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을 찾아서 카메라 렌즈가 주변을 헤메입니다.
비 오던 날의 신록이 빗물에 세수를 한듯 맑고 선명합니다.
날은 흐려도 오히려 멀리까지 보입니다.
평소 얼마나 때가 꼈으면 비 온 후의 흐린날이
이제껏 보아 온 햇볕 속의 정경보다 훨씬 더 선명하군요!
먼지를 빗발울이 끌어안고 떨어진 결과입니다.
몇차례에 걸쳐 <신록 예찬>을 하고자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오른쪽 대 단지가 반포 무슨 아파트 군입니다.
얼마전만 해도 텅텅 비었던 단지, 불꺼진 창들에
이제 밤이면 오렌지 색갈 꽃등이 거의 다 매달렸더군요.
비에 젖은 낮밤을 지내고 새벽에 창밖을 내다보니 마치 안경, 혹은 렌즈를 물로 닦은듯, 눈이 확 뜨입니다.
시계(視界) 제로인 도심의 가시거리를 봄비가 이렇게 훌쩍 넓혀놓았습니다.
렌즈 속으로 보이는 것 보다는 훨씬 좁은 신록의 오솔길이
사람의 마음을 한없이 넓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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