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지역 문인들의 조직과 활동이 활발해졌다.
서초구에 사는 문인들이 국내 지자체 단위로는 제일 많다는 통계도 있다지만
하여간 250여명이 서초 문협에 가입하여 왕성하게 활동하는
모습은 보기도 좋고 격려와 자극의 동기 유발 요소이기도 하다.
금년에만 해도 봄에는 강화도 문학 기행을 하였고 여러차례 시낭송회도 가졌으며
지난 7월 11일과 12일에는 1박 2일 코스로 서초 수련원에서 산중 시낭송 및 작품 발표회를
열었다.
문학 기행이 수반하였음은 물론이었다.
이틀 중 하루는 폭우 속이었으나 행사 열기는 더하기만 하였다.
최근에는 3개월 예정으로 서초구 관내의 여러 시설에 제시된 지시어와 간판, 설명서
등등을 예리하게 분석하여 우리 문화 토양의 정체성을 되찾는 활동도 하고 있다.
모쪼록 문단 활동이 더욱 활성화 되기를 바라면서 1박2일의 문학행사 모습을
파노라마 처럼 펼쳐봅니다.
평론가이자 한국 문인협회 평론 분과 위원장인 오양호 회장이 낭송 작품에 대하여 일일이 코멘트하고 있다.
횡성한우가 시심을 돋우고 있다?
다음 날 찾은 명성황후 생가
뮤지컬 "명성황후"의 흥행 덕분이기도 하였겠지만 각 지방자치 단체에서 자기들과 연고가 있는
역사적 인물과 사적을 발굴, 재현하는 추세의 탓도 있고 하여서 이제 명성 황후의 생가도
새롭게 얼굴을 내밀었다.
사정이야 어떻든 결과로는 다 좋은 일이다.
하지만 가난한 양반으로 퇴락한 가문의 딸이어서 외척의 우려가 없다하여 간택된 저간의 사정을
감안한다면 생가 복원이 너무 과대하였다는 탄식을 자아내기에 손색(?)이 없는 사례가 되어버렸다.
저 뒤쪽 얕은 산에 있는 비석 기단의 모양이 꼭 한번 볼만한 것이라고 한다.
기이하게 고개를 꼬고있는 거북이의 얼굴이 사람을 닮아서 빙긋이 웃는 모양이라고 한다.
요즘식으로 표현을 하자면 패러디에 다름아닌 모양이다.
현장 답사를 목전에서 접게하는 일기불순이 원망스러울 따름이었다.
영월루가 남한강 여주의 역사성과 맞물리는 사례 중의 하나이다.
맨날 물난리가 나고보니 낮에는 비 그칠 기대가 물건너 갔고
밤이나 되어 달빛이나 보았으면 좋겠다는 염원이 담긴 누각이라고 한다.
비석들도 관모를 갖추고 있다.
걱각의 모양이 또 각각의 배경과 사정을 띄고 있다는데
빗 속에서 잘 듣지 못하였다.
들었다해도 아마 다 잊었을성 싶다.
폭우 속에 우리의 발길은 먼저 효종대왕이 영면하고 있는 영릉(寧陵)으로 향하였다.
도중에 맞닥뜨린 위와 같은 장면은 폭우의 기억과 함께 오래동안 잊힐리 없는 추억의 장면이
되고도 남을 일이었다.
세종대왕능과 효종의 능은 800미터 상거하여 같은 능역에 있었다.
대체로 관람객들의 발길은 세종대왕을 모신 영릉(英陵) 쪽에만 머물기 일쑤이다.
필자도 효종 왕릉은 초행길이었다.
국사편찬위원회의 강 위원이 효종을 모신 영릉(寧陵)으로 문우들을 먼저 이끈 답사일정의
선후 분별은 새록새록 탁견이었다.
호젓하다는 뜻에서가 아니라 조선시대의 묘제에 대한 설명 차원에서,
그리고 아름답고도 장엄함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점에서,
아울러 나중에 다시 보게되는 세종대왕능과의 비교를 위한 스탠다드의 제공이라는 점에서
답사의 묘미는 점입가경(!)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여기 그 묘미를 재현할 재간이 없음을 한탄하면서도 다시 생각해 보면
문우 여러분들의 독특한 감성과 지성을 혼란케 하지 않아서,
오히려 내 재주없음이 다행인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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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릉으로 들어가려면 꼭 금천교를 건너야한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강이나 냇물을 상정하고 다리까지 놓아서 개념화하는 방식은 동서양이 다르지 않은듯 싶다.
하데스(Hades)나 망각의 강 레테(Lethe)의 개념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일까---.
예감
처음에는 고구려 산성에 꼭 있는 우물의 상징인줄 알았다.
알고보니 정자각 뒤 서쪽에 있는 사각형의 석함으로
제향을 한 후 축문을 태우는 곳이라고 한다.
왕릉 둘레에는 밖을 향하여 호석과 양석이 있어서 이곳을 지킨다.
양석에는 먹이로 하는 풀까지 새겨 놓았다.
돌아오는 길에 본 여주 대교의 교각이 위험수위였다.
이래저래 잊지못할 문학 기행이 되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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