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시 (포토 포엠)

초롱 별자리 되기

원평재 2014. 12. 12. 21:39

 

 

 

 

 

 

 

 

 

<문학 의식> 송년호에 졸시 한 편 실었습니다.

 

전송된 영상을 찍어서 올리기에 화면이 좋지 않습니다.

 

 

 

 

 

 

 

 

 

초롱 별자리 되기

 

 

 

 

해 빠지기 직전에도

별은 벌써 돋는다

해가 무너져지는 소리

지구 팽이의 안쓰럽게 빠른 외침이 들린다

 

광막한 순간에 몸을 떨어보지만

허무할 건 없어

먹지 둘러친 적막 위에 별들이

초롱 별들이 이미 초롱초롱 자리 잡는 걸

 

내 안의 속 우주

거기 가냘픈 호봉 불 하나 꺼질듯 지친 듯 연마되어나면

초롱초롱

먼먼 바깥 우주에 별자리 하나 되는 걸

이 땅에서야 먼지나 티끌이었던

혹시 사자바위나 큰 바위 얼굴이었던

별자리 잡고 나서 둘러 살피면

그제야 성운에 그쳤거나 신성도 되었으리만

다시 그까짓 번지수야 무슨 대수인가

초신성도 빛을 뿜다뿜다 다시 쭈구렁 왜성이 된다지

 

가장 최근 가장 밝게 달려든 별빛 하나 있다는데

폭발 후 처음 떠나올 때가 우리네 구석기 시대였다고

천체 시계가 말해준다네

해질 무렵에도 갈피 못 잡아

먹먹한 내 안에도 위안이 되지

 

그래 해가 빠지기 전에도

별들은 초롱초롱 벌써 자리 잡고 있어

 

 

*학우  “이룰태림 성유보” 언론인(전 한겨레 편집국장)의 민주시민 사회장에서

 

 

 

 

차이코프스키 / 사계 중 12월

Tchaikovsky, Pyotr Ilyich 1840~1893


December,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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