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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

원평재 2013. 5. 2. 18:37

 

 

 

 

 

 

 

고향가는 길은 항상 고단하다.

그리워서 고단하고 애상에 겨워서 고단하다.

 

서슴없이 내 고향은 "대구"라고 하지만 사실 진득하게 밥그릇을 비운 시간으로 따지자면

거의 끝자리 순서에 들어갈 곳인데도 고향은 대구이다.

사춘기의 영혼이 매몰되어있는 곳,

그곳이 고향이 아니고 무엇이랴

 

 

 

기억속 아직도 익숙한 옛 어근 달구벌, 대구

새로운 접미, 보조어들이 붙어서 다소 생경해진 지명들이 되었으나

그들이 이마 위로 훌쩍 지나칠 때 마다

감성은 경끼를 일으킨다, 이 나이에도.

아니 이 나이라서 더욱~

 

 

 

 

대구가 고향이라고 주장하며 "푸른다리"의 추억이 없는 자

어디 이스랴

 

 

 

 

"시지"는 원래 청도에 속했었지, 아마.

청도 지역의 대부분이 대구로 쓸려들어오는데 "시지"인들 난공불락이랴,

 

나와 시지는 거리가 멀었지만

나이가 들면 모든게 추억의 변경에서 머뭇거리지않고

기억의 중앙통 십이간 도로에 편입되고 만다.

 

내 친구 기사의 갑작스러운 전화 호출에도 마다않고 움직인 고향친구,

그 고향 친구가 이끈 "노루 궁뎅이 집"이 시지 근방에 있어서

정식 행정동명은 차치하고 그곳은 금방 "시지골"이 되고만다.

원래는 수성구 욱수동 108-7, "욱수골"이라고 한다.

 

 

고향에 오니 어디를 가나 '두리두리' 모두 학맥, 인맥이지만

나는 그냥 진득이 앉아있었다.

2-28때는 맨먼저 앞산, 대명동 교사에서 뛰어나와

반월당까지 이르른 자부심의 학맥을 가진

유원 학우는 다음날 청우회의 일원으로 가덕도 탐방에 나선다면서도

중학교 이후 처음 만나는 구우를 극진히 여겨주었다.

 

 

"노루 궁둥이 버섯 집"은 치매 예방에 좋다는 신묘한 버섯의 약효가 뜨면서

인산인해를 이루었는데,

사실은 시류에 따른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이 집에서 정성들여 키우는 "버섯 정성"이

사람들의 마음을 모운 결과라고 한다.

 

저쪽에 보이는 사람들도 사실 모두 두리두리 학맥, 인맥이다.

유원 학우는 자제가 서울 신사동에서 성형외과를 하고 있어서

여유있는 농담들이 오고갈수 있었다.

성형에도 의료성형 분야가 개척되어서 미용성형의 경지를 넘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소주 맥주가 오고갔지만 나는 오랜만에 "불로 막걸리"에 집착하였다.

노루 궁뎅이 말고 황금비늘 버섯도 맛보았다.

최근 효험이 알려지고나서 그 이름이 뜬 버섯이라고 하는데 정작 그 효험은 듣고도 잊었다.

건망증 수준이리라, 자위해본다.

 

"시지"가 과연 뜨는 동네인가 보다.

야심한 밤중(문법이 좀 틀리는가?)에 웬 학생들이라니!

이 시간에 학원을 파하고 집으로, 혹은 독서실로 가는 고교생들이 길을 매웠다.

 

 

 

 

 

잠자리는~

구태어 친구의 집에서 잠을 잤다.

또다른 학맥인 은퇴 교수가 혼자 집을 지키는 경우였다.

낮에 영월에서 시조 짓기 대회에 나갔다가 늦게 들어온 이 친구는

심야 랑데부를 굳이 청하여 안동 소주를 식탁에서 몇잔 나누었다.

 

차를 끌고 내려온 친구 기사도 "노루 집"에서 과음이 되어 여기까지는

대리 기사를 썼다.

다음날 아침 네시에 창녕 우포의 새벽 일출을 보러가야하겠기에

차를 식당에 둘 수가 없었다.

 

 

은퇴 교수가 홀로 집을 지키고 있었다.

 

 

다음날 새벽 4시,

사진작가 석포 학형과 약속이 된 톨게이트에서 만나

반드시 일출을 보리라!

꿈을 안고 우포로 향하였다.

 

 

 

 

 

 

오로지 우포를 향하여 차들이 달려들고 모여들었다.

