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이른 봄처녀가 때 아니게 찾아왔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에어리어는 며칠째 봄 기운이다.
우리나라도 봄 날씨라는 뉴스가 나오기 무섭게 뉴욕 날씨가 따라간다.
전에도 느끼던 현상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무슨 인연인지,
아, 혈맹의 관계가 아니던가.
일이 있어서 맨해튼 32번 스트릿, 한국 거리에 나갔다가 브로드 웨이, 렉싱턴 애비뉴,
매디슨 애비뉴, 패션 애비뉴 등을 어슬렁 거리며 63번 스트릿까지 갔다.
너무 일찍 찾아 온, 봄 기운을 담아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봄 기운이 펄펄한 피사체들을, 그나마 눈치까지 봐가며 포착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핀트와 앵글과 타이밍이 틀린 영상도 재미로 봐 주시기를---.
여기 기온은 70도까지 올라갔으니 우리 식으로는 대략 20도 가량이다.
화씨를 섭씨로 환산하는 공식을 교과서적으로 하면 힘들고,
우선 화씨 온도에서 30도를 빼고 그걸 반으로 나누면 금방 나온다.
생활 공식이다.
봄의 복장은 신사에게도 물론 찾아온다~~~.
NYPD가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쪽으로 봄 맞이를 가는
모습이다.
경적 소리가 요란했다.
봄처녀가 제 오시다가 놀라서 달아날 것 같다~~~.
샌드위치 우먼도 모진 겨울을 이기고 이제 살판이 났다. 하지만 또 여름의 뙤약볕이---.
Macy 앞은 크리스마스 단장이 아직 그대로인데 사람들의 복장은 겨울과 봄,
형형색색이다.
뉴욕 시립 도서관에 소설가, 잭 캐루악의 <노상에서(On the Road)>를 집중 탐구한다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인문학에 관한 끊임없는 관심이다.
시티 그룹 센터 앞에서---.
그래도 봄은 아직 오리무중인가---.
센트럴 파크에서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의 복장은 벌써 여름을 지향한다.
두 아이 유모차 뒤의 연인들이 뜨겁게 입맞춤하고 있다.
마임 퍼포먼스를 하는 사람이 센트럴 파크 입구에 부지기수이다.
센트럴 파크 근방에서 만난 임산부는 이제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다.
축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Cucci 임시 매장 앞의 도로 공사장은 아직 겨울이다.
구찌 본점 공사는 아직도 계속되는 모양인지, 이 곳에 피난 나온지도 두어해 되었지
아마---.
오리털 잠바와 반 소매의 혼재---.
모마(Museum of Modern Art) 앞 길도 봄 냄새가 풍긴다---.
성 패트릭 성당에서도 반팔 차림의 사람들이 쉽게 발견 되었다.
성 패트릭 성당에서 건너다 본 록펠러 센터의 저 유명한 크리스마스 트리도
이제 빛이 바랬고 열한달 쯤 후를 기약하는 모습이다.
5번가를 걷다가, 브라이언트 파크 쪽으로 왔다.
아이스 링크에서 가벼운 복장의 젊은이들이 봄에 나온 나비처럼
가볍게 유영하고 있었다.
어제 이 곳 신문에도 브라이언트 파크의 반팔 스케이터들을 담아냈다.
(때 아닌 봄 소식 리포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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