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예스런 사람들의 등산모임이 이해의 마지막 납회 산행을 하는 날이어서 모처럼 청계산을 다녀왔다."납회 등반"이란 해마다 12월의 후반부에 벌이는,한 해를 보내고 새 해를 맞는 감회어린 산행이어서새 회장과 총무도 옹립하고 새해 산행 계획도 의욕적으로 논의하며 차가운 술, 뜨거운 안주를 겻들이는 축제의 한나절분위기이었건만,사실은 이 모임이 근년에 맥이 좀 빠졌다.시간과 세월을 바리바리 광에다 쌓아두었던 시절이 지난 탓인가,신도시 등으로 우리가 모두 빠져나와서 원래의 산세좋은 북한산과 도봉을 버린 탓인가,아니 잃어버린 탓인가.또한 손주 세대를 맡은 마음 착(약)한 바보 동기들의 사정,신병과 개인사,국내외로 자녀 따라 이주한 경우,이런 사정과 저런 탓들이 모여서한때 100명(부부)을 넘던 이 산행 모임은 이제 매우 왜소해졌다.납회식 중간에 1년간의 출석부를 받아보니,나도 낙제를 겨우 면했다.하여간 이날도 승용차 몇대분이 겨우 모였는데그나마 모처럼 만의 좋은 성적이라고 자위들을 하였다.모임이 끝나고 일행과 주차장에서 승용차를 찾고 있는데,어떤 중년의 단아한 모습을 한 부인이 주차장 입구에서 건너편 한무리의 사람들을 향하여 무슨 전할 말이 있는지 "솔로몬님!"하고 크게 외쳤다.그러자 40대의 대머리 솔로몬이 등산모 든 손을 번쩍들었다.우리 일행들은 "저게 무슨 소리야?"하는 표정을 지었고또 한 친구는 "교회에서 왔나?"하는 반응을 보였다."아니 교회에서는 일요일에 예배 봐야지 청계산에는 왜 오겠어?"우리 가운데에서 누가 날카로운 분석적 반응을 의문문을 취하여 내놓고나서 으쓱했다.그래, 멀쩡한 한국인에게 무슨 솔로몬이란 이름이야?누가 또 의문형 동감인지, 반감인지를 표했다.나는 문득 어떤 생각이 들며 혼자 미소지었다.지혜로운 솔로몬의 미소였달까---.ㅎㅎㅎ, ㅋㅋㅋ함께 있었던 우리 동기들이야 컴맹, 넷맹이 태반이어서내가 사정을 설명해 주려면 한참 시간이 걸릴듯 싶었다.정모? 별모? 벙개?하여간---.트윈 폴리오의 오래된 디스크가 SP판을 듣는 듯하여 송년의 감회가 더하는군요---.
Auld Lang Syne(송년가)/트윈폴리오언제 다시 돌아오나 가버린 세월은언제 다시 만나려나 헤어진 사람은못 잊어서 기다리는 서글픈 마음변함없는 그리움이 눈물에 젖네생각하면 즐거웠던 그리운 옛날은눈물 속에 헤어지던 이별을 말하네못 잊어서 그려 보는 가버린 세월다시 한번 돌아보니 기약도 없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