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르고 벼르던 우포에 닿았다.
어제 새벽만 하여도 우포는 바람을 시켜 물안개를 모두 씻어내 버리더니
오늘은 오랜 염원 아로새기고 먼길 달려온 중생에게
고마울 손
자신의 진면목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사진작가, 외우 석포는 어제 새벽에도 미리 탐사를 나와 보았으나 빈손이었는데
오늘은 아마도 올해 들어 최고의 장관이지 싶다는 평가를 내린다.
내 사진 실력이라야 단순 리포터의 수준이지만 어떠랴,
내 심안에 핀 물안개와 일출은 전대미문이거늘!
해가 솟자 때맞추어 사공이 나룻배를 저어나왔다
늪지로 떨어진 햇님의 반영을 건지려는가
수초에 몸을 숨긴 월척 붕어나
뻘아래에서 승천을 노리는 이무기
혹은 펄떡펄떡 산란기에 들어선 잉어를 담으려는가
해는 형형색색으로 쉬임없이 솟아올랐다.
전국민의 DSLR 카메라 보유의 시대에도 여기 일단의 사람들은 사진보다
관람에 열중한다.
기특하다.
숨을 죽이고 무엇을 염원하는가
돌아나오는 얼굴에 미소가 담겼다.
일출 이후에 대비, 진사들은 벌써 명당에 자리하고 있다.
이제는 일출보다 막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붙들어야한다.
경험많은 외우 부부는 벌써 좋은 곳에서 자리를 틀고 타임을 조절하고 있는 모습이다.
숱한 우포 사진에서 보아온 사공은 거의 프로급 모델이었구나,
신비가 좀 훼손되는 순간이랄까
리포터에게는 오히려 절묘한 장면이기도 하다.
사공이 그물을 편다.
모델, 아니 사공이 이제 방향을 돌린다
햇살이 미루나무에 색조를 더해준다.
외우의 부인도 오래 사진을 하신다.
내 친구 두사람, 진사들
멀리 외지에서 관광버스 타고 온 사람들은 금새 자취를 감추었지만
우리는 넓은 우포늪을 차로, 혹은 도보로 걸으며 영상을 채집하였다.
그 기록은 다음에 또 올립니다.
오래 전에 써두었던 시화 한 점 소개합니다.
Flute Concerto in G major, Op.29
칼 슈타미츠 / 플룻 협주곡 G장조
Carl Stamitz 1745 -1804
첫악장 알레그로는 전통적인 소나타 형식이고,
1악장 (Allegro)
2악장의 서정적인 안단테는 매력적인 피치카토 반주를 곁들이고 있다.
종결악장은 미뉴엣이 삽입된 비르투오조적인 론도다.
슈타미츠, 요한 안톤 Johann Anton Stamitz (1717~1757 / 보헤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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