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Essay

가자, 하늘 공원으로!

원평재 2009. 11. 13. 10:17

집 부근의 단풍이 설악산보다 나아지는 시점에 "월드 컵 경기장" 쪽을 향하였다.

 

 

 

 가을 하늘은 가슴을 아프게 한다.

마치 실연이라도 한것 같은, 감정상의 데자뷔, 기시감 같은 것이 가슴으로 스며들어온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이 오랜동안 가을의 결실과 이어서 닥치는 겨울의 황무지 현상에

당혹하여 부대끼면서 DNA 속에 그런 센치멘탈리즘이 녹아들어갔다고도 주장한다.

이론상 그럴듯 하지만 너무 견강부회한 이론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위로는 된다.

 

센치멘털리즘이 별것 아니다.

인간이라는 포유동물의 공체험, 유사감정에 다름아니라는 이 이론상의 아이디어는

기발한 탈출구이다.

털북성이 인류의 조상이 하염없이 내리는 눈발을 동굴 속에서 내다보며

다가올 추위와 먹이 걱정을 하다가 생긴 감정이

바로 늦가을 센티멘탈리즘이라는 가설은

고독이 나혼자만 앓는 중병이 아니라 토종 감기 정도밖에 되지않는다는

동병상련의 위로를 던저준다.

 

정말로 멋진 생각이 아니고 무어란 말인가---.

 

 

저기 바삐 달리는 차량들의 속에 들어있는 포유동물도

이 가을 나와 공체험의 감상을 앓고 있으리라---

상상만 해봐도 위안이 된다.

  

그런 생각을 가다듬으며(?)

이제 집을 나서서 강을 건너 월드컵 경기장으로 향하였다.

말과 글로만 듣보고 입력되었던 하늘 공원을 처음 찾아보는 발길이다.

 

하늘 공원의 억새 축제는 이제 막바지이리라.

하지만 바람에 날리는 억새 숲에서 내 여린 심금은

화음을 내고 동병상련하리라---.

 

 

푸드 코트에 들어와서 우선 점심을 한그릇하였다.

이게 가까이 있으면 아침부터 들어와서 세끼를 사먹으며 매장의 물건도 윈도우 샤핑하면서

며칠쯤은 마음 편하게 지내리라---.

 

 

 

이제 단풍나무 쪽으로 시선을 보낸다.

이 단풍 숲을 지나서 지그재그로 하늘을 향하여 오르면

바로 하늘 공원이 있으리라.

 

 

 

 

 

 

 

 

 

빗물이 고인 나무 구조물 속에서 휴대폰으로나마 소통을 꾀하는

저 초로의 노인은 누구와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

절대 고독과 우수의 편린을 느낀다.

 

 

 그래, 하늘 공원으로 지향한 아침의 결단은 참으로 위대한 것이었다?

하여간 목적지가 구성되었다.

 

 

 

 

 

 

 

 하늘 공원 가는 길의 실개천이 몸 속의 실핏줄처럼 흐른다.

 

 

  

 

  

 

 

 하늘 공원으로 향하는 길목이 아름답고 아기자기, 휘영청 굽었다.

 

 

  

  

 

 

푸른 구름다리를 건너서 하늘 공원으로 들어선다.

 

 

 구름다리에서 찍은 사진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