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뉴저지 필라델피아 기행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날에 자유의 종 기념관에서

원평재 2006. 1. 1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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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일"에 필라델피아의 카페 클럽 공연장에서.

 

 

 

 

                     (진정한 자유와 정의를 열망하며---.)

 

 

 

 

         (깨어진 자유의 종이 여러가지 생각을 나게합니다.)

 

 

(정의와 자유의 상징인 종을 만지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물론 만지지 않은 카메라 웍입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탄생일을 기리는 "마틴 루터 킹 기념일"이 왔다.

미국의 국경일은 혹시 공휴일과 겹쳐서 쉬는 날의 숫자에 손해가

생기는 "대형사고(!)"를 막기 위하여, 보통은 날짜로 정해놓지 않고

"몇 월 몇 째 요일" 하는 식인데

새해와 독립 기념일, 그리고 크리스마스 만은 당연히 그렇지가 않다.

닉슨 대통령 때에 정한 현명한 조치였다.

 

워터게이트 사건의 불명예로 퇴진한 대통령이지만 이런 좋은 일로도

기억이 되고있다.

마틴 루터 킹 목사가 태어난 날은 1월 15일이지만 이와같은 원칙에 따라

1월의 세째 월요일로 기념일이 정해졌다.

 

 

 

기념일에는 사람의 이름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단서도 있다.

하지만  킹 목사의 경우만은 그렇지가 않다.

흑인 민권 운동을 벌이다가 멤피스에서 살해된 그의 업적과 꿈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겠는데, 사실 이 기념일이 제정되기

까지는 10년에 걸친 청원과 시민 운동이 있었다.

 

이러한 진보적 사상과는 별도로 기념일이 제정된 후에는 기념일 취소를

주창하는 보수 백인 중심의 반대 운동이 있었으나 대세에 밀려

유야무야가 되고 말았다.

킹 목사의 민권운동은 미국 흑인(아프로 아메리칸)의 지위향상이나

차별 대우의 철폐에만 투쟁 목표를 정한듯이 알려져 있으나,

그의 주장에는 모든 소수인들, 가령 여권신장에 대한 열망, 가난한

제3세계 국가에 대한 호혜적 배려, 미국 경제 시스템의 탐욕성에 대한

경고, 종교의 자유에 대한 중국의 간섭, 등

경청하고 실천해야할 이상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물론 이런 여러가지 이상적 현안들을 포괄한 것은 인종 차별 철폐를 위한

그의 주요 목표를 관철하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폄하한다면 세상사에

대한 너무 냉소적 반응 자세가 아닐까 싶다.

 

마침 이날에 겹쳐서 필라델피아에 있는 친구의 초대로 "자유의 종(Liberty

Bell)을 참관할 기회가 생겼다.

자유의 종은 미국의 독립 운동이 무르익어서 1776년 7월 8일에

독립선언문을 낭독할 때에도 감격적으로 타종되었지만

그보다 일찍이 영국의 "설탕 법", "인지세 법"등을 타도하자는

식민지 사람들의 모임이 있을 때마다 울려퍼졌다.

 

미국이 독립을 하고는 매년 7월 4일 마다 감격적으로 울려퍼진 것은

물론이고 매년 조지 워싱턴의 생일날에도 타종 되었다.

자유의 종에는 "온 나라의 백성들에게 자유를 선언하노라"라는

성경의 구절이 새겨져 있는데 종 이름의 유래도 여기에서 왔다고

한다.

 

오늘날 이 종은 균열이 생겨서 타종은 불가능한데 어떤 정신나간

관람객이 파괴하였다는 항설과는 달리 1846년 워싱턴의 생일

축일에 타종하면서 균열이 생겨서 지금은 종을 울릴 수가 없게 되었다.

