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Essay

호심의 설경

원평재 2009. 1. 31. 10:27

율동 공원은 분당 중앙 공원과 함께 이 동네 사람들의 휴식처이자 자랑이다.

특히 2.5 킬로 미터에 달하는 호수 길은 일년 사철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공원 전체 넓이는 대략 백만평, 호수를 포함하여 공원으로 개발된 면적은 10만평 가량이다.

45미터 높이의 번지 점프 시설도 겨울을 빼고는 점프 객들이 쉬지않고 뛰어내린다.

겨울이면 하늘로 연을 올리는 심정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

 

오래전, 함께 호수를 거닐던 친구 한사람이 용감하게 점프의 차례를 기다리는

긴 대열에 들어섰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 입구에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나이, 체중, 혈압의 조건이 그의 용기와 끝없는 도전정신에 제동을 걸었다.

 

일상을 추억을 반추하며 눈내린 율동공원과 특별히 호심의 설경을 담아보았다.

 

 

 

 

 

시방 눈덮인 호심의 윗 사진과 아래 사진에 보이는 흔적들이 무언지 잘 가늠되지 않는다.

날이 따뜻해지면 활동을 할 분수의 겨울잠 흔적이 아닌지 모르겠다.

오늘의 발길은 "모름"에서 시작한다.

 

 

 

호수길의 출발 지점에서 가면의 여심을 잡았다.

물론 모르는 사람이다.

저렇게 가면을 쓴 사람들의 얼굴을 특집으로 모아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

초상권하고도 크게 관계가 없을 것이고 다양한 마스크가 미적 수준까지는 몰라도

재미는 있을 것이다---.

가만히 보니 동반한 강아지도 외투를 입었다.

 

 

 

 

 

 

 

 통나무 집의 이름도 "호반의 집"이다. 흘러나오는 연기가 따뜻하게 보인다.

음악도 깊은 신음처럼 흘러나왔으나 여기에 담을 수는 없다.

여담이지만 임대 분양시에 거액을 써냈다던가---.

한번 들러 볼만한 곳이지만 오늘의 일정으로는 발길이 바빴다.

 

 

 

 

 

 

 

 

   

 

 

율동 공원 호수에는 새들도 많지만 이렇게 새들을 얹은 조형물도 많이 서있다.

자연학습장으로 개발된 수초 사이에 서있는 모습이 꼭 전통 솟대와 비슷하다.

새를 부르기 위함인지 미적 추구인지는 분간이 가지 않는다.

아마 두가지가 다 겹쳤을는지도 모르겠다.

인디언들은 영혼이 육신을 떠나면 새의 혼령으로 들어간다고 믿는다.

우리의 솟대도 대략 그런 믿음과 관련이 있고 또 누구에게나 내재한 억울함,

이루지 못한 한을 하늘로 상달하는 염원도 그 형상에 들어 있으리라---. 

 

 

 

 

 

 

솟대 위에 문득 연을 날리는 모습이 이중인화 된다.

가게에서 파는 연은 조잡하지만 올려보는 마음은 요새말로 "그린"하게 보인다.

 

 

통나무에 사람의 형상을 파서 만든 이 작품의 이름을 "새"와 관련시킨

작가의 마음이 와닿을듯 하더니 이내 내 둔한 인식체계를 버리고 푸르르 날라가 버린다.

 

 

 

 

 

 

45미터 높이의 번지 점프에서 상념이 시작되어 솟대와 새 이야기로 발전이 되다보니

하늘만 너무 쳐다 보았다.

이제 지상의 사람들도 둘러볼 차례이다.

 

 

 

 눈을 뭉치는 모습이나 눈사람이나 요즘은 모두 희귀종이 되었다.

 

 

 

 

 

 

 

 대를 잇는 이런 마음미 있어서 겨울은 항상 봄의 뿌리이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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