로타리 근처는 부유한 동네였고 명문 중고등이 자리하였다.

한동안 침체기를 거친 후 다시 명문의 위엄이 되살아났다고 한다.

 

 

늦게 시작된 구 도심 재개발이 전화위복인듯 

지금은 명문교와 더불어 동네도 옛 명성을 되찾고 있다한다.

 

 

"가다구라 공장"이 있던 옛 등교길 근처

 

대략 여기까지는 좋은 동네였고

이제 길을 건너면 방천 시장이 눈에 잡힐듯하다.

허름한 골목길을 따라 가자니 서서히 벽화거리가 나타난다.

 

벽화 골목은 여기에서 시작한다고나 할까

우선 수묵 담채화가 자리를 잡아주는듯하다.

 

차츰 벽화 분위기가 나타난다.

 

 

 

 

문득 작은 갤러리가 나타나서 들어가 보았다.

신천 물가에 비친 허상과 실상을 사진으로 표현해 보았다고 사진 작가가 설명해 주었다.

 

 

 

 

 

 

 

지역의 작가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어서 정겨운 장면을 찍었다.

 

 

 

 

 

 

 

 

 

 

 

 

 

 

 

 

 

 

 

 

이제 방천 시장, 김광석 골목으로 진입하게 됩니다.

신천과 수성교 근처입니다.

 

 <계속>

 

 

길 위에서의 생각 /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Tedium Of Journey / Makiko Hirohas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