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문화의 파편들

송년(送年) 추진 강조 기간

원평재 2004. 11. 23. 00:06
-한 해가 사라지는 세모(歲暮)의 시간은 아직 한참 남아있지, -보신각의 종소리를 추위에 언 몸으로 듣던 추억도 아직   반추하긴 멀었지,-아직은 타임 스퀘어의 "카운트 다운" 사진 뒤적일 일도 멀었지?!이러고 있는데 뒷통수를 치듯이 올해의 송년회가 그저께 저녁부터 시작되었다.한 해가 이미 서쪽 암흑의 세계로 떠나간다는 출항의술렁거림이 벌써 시작된 것이다.언제부터인가 년말의 송년회 러시를 피한다고 이 몹쓸 "송년회"라는 이름의 행사는 야금 야금 달력의 앞쪽을 넘보더니,올해는 "에라, 막가자"는 시대 풍조인지11월 후반부로까지 염치없이 앞당겨 나타나서 한 해를 덥썩 베어먹고 만다.아, 마침내 이 몸쓸 녀석은 한달이나 앞서 출몰하여힘없는 내 조바심을 압도하고 세월에 채찍을 대는구나---.엊그제 이 몹쓸 녀석이 염치도 없이 출몰한 곳은항상 앞서간다고 자부하는 어떤 통시적 학력집단들이 몰려사는 동네였다.자업자득이지,송년 행사도 앞당기고앞서간다고 생각들 했으니 세월도 앞서가지---.왕년의 기라성들이 많이 보였음은 물론이었다.우리가 사는 동네를 천당 바로 아래 동네라고 자화자찬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서 자부심은 대단했으나 서울의 남쪽에서 살다 내려온 선택이 이제 와서 보니썩 잘된 것만은 아니더라는 미련들이 모여서이제는 무슨 합당한 변명을 대책처럼 찾는 분위기가 일렁이는 저녁 행사였다.그래, 강남 살다 이리로 온게 첫번째 미련함이었지만,그래도 여기 눙쳐산게 그나마 다행이었지여기에서 다시 어디라더라---, 그리로 간건 두번째 미련함이고거기에서 다시 강남으로 전세 올라간 사람들은 미련함의 극치라더라---.말들은 없었지만,세태가 사람 속을 여지없이 드러내게하고속물 증명서를 떼주는 모양새였다.북한의 장사정 포의 사거리가 세곡동 까지라서 여기는 안전하다더라는,말도 안되는 농담도 끼리끼리 사는 사람들에게는 위로사이자 덕담이 되었고,불려온 후배 국회의원은 내년이 위기의 해가 될 것이라고 "노스트라다무스"나 "송하비결"에 나오는 내용과 비슷한 비관적 미래 예측을 내 놓는다.예측의 논리가 비서(秘書)와 같은 황당무계함에 있지않고오늘날의 그릇된 시대정신을 분석한 데에 근거하고 있어서공감과 위기감을 더욱 증폭시킨다.중국에 의한 북한 핵 문제 해결이라는 고도의 밀약이 멋도 모르면서 제멋데로인 우리의 머리 위에서초강대국들 간에 오락가락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여러군데에서 들은 이야기이지만 책임 있는 입에서 어제 오늘 계속 터져나오니 확인 사살 같기도 하고 어째 으시시하다.여당의 책임있는 분도 최근 통일문제에 관하여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한 바 있다.역사 바로 세우기에 대해서도 후배 의원은 중요한 화두를 던졌다.