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라이트 시절"은 오래 전에 한번 올렸던 완전한 픽션, 허구입니다.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한번쯤 꿈꾸어 보고 싶은 백일몽입니다. 그러나 또 한번쯤은 이런 신기루 속에 자신을 가두어 두고 싶은 마음의 기록이자, 한번쯤 그런 세계에 있었던 것 같은 상상력 승리의 세계이기도 합니다.
세번째 창작 단편집을 준비 하던 중에, 사라져 없어진줄 알았던 이 자료가 나와서 정리 삼아 다시 2회에 걸쳐 올립니다. 읽지 않았던 분들이 많았으리라 추측, 기대(?) 하며 다시 올려 봅니다.
청평 못가서 "안전 유원지"에 몇사람이 모였다. 마지막 살아남은 자들, '라스트 서바이버즈'라고 해야 옳은지 분간이 되지않았다. 관련 이야기부터 시작하여야겠다. 능력이 가히 정부내에서 탑 수준을 넘나들고 있지만 여러해 전만해도 걸음마 수준이었다. 정부 자체가 종합정보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겨우 SI 방식으로 구축을 시작해나가던 시절이니 문화재 쪽이야 말해 무엇하랴. 이었다. 그림이나 음악이 뜨던 시절이었으며 정보통신 회사인 "드림 도움"에서 "인터넷 살롱"이라는 서비스를 시작한지 한달이나 되었을까, 근처에 있는 "광화문 컴퓨터 학원"에서 교육을 받도록 하였으며 과정이 끝나면 반드시 그곳에서 발행하는 수료증을 받아오게 하였다. 기관과의 경쟁도 의식되었던지 우리에게 주식회사 "드림 도움"에서 그 때 막 Web 브라우저를 생성하여 만든 "인터넷 살롱"의 존재를 알려주고 그걸 가르치고 또한 가입도 시켜주었다. 인터넷 메일 주소니 닉 네임이니 하는 새로운 개념도 지금 생각하면 유치하기 짝이없는 수준에서 습득했으니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이었다. 인터넷 살롱계에 도입되어서 자신이 만든게 아니더라도 편리하게 남의 노작을 퍼 올수 있게되어서 컴맹을 면하는 수준의 초심자들도 대단한 모습의 그림과 경치를 자신의 것인양 자랑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리고 이어서 드래그만 하면 그림이 삽질 되는 시대를 거쳐서 이제는 자신이 디카로 찍은 영상을 거의 실시간으로 쉽게 올리는 단계, 아니 지금은 이미 동영상 UCC가 판을 치는 시대가 되었으니 변화가 끔찍하다.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학습 능력이랄까 경쟁력과 경쟁심은 지금이나 그때나 마찬가지여서 명령어 치는 일이 수월치 않다고 낑낑대다가도 금방 몇가지 형태를 구현하면서 컴퓨터 강사들의 수준을 금방 넘어서는 사람들이 나타나서 "청출어람이나 청어람"이라고 어떤 강사가 칭찬인지 탄식인지를 읊던 소리가 지금도 생생하다. 때에는 자신들의 연령을 고려하여 몇군데로 분산하여 들어갔다. 명령어를 모두 쳐가면서 그림과 글과 노래를 섞어서 가슴져미게 아름다운 허상을 만드는 작업에 깊이깊이 빠져들어가고 말았다. 내 상상의 세계에서는---. 만들어 낸 수 많은 허상들처럼 오리무중일 따름이었다. 현실계가 항상 빡빡한 나에게 이 사이버의 세계는 저 광막한 역사 속의 끝없는 신천지였으며, 얼굴도 모르는 여자 주인장은 장미꽃 보다도 더 곱고 아름다운 "파타모르가나(신기루)"의 모습으로 나에게 닥아올 따름이었다. 결국 라임라이트 살롱이라는 사이버 공간에서 나는 그녀의 정열에 넘치는 사이버 숨결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내 주인장이 안심하고 내 토양에서 뿌리를 내릴것 아니겠는가. 이런 갸륵하고도 순정한 마음이 근본인데 누가 무슨 신분을 사칭한다고 손꾸락질을 할 수 있으랴. 당시는 인터넷 공간에서 '실명 확인'이라는 개념이 거론도 되지 않던 시절 이었다. 사람이 몰두하면 이렇게 변하여갔다.
이야기가 너무 광막하다. 이쯤에서 이야기의 전개를 구체화하고 싶다. 않았던 때라서 멀쩡한 중년남녀가 직접 대면하기란 조선 시대에 사대부 남녀가 대낮에 궁궐에서 만나는 일보다도 힘든 시절이었다. 될 수있는 새로운 통로가 되었다. 그러니까 주인장은 개인에게 시도 때도 없이 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대량으로 모든 회원들에게 자신의 편지를 보낼 수도 있었다는 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시스템이 당시만 해도 살롱 주인장의 특권이었고 선망의 대상이었다. 지금은 채팅이라는 통로까지도 설치되어 있는 마당이 아니던가---. 부족장들이 새로운 영토를 개척해 나아갔다. 말이다. 그게 당시만 해도 새로 생긴 "살롱 메일 시스템"이었다 그녀는 술이 깨는 아침이 돌아오면 부끄러워하였다. 부끄러움으로 가득한 그녀의 메일을 받으면서 나는 하루의 일과를 신선하게 시작하였다. 그것이 살롱 라임라이트의 "이야기 방",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간에 길게 떠있는 것이 아닌가. 그 곳은 살롱 회원이 아니라 손님 자격으로도 읽어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깨닫게 될는지.
(계속) |
'팩션 FAC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딕시랜드의 그녀 (1) (0) | 2007.09.03 |
---|---|
라임라이트 시절 (2-끝) (0) | 2007.07.09 |
주홍 글자 (4-끝) (0) | 2007.07.02 |
주홍 글자 (3) (0) | 2007.06.30 |
주홍글자 (2) (0) | 2007.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