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추위가 그냥 그렇게 넘어간다했더니 이후 매서운 날들의 연속이다.
오늘도 대단하다.
작은 도시에서는 화마의 참사 소식도 들리고 평양 올림픽도 귓전을 때리는데,
우리 가까이에서는 촉망되던 문인 한사람이 세상과 영결을 하는 날이다.
이태전 그 여류가 소설로 등단 작품을 냈을 때 심사위원장을 맡으며 전혀 신인같지 않게 내공이 깊어서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이미 시의 세계에서 긴 여정을 다독거려온 중견이었다.
장르를 바꾸어 새로운 문학세계를 개척해 나가는 모습이
모두에게 귀감이 되리라, 크게 기대했는데 이 차가운 날들에 갑자기 붓을 던졌다.
글을 쓰는데 경계가 없듯이 살아가는데에도 경계 없음을
깨닫는 시각이 지금인가 황망한 생각이 든다.
아침에 운동을 나가서 뜨거운 물을 뒤집어쓰며 추위를 달랬다.
오후에는 이름있는 시인의 출판 기념회가 있는데 날씨가 너무
추워서 남의 일같지 않게 염려스럽다.
근간 그 시인의 심회가 좀 복잡한걸 알기에 날씨도 그러한가 싶은 근심이다.
오늘 아침 동요 쓰듯이 진달래라는 시와 개나리라는 운문을 문득 썼다
모름지기 내 마음 봄을 기다리는 모양이다.
이 추운 시각에 감회가 일렁이다가 고드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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