아마도 자유의 종 기념관의 삼엄한 현장 경비와 엄격한 통제 때문에

그런 소문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입장시에는 허리띠까지 풀고 체크아웃을 받아야한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미국 사회에 현상적으로 보이는 어떤 균열상을

상징 하는것도 같아서 안타깝다는 보편적 표현을 쓰는데에 인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날도 수많은 미국의 어린이들이 들어와서 인솔자의

미국 건국 이상에 대한 설명을 메모하는 동심을 보면 이 나라가 아직

건강하다는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전에도 "자유의 종"을 보러갈 기회는 있었으나 인파속에 줄서기가

귀찮아 외부 구경만 하고 지나쳤는데 이번에는 모처럼만에 가까이에서 직접 꼭 보기로 작정을 하였었다.

마침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날"과의 연장선 상에서 무언가 의미를

찾아보고자 하였기 때문이었다.

 

킹 목사의 저 유명한 연설, "I Have a Dream"은 물론이거니와 그의 

설교를 관류하는 사상은 바로 이 종이 상징하는 바와 같이

"정의"와 "자유"가 아니던가---.

 

과연 "자유의 종" 기념관에 들어서니 종의 재질이나 모양, 제작 전후의

에피소드, 그리고 미국 독립 역사에 대한 설명이 간략하게 나오더니

곧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자유에 대한 열망이 전시장을 압도할만한

스케일로 부각되어 있었다.

이곳이 자유의 종 기념관인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기념관인지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또 누구는 이런 현상을 미국인들의 인종적 갈등 해소를 위한 고도의

견강부회, 실용적 현상타개책이라고 비난할는지도 모르겠으나

이만큼 역사를 재조명하고 반성하고 앞날의 비전을 제시하는 국가도

유사이래 그렇게 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자유의 종이 울려퍼져야할 대상에는 미국의 여러 소외 계층이

있음을 이 곳에서는 잊지않고 강조하고 있었다.

예컨데 이제 많이 개선은 되었지만 아직도 여성 동등권 문제가

남아있음을 이 곳에서는 크게 외치고 있었다.

그래서 기념관의 어떤 벽면에서는 여성 참정권 운동의 선구자인

"수잔 앤서니"여사의 역사적 위치를 설명하면서 아직도 이 방면에는

나아가야만 할 길이 멀고 해야할 일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다.

 

 

 

여담이지만 수잔 앤서니의 초상은 미국의 1달러짜리 동전에 들어있다.

그러나 미국 화폐중에서 제일 귀찮은 존재로 취급 받는 것이 바로

이 1달러짜리 동전이다.

2달러짜리 지폐도 쓸모는 별로 없는데, 그래도 행운의 상징으로

사람들의 지갑에 고이 모셔져 있는데 여성 초상권은 이렇게 멸시

당하는 것이었다.

참으로 많은 상징성을 읽어낼 수 있다.

 

나도 2달러짜리 지폐는 지갑에 있지만 1달러 동전은 주머니에서

쩔렁거리지 않는다.

 

 

 

 

 

 

 

저녁에는 내 친구의 아들이 운영하는 매우 큰 규모의 커피 숍을 방문

하여서 여러 종류의 차를 대접받고 나왔다.

늦은 저녁부터는 라이브 공연이 있다는데 젊은이들의 행사라서

참석하지는 않았으나 준비 포스터에 있는 반전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포스터에서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날"을 기리면서 미국이 당면하고

있는 국론 분열적 이라크 전쟁에 대하여 강하게 이슈를 재기하고

음미하는 한마당을 마련하고 있었다.

현상을 사회 곳곳에서 공론화하고 여과시키는 미국 문화의 치열한

면모가 눈에 들어와서 공연 무대 양쪽으로 펼쳐진 넓은 홀이 오히려

비좁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미국 연방 정부에서 공표한 기념일)

New Year's Day January 1
Martin Luther King Day third Monday in January
Presidents' Day third Monday in February
Memorial Day last Monday in May
Independence Day July 4
Labor Day first Monday in September
Columbus Day second Monday in October
Veterans' Day second Monday in November
Thanksgiving Day fourth Thursday in November
Christmas Day December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