역사상 지난 4-50년처럼 우리나라가 중국 보다 더 잘 살아본 기간도 없는데 이 기간을 "잘못된 기간", "바로 세워야할 기간", "없었으면 좋았을 기간"으로 치부하고 "부끄러운 역사"라고 매도하는 사람들은 어느나라 사람들인가---.모인 사람들이 주로 보수적 인사들이어서인지 공감의 긴 탄식들이 나왔다.냉전-보수-꼴통들의 탄식이라고 매도 당할지도 모르겠지만---.기회의 평등뿐만 아니라 결과의 평등까지 담보되는 사회는 인류의 영원한 염원을 실천하는 이상적 세상이겠지만 동물보다 조금 낫게 진화한 인간들의 현 주소는그런 "공산 원리 주의"를 받아 들일 수 없음이,이미 다른 여러 사회주의 국가에서 확실히 실증적으로 검증되었는데이 땅에서는 이제야 그 실험을 다시 해 보자고 하니 나라의 전도가 암담하지 않겠는가---.최근에 내가 읽은 공병호라는 분의 "10년 후, 한국"이라는 책이 던지는 경종이 다시한번 떠올랐다.그러나 도도한 시대정신을 어찌 바꿀 수 있으랴.평등 이라는 이상론적 시대정신이 한 사회를 점령하면, 아마도이러한 미망에서 깨어나기에는 한 세대가 필요하지 않을까---.물론 인센티브와 페날티의 경계를 어디에 두어야되겠는지의 사회적 합의는 또 다른 거대 담론이지만---.모임의 끝에 행운권 추첨이 있었는데 내가 법랑 주전자를 타게 되었다.추첨 운은 별로 없는 편인데 괜찮은 행운을 잡았다. 더우기 같이 간 동기가 끝내 행운을 잡지 못하고 참가상으로 만족하는 상태에서---.버트란드 럿셀이 말한 "모든 비극은 비교 의식에서 나온다"는 말을 내 동기가 곱씹었을까---.어제는 백범 기년관에서 "BBB 운동 연간 교육행사 및 송년회(!)"에 참석하였다.외국인들과의 통역 문제가 대두될 때 자동으로 휴대폰에 연결되어서 통역 봉사를 하는 이 운동도 월드 컵과 유니버시아드 대회 이후에는 좀 시들해졌는데이런 보충 교육을 실시한 다음부터는 다시 접속율이 높아졌다고 한다.자원 봉사의 열기도 "시간"이라고 하는 만고의 훼방꾼 앞에서는 "나태"와 "무관심"이라는 본성적인간성을 발휘케 하나보다.이상적인 생각이 현실에서 괴리되는 가벼운 실예를 보는 느낌이었다.새로 지은 후 처음 가서 본 백범 기념관은 주위의 효창 공원과 어울려서 꼭 방문해야할 명소로 추천하기에 주저함이 없었고,짭짤한 송년 선물이 든 패키지까지 받게되어서 기분이 마냥 고조되었는데,송년음식을 먹으며 와인 다섯 병을 놓고 추첨하는 이벤트에서는 내 차지가 오지 않았다. 소수에 끼지 않고 다수에 낀 셈이었는데도 아쉬움이 생겼다. 저녁에는 와인을 한병씩 갖고가서하는 송년 행사가 있어서 아쉬움은 더 컸다.욕심이 발동하여서 행운이 비꼈나, 연 이틀 행운이란 모름지기 욕심이었나.와인 모임은 가끔 와인 한병을 각자 들고가서 조촐한 음식점의 양해 아래 내놓고 돌려가며 마시는 이름도 없는 어떤 만남을 말하는데,줄어드는 요즈음 우리들의 술 실력과 적절히 조화를 이룬다.귀족 취향이라고 욕하는 시선도 있을지 모르겠으나 고급이 아닌 테이블 와인, 그러니까 식탁 포도주를 놓고 먹고 마시는 저녁 식사 모임이니,백세주에 소주 타서 마시는 "오십세주" 수준 보다도 비용 부담이 낮은 모임이다.모임의 끝자락에서 돌아가며 건배사를 읊었다."조통세평"이나 "보나성"같은 고전적 구호도 나왔고"애**"같은 최신 유행어도 등장했으나"송년 반대!"라는 누군가의 절규에 가장 애착이 갔다.
