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포엠)
이대 풍경
이대 쪽으로 발걸음떼고는
처갓집 간다고 호기부리던 총각시절에도
그을음투성이 못난 디젤 기관차가 발밑으로 지나가는
비 호감 정문 앞 다리에서부터
벌써 오금이 저렸더라고 하면
추억 만들기에 엄살이 낀 말일까
참 오랜만에 처갓집에 다시 서고보니
메이퀸 뽑던 흙마당은 사라지고
땅 밑으로 파내려간 sunken campus
내릴락 오를락 긴 계단이
그 끝 쪽에 가물거리며 보이는 돌집 옛날과의
멀고 가망 없는 회랑인듯
혹 가이없는 희구의 하늘 계단인듯 걸렸는데
들머리 왼쪽으로
여기 지금
이정표 삼아 찾아보는 신단수도
숱한 조경수 사이에 몸을 감추고
오른쪽 미대 앞 “휴웃 길” 물어보아도
벌써 새로지은 이름 조형예술대 간판 근처에서 실종상태
개교 125주년 기념 띠들이 신록 아래에서
왠지 입을 비쭉이며 매달려있다
매몰지로부터 올라온 마지막 엘리베이터인양
하의실종 젊은이들이 무더기로 쏟아져나오더니
행색대로 시대를 얼굴에 담는다
6-10 동맹휴학
등록금 반값 투쟁
스마트 폰에 음성 싣기
총학 주최의 무료 토플 토익 시간표 앱에서 내려받기
방금 떼운 햄버거 냄새
혹은 급히 먹은 라면과 설익은 김치 향기
감추기
캠퍼스의 국제화 바람
기차도 땅속으로 들어갔다.
새로 붙여진 주소 지명이 볼성사납다.
파리 다방은 어디에?
이대 앞이 관광지가 되자 쇼핑 관광객을 모으는 전문 가이드도 상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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