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수의 인기를 연예가 1위로 올리자는 캠페인을
"하리수 카페"에서 벌이고 있다한다.
그런가하면 "안티 하리수 카페"도 있는 모양이다.
한마디로 역겨우니 하리수를 연예계에서 추방하자는 운동이다.
최근에는 "하리수 삼행시"도 인터넷의 바다에 뜨고 있는데,
심하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내용은 "안티 하리수"쪽이다.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하/하리수가 옷을 벗었다.
리/리얼하게 벗었다.
수/수컷이었더라.
읽고 처음에는 웃었다.
그러나 곧 참혹한 생각이 들었다.
이 젊은 사람이 처음부터 무슨 돈을 벌 목적으로, 혹은
변태적인 성격의 결함으로 자신의 신체에 손을 본 것이 아니라
트랜스젠더의 경우 거의 생래적으로 자신의 본래의 성을 찾고
싶어한다는 것을 나는 이미 들어 알기 때문이었다.
하리수가 출연한 어떤 TV프로를 아내가 불러서 얼마전에 보았다.
그때 까지는 솔직히 트랜스젠더에 대해서 나는 혐오감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TV에 나온 그(녀)는 참으로 아름답고 수줍으면서도
노래 잘하고 춤 잘 추고 또 그 나이의 처녀들이 갖는 온갖 깜찍성,
심지어 교태까지도 몸에 밴 다재다능한 젊은 여성 연예인이었다.
내가 그 나이의 여성 연예인이라면 등어리에 식은 땀이 날만한
경쟁의 대상자였다.
아, 이래서 "친 하리수", "안티 하리수"로구나, 짐작이 갔다.
줄을 대서라도 한번 만나보고 팩션의 자료라도 하나 얻고 싶었다.
며칠전에 어느 대학 병원 비뇨기과 과장과 저녁을 먹었다.
부인들도 있는 자리인데 반주가 조금 과한 중에 하리수 이야기가
나왔다.
남편들이 늙었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전에는 포르노 비슷한 영화만
보아도 펄쩍 뛰던 부인들의 분위기가 퍽 너그러워져 있었다.
병원의 과장은 "인간의 DNA, 즉 염색체는---"하고 시작하였다.
이야기가 이렇게 나오니까 너나없이 "아, 그 생물시간에 배운거---"
하며 맥 빠진 분위기가 역력했는데, 뚝배기 보다 장 맛이라고,
맥없던 초반부가 슬슬 점입가경으로 발전 되었다.
하하, 대학 병원도 "영업집"에 다름아니기에 이런 입담을
과장의 반열에 올려 놓았구나---.
하여간 남성 염색체는 XY, 여성은 XX인데 세상에는 XXY 혹은 XYY가
가끔 탄생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말하자면 중성이다.
이들의 태어날 때 모습을 보면, 고환 부분에 작은 알맹이 두개가
몸 밖으로 나와 있고 크리토리스에 해당하는 부분이
남성 성기로 착각하게끔 작은 돌기물로 또한 튀어나와 있다는
것이다.
발생학적으로 볼 때 남녀의 생식기는 원래 같은 모습이다가
변형 분리되는데 염색체 이상으로 이 과정이 명쾌하지 못하여
이런 기형의 중성이 태어난다는 것이다.
남아 선호사상이 유난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눈에 이 상태는
분명 남아로 인식될 수 밖에 없다.
모양은 지금 좀 부실하다만 자라면서 커지겠지---,
예로부터 대기만성이란 말도 있지않은가---.
막연한 기대와 함께 출생신고는 당당하게 "남(男)"이고
축하한다는 동회 서기의 덕담과 함께 모든 것은 기정사실화한다.
그러나 이런 부실 기관이 제대로 되기란 기적의 범주에 속하는 일이고,
이들의 평생 소원은 돈 모아서 "트랜스젠딩 오퍼레이션",
즉 성전환 수술을 받는 것이란다.
"일본 같은 선진국이 좋다면서요"
어느 부인이 잘듣고 있음을 내세우고 싶은듯 뛰어들었다.
"아니 이제 우리나라도 수술 실력은 대단합니다,
특히 우리 병원에서는!"
과장이 식탁을 칠듯이 강조하였다,
수술은 거의 전부 여성성기를 만드는 쪽이란다.
왜냐하면 새로 만들어 붙이는 것 보다는 떼고 파내는 것이
쉽고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비싼 저녁식사의 코스는 아직도 조금 더 남아 있는듯한데,
이제 밥먹는 일은 파장이었고,
"어이, 매독 한병 더!"하는 과장의 음성에는,
내숭 떨며 조금씩 의자를 당기는 부인들을 놀려먹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 양반이 와인 전문점에서는 "보르도"를 거의 "보흐도"로
들리게끔 불어에 정통한데 머독이나 므독이 아니라 매독이라니---.
매독이 또 들어왔고 이야기는 이제 구멍파는 단계까지 와서,
수술은 큰 진전을 보았다.
"귀에 이어링 구멍을 뚫어보신 부인들께서는 아시겠지만---"
그가 부인들의 시선을 엄지와 검지로 가볍게 쥔 포크에 모았다.
이어링 구멍도 안쓰면 매꾸어지듯이 그곳이라고 유기체의 복원력이
작용하지말란 법이 없단다.
"자꾸 써야 되겠네, 하리수도---, ㅋㅋ"
사업한다는 어느 배나온 남자가 대단한 유머를 썼다는듯
자기가 먼져 웃었다.
"애인이 만타캅디더"
어느 부인이 아는체 화답했다.
불쌍한 하리수,
가슴도 예쁘고 엉덩이도 예사롭지 않던 하리수가 그걸 뚫고 판
인간이라고 해서
강남의 레스토랑에서 막 썬 고기와 밥이 되고 있구나---.
"하하, 도루 매꾸어질 우려를 두고서 시공을 하면 의사의 도리가
아니죠."
이 히포크라테스의 후예에 따르면 닥트(duct)가 매꾸어지지 않도록
대장(大腸)의 일부를 떼어서 시공을 한단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남녀가 관계를 할 때에는
적절한 분비물이 필요한대, 장(腸)이라는 것은 원래 입으로 씹는
저작(咀嚼)활동이 있어야 반응을 보이는 것 아닌가.
그래서 하리수든 누구든 그런 공사를 한 트랜스젠더들은
행위 전과 행위 중에 오징어나 하다못해 껌이라도 씹으며 일을
봐야한다나---.
글쎄, 이거야말로 사실과 허구의 경계가 모호하네.
마침내 팩션하나 건진건가---.
"어이, 매독 하나더!"
과장은 기고만장이었고 부인들은 후식으로 나온 샤벳을 먹지도
못하고 스푼으로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다.
"무릇 황혼이지만, 물견을 위하여 건배!"
과장이 소리 높혀 건배 제의를 하였다.
"물견"이라---,
그래 맞어,
주문 생산하지 않은 자연산 물견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건배 제의 하기에는 충분히 값진 물견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