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일(雨酒日)
스무살 즈음 비오는 날
다섯이 손가락 걸었지
이런 날 저녁이면 술을 마시자고
우주일이 선포되고
우주회가 반포되었지
기개는 천둥번개되어
마음을 벼루었으나
장마철이면 몸이 죽어났네
매일이 우주일
성장 통이라 강변했지
세상 속
날이 갈수록
술마실 일이 어찌 비오는 날 만이랴
꽃이 피는 날 지는날
바람이 부는 날 바람 자는 날
단풍이 물 드는 날
그 빨강 물
노랑 물 다 빠지는 날
눈이 오다 오다 오갈데 없이 쌓이고 쌓이는 날
그러다 마침내 술을 경계하는 나이들이 오면
더욱
우주일이고 싶지
그때 우주를 향하여 항진한 우주 회
우주일의 적자들
비오는 날이면 하나씩 보이지 않게 갈무리 되어
구름 위에서 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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