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면서도 활발한 성과를 거두는 조직과 활동이 우리의 주위에 있다.
이름하여 "BBB운동"이다.
신문과 방송매체, 그리고 큰 기업체들이 스폰서를 하고있고 문광부에서도
후원을 하고 있어서 든든한 배경이 되지만 그런 이름이야 대수롭지 않다.
자원봉사자 3천여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봉사 정신이 이 운동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상암동에서 원드컵이 개회되던 해에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 이
운동의 개요는 BBB운동 본부의 설명으로 대치한다.
BBB는 Before Babel Brigade 의 약자입니다.
비포 바벨(Before Babel), 즉 바벨 전(前)은 바벨탑 이전 시대를 일컫는 말이며,
브리게이드(Brigade)란 군대의 여단 혹은 단(團)의 뜻입니다.
구약성서에 따르면 노아의 방주 이후 사람들은 하느님을 불신하고, 자신들을 높이고자
하느님에 대항하여 탑을 세웠습니다.
이를 괘씸하게 여긴 하느님이 탑을 헐고, 이전까지 한 언어를 쓰던 인간들의 마음과
언어를 혼동시켜 멀리 흩어지게 했다고 합니다.
그 탑을 바벨(Babel)이라 명했으며, 그 뜻은 ‘그가 온 땅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다' 입니다.
따라서, BBB란 모든 인류가 하나의 언어를 통용했던 바벨탑 이전 시대로 돌아가 언어의
불편이 없는 하나된 인류를 꿈꾸는 언어ㆍ문화 봉사단을 말하는 것입니다.
어제는 이 운동본부에서 청계천 걷기 운동을 하였다.
자원봉사자와 시민 참여자를 합쳐서 수천명이 꽃등 같은 풍선을 들고
청계 광장에서 오관수 다리까지 왕복 5킬로미터 이상을 누볐다.
각국의 대사들이 참가하여 축사도 했다.
어떤 대사는 축사에서 BBB운동이 트리플 A, 그러니까 AAA라고 하였고
또 다른 대사는 국제 공용어로 노래를 들지만 "동대문이 어느 쪽입니까?"
라는 말을 노래가 대신해 줄 수 있는건 아니지 않는가,
역시 BBB가 제일이다라고 치켜세워주었다.
BBB에 가입하면 휴대폰으로 외국인이나 내국인으로부터 가끔 연락이
온다.
대체로 길을 묻는 경우인데 때로는 물건 흥정을 도와달라는 재미있는
상황과도 마주친다.
내국인의 경우는 주로 택시 기사님들의 연락이 많고 어떤 때는 지하철
직원께서 어떤 외국 관광객이 단기간 사용하는 "복수 티킷"을 내 놓으라
는데 그런 제도가 없다는 말을 대신 설명해 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터키 청년들과 함께---. 이들은 무슬림들이다.
재작년인가 여기에도 올렸지만, "조선호텔 가자"는 소리를 못 알아들은
택시 기사님이 있었다.
그분의 책임이나 탓이 아니었다.
외국인 승객을 바꾸라고 해서 말을 들어보니, "Westin Chosun Hotel"을
"웻슨 초우슨 오렐" 정도로 들렸다.
영어를 쓰는 그 승객이 국제 감각없이 자기동네에서만 살다가 온 모양
같았다.
"st"나 "mt"가 연철되었을 때 "t"는 언어경제상 거의 발음이 되지 않느다.
"마운틴"이 아니라 거의 "마운은"으로 들릴 수도 있다.
"롯데 호텔"이 "라러 오렐" 정도라는건 이미 고전에 속한다.
빨리 자동 통역기와 번역기가 나왔으면 좋겠다.
소식에 따르면 거의 실용화 단계에 돌입했다고 한다.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지배/피지배 구조에는 "언어 권력"도 막강하다.
이 불평등 구조 중의 하나가 바야흐로 해체되는 역사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자원 봉사자들의 노력이 컸다.
청계천 지킴이 님도 참여하였다. 이 분은 나이가 65세이고 마라톤 대회라면
빼놓지 않고 참가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더욱 겁나는 예측도 있다.
세상의 언어가 21세기 중에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아랍어, 러시아어,
등 몇개의 지배 언어로 재편되리라는 전망이다.
골치 아픈 이야기는 그만하고 청계천을 걸으며 포착했던 디지럴(?)
이미지를 올립니다.
우리 기술로 만들어 외국에도 수출하는 "이동 화장실"도 소개합니다.
장가계 원가계 2탄을 잠시 접고 시사성 때문에 이 보고를 먼저 새치기
성으로 올립니다.
멋진 이동 화장실, 내부 구조는 맨 아래로 돌립니다.
아리랑 TV의 명 앵커 두 사람이 이날 사회를 보았다. 미리 와서 워밍업을
하고 있달까---.
오래 못보았던 친한 친구를 만났다. 알고보니 1년 반 전에 반신마비 풍을
맞았다고 한다.
119 덕분에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된 점, 본인의 의지, 등이 힘이 되어서
이제는 98퍼센트 회복이 되었다고 한다.
원래 일본통이어서 일본 통역 분과에 속해있었다.
아, 몸이 회복된 원동력은 하루 100분 가량의 걷기 운동이었다고 한다.
걷기 만한 보약이 없다고 한다.
자랑스러운 우리의 화장실---.
BBB 운동에 관심 있으신 분은 www.bbb 로 들어가시면 되고
세계 화장실 조직 위원회의 웹사이트는 www.wtaa.or.kr
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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