Avec Le Temps(1974) 따로듣기Avec Le Temps (시간이 흘러가면) Avec le temps ... Avec le temps, va, tout s'en va 시간이 흐르면, 시간이 흐르면 모두 사라져가겠지 on oublie le visage et l'on oublie la voix 얼굴도 잊을테고 목소리마저 잊을테니 Le coeur, quand ca bat plus, c'est pas la peine d'aller Chercher plus loin, faut laisser faire et c'est tres bien. 심장박동이 자꾸 더 빠르게 뛰면 그땐 더 멀리서 찾으려할 필요없이 그저 흐르는 대로 두는 거..그게 제일 나아.. Avec le temps ...Avec le temps, va, tout s'en va 시간이 흐르면 모두 사라져 갈꺼야 L'autre qu'on adorait, qu'on cherchait sous la pluie L'autre qu'on devinait au detour d'un regard 열정적인 모습도, 비속을 헤매던 모습도, 눈빛만으로 서로를 짐작하던 모습도, Entre les mots, entre les lignes et sous le fard D'un serment maquille' qui s'en va faire sa nuit 가식적인 말들로 밤을 지새던 거짓 맹세도, Avec le temps tout s'est va nuit 시간이 흐르면 모두 사라져버릴테지 Avec le temps ...Avec le temps, va, tout s'en va 시간이 흐르면 ... 시간이 흐르면 모두 사라져버려 Meme les plus chouett's souv'nirs Ca t'as un' de ces gueules, A la Gal'rie j'farfouille dans les rayons d'la mort 널 가슴 저리게 하는 가장 아름다운 추억들조차도 죽음의 빛이 비추는 화랑 구석을 뒤지게 해... Le samedi soir quand la tendresse s'en va tout' seule 토요일밤마다 그 달콤함들은 홀로 외로이 사라져가버리지 Avec le temps ... Avec le temps, va, tout s'en va 시간이 흐르면.. 시간이 흐르면 모두 사라져가버려 L'autre a qui l'on croyait pour un rhum', pour un rien L'autre a qui l'on donnait du vent et des bijoux Pour qui l'on nue vendu son ame pour quelques sous Devant quoi l'on se trainait comme trainaient les chiens 아픔이라 믿었던 것도, 아무것도 아니라 믿었던 것도, 바람이라고, 보석이라고 알려주었던 것들도 영혼을 팔아 치장했던 사람들을 위해 기어가는 개처럼 마지 못해 가는 것도, Avec le temps, va, tout va bien 시간이 흘러가면, 사라져, 모두 사라져버려 . Avec le temps ... Avec le temps, va, tout s'en va.... 시간이 흘러가면, 시간이 흘러가면 모두 사라져버려... on oublie les passions et l'on oublie les voix Qui vous disaient tout bas les mots des pauvres gens 열정도 잊혀지고 그대에게 낮은 어조로 말하던 가엾은 사람들의 목소리도 잊혀져 갈테지. Ne rentre pas trop tard, surtout ne prends pas froid . 너무 늦게 들어오지 말고, 정말...감기 걸리지는 말았으면 해, Avec le temps ... Avec le temps, va, tout s'en va 시간이 흐르면, 시간이 흐르면 모두 사라져갈테니... Et l'on se sent blanchi comme un cheval fourbu Et l'on se sent glace dans un lit de hasard 그러다가 지친 말처럼 창백해짐을 느끼게 되겠지 그러다가 우연히 어느 침대 한구석에서 얼음장같은 냉기를 느끼게 될꺼야, Et l'on se sent tout seul peut-etre mais peinard Et l'on se sent floue' par les annes perdues 그리고 아마도 완전히 혼자인 기분이 들테지만 힘들진 않을꺼야, 그리고 잃어버린 날들때문에 몽롱한 기분도 들겠지 Alors, vraiment Avec le temps..... 그러면.... 정말로 시간이 흘러가면.... on n'aime plus 우린 이제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게 되버리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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