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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과기대 소식

원평재 2012. 7. 22. 23:18

 

 

 

평양 소식이 자못 궁금하다.

어떻게 보면 코미디 같기도 한 소식들이 연속으로 들려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게 흥미 수준 정도라면 더위도 식히고 재미 있겠는데 이건 맨날 나라의

흥륭, 아니 성쇠가 걸린 문제이고 보니 "개콘"같은 소식이라도 항상 겨레와 생사고락을

얼추 같이하는 바가 있다.

 

 

중대 발표 예고에 순간적으로 한국 증시가 출렁인 전말도 웃고 넘길 수가 없다.

대명천지 21세기의 "평평한 지구"상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는가 탄식도 나오지만

현실은 엄중하다.

 

 

그런 일들이 연 이틀 계속된 다음날 제11회 동북아 미래포럼이 있었다.

주제가 마침 <평양과학 기술대학의 비전과 한반도의 미래>라는 데에 타이밍의 절묘함이

있었다.

(사)동북아 공동체 연구회 이승률 회장은 학연 뿐만아니라 연변 과기대에 교환교수로

잠시 가있던 때의 인연이 깊었다.

이회장은 연변과기대의 대외 부총장이면서 학교 창설에 김진경 총장을 도와서 큰일을

해냈고, 평양과기대의 건설 본부장도 맡아서 혼신의 노력을 다 하였다.

 

 

두분 모두 소망이 크고 원대하면서 놀라운 예지가 수시로 발현함을 느낀다.

이번 세미나의 날짜도 벌써 오래전에 잡혔었는데 지나놓고 보니 북한에서 중대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 후의 세째날이었다.

무언가 절묘하다.

발제를 한 박찬모 평양과기대 명예총장(챈슬러)와 네명의 패널리스트들이 부랴부랴

원고를 수정하였다기 보다는 예측지수에 현실지수가 묵직하게 더해졌을듯 싶다.

 

 

 

 

 

발제하는 박찬모 명예총장(챈슬러)

 

 

 

개교를 위하여 고생도 많이 했고 17개 동을 짓고 개강을 한지 일년반이 지난

지금도 계속 힘든 상태라서 이번 세미나를 개최하면서도 조심스럽다는

술회에 공감이 간다.

그래도 이분들은 오래 평양에 있다가 온 분들이고

김진경 총장께서는 사흘전에 평양을 떠나서 상해를 거쳐 이 세미나 중간에

막 도착한 분이어서 그분들의 입에 모두들 관심이 지대하였다.

 

 

 

 

평양에서 막 들어온 김진경 총장(오른쪽)이 민주평통 긴현욱 수석부의장과 인사를 나눈다.

김 총장은 작고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개인적 친분을 쌓았으며

"당신의 하나님"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김진경 총장은 미국 시민권자이며 중국의 영주권자

평양의 명예 시민, 그리고 서울 명예시민이라는 신분이 말하듯

자랑스러운 세계시민이라기 보다는

고난의 현주소를 밝히는 징표를 갖고 있었다.

 

 

 

 

게으름을 피우느라 세미나에 참석한지 벌써 며칠이 지나고 나서 글을 정리하려니

벌써 참신성이 좀 떨어지는듯 하지만 일단 이날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권력 투쟁이든 아니든간에 북한이 변화의 길에 들어선 것만은 확실하다는 것이다.

또한 평양과기대에도 컴퓨터 공학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시장 경제를 가르치는 경영학과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국제학회와 국제 세미나도 열면서 자본주의 사회의 면모도

모르는 사이에 접하게 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외국인 교수들이 평양과기대에 적을 두고 있지만

한국 국적의 교수는 한명도 없는데 그 이유는 북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천안함 폭침과 연평 해전 이후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에 따라서 우리 교수들이

방북할 수 없다는 가이드 라인에 따르는 것이라고 한다.

이 부분은 금년말 대선이 끝나면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

하는 일종의 기대를 갖고 있었다.

또한 교정에 김정일 동상과 같은 우상 숭배가 있어서 우리쪽 교계의 부정적

시각이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역시 오해가 있다는 해명이었다.

동상이 아니고 주체탑이 있다는 사진 확인도 있었다.

평양과기대 학생들의 영어 수준은 이미 대단한 바가 있었고

강의와 토론은 처음부터 영어로 진행된다고 한다.

평양 과기대가 자유의 가치를 심어주는 트로이의 목마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간절하지만 아무도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다.

그곳 머리 좋은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서 컴퓨터 해킹이나 한다는 항간의 오해는

문자 그대로의 헛소문이고 현재 그곳에는 30대의 컴퓨터가 확인과 허락을 받아서

학술적으로만 개방되어 있다는 설명도 있었다.

 

 

 

엊그제 평양에서 발간된 신문의 헤드라인도 이제는 경제 발전에 관한 슬로건으로 가득하고

남조선을 비방하거나 미제를 욕하는 내용은 거의 없다는 김 총장의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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