아뿔사, 해는 아직 뜨지 않았으나 과연 일출을 볼 수 있으려나~~~.

 

오른쪽 흰머리의 석포 학형이 보인다.

늪지에서 일출을 보는 방식과 산위에서 보는 방식 중에서 이 날은

산을 택하였다.

물론 석포 학우의 결정이었다.

나는 수년간 벼르기만 했던 초행 길이었다.

 

 

 

 

 

가슴이 뛴다, 해야 솟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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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디 /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춘희)' 중 '프로벤자 내고향으로'

2막 1장 조르쥬 제르몽(George Germont)의 아리아

 


Di provenza il mar il suol 프로벤자 내고향으로
Ettore Bastianini(1922-1967) baritone - Carlo Maria Giulini, cond
Orchestra e Coro del Teatro alla Scala, Milano
1955년 녹음




아버지 조르쥬 제르몽이 비올레타가 떠난뒤 시름에 잠겨있는
알프레도앞에 나타나 아들을 달래며 비올레타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갈것을 권유하며 부르는 노래입니다.


GERMONT
Mio figlio!
Oh, quanto soffri!
Oh, tergi il pianto,
Ritorna di tuo padre
Orgoglio e vanto.
Alfredo disperato siede presso il tavolino
col volto fra le mani.

Di Provenza il mar, il suol,
Chi dal cor ti cancellò?
Al natio fulgente sol,
Qual destino ti furò?
Oh, rammenta pur nel duol,
Ch'ivi gioia a te brillo,
E che pace colà sol,
Su te splendere ancor può.
Dio mi guidò!
Ah, il tuo vecchio genitor,
Tu non'sai quanto soffrì!
Te lontano, di squallor
Il suo tetto si coprì ...
Ma se alfin ti trovo ancor,
Se in me sperne non falli,
Se la voce dell'onor
In te appien non ammutì,
Dio m'esaudì!

프로벤자의 하늘과 육지를 누가 네 마음에서 지워 버렸느냐?
누가 네 마음에서 지워 버렸느냐,
프로벤자의 하늘과 땅을?
태어난 고향의 눈부신 태양을 어떤 운명이 빼앗아 갔느냐?
어떤 운명이 빼앗았느냐,
태어난 고향의 눈부신 태양을?
오, 생각해내 다오.
거기서 너는 기쁨으로 빛나고 있었음을.
거기라면 네게 평화가 다시 한 번 빛나리라는 것을,
하느님이 어김없이 인도해 주시리라.
아, 나이든 이 아비에게 얼마나 큰 고통이었는지 알리가 없겠지.
나이든 이 애비에게,
네가 없어진 뒤 그 집은 쓸쓸한 모습이 되었다만,
그 집은 쓸쓸한 모습이,
쓸쓸한 모습이 되었다만,
다시 너를 만났으니 아직 희망이 있구나.
명예의 목소리가 네 속에서 아주
완전히 입을 다물지는 않은 셈이니,
하느님이 틀림없이 들어 주시리라.

베르디의 18번째 오페라이며 '리골레또', '일 트로바토레'에 이어 사회적 신분 때문에 억눌려 온 인간을 주인공으로 삼은 비극이다. 그러나 여주인공 비올레타의 윤락녀라는 처지는 많이 희석되어 그의 작품 중 드물게 피를 흘리는 일이 없는 서정적인 내용을 지닌 작품이다. 원제 'La Dame aux Camelias(동백꽃을 단 여인, 동백꽃 부인)'는 여주인공이 언제나 가슴에 동백꽃을 달고 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오페라에서는 La Traviata(잘못된 길에 들어선 여인, 타락한 여자)로 제목을 바꾸었고 여주인공도 마르그릿트에서 비올레타로 고쳤다. 지금까지 차곡차곡 오페라 작곡가의 지위를 확고히 쌓아온 베르디는 이 '라 트라비아타'에서 혹평을 받고 주춤한다. 그 까닭은 작품의 소재가 오페라 세리아임에도 불구하고 현실(당시)의 이야기를 여과없이 그대로 썼다는 것. 소위 신성해야 할 무대 위에 윤락녀를 여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점, 그리고 그 여주인공이 폐병으로 죽는 장면도 전에 없이 역겨운 데다가 초연 때 노래한 소프라노 가수가 도저히 폐병환자라고는 볼 수 없는 뚱보였다는 사실 등을 꼽는다. 물론 베르디 자신은 초연 실패에 낙담하기는 커녕 오히려 "이 오페라는 머지않아 세상을 휩쓸 것이다"라고 장담했다. 과연 오늘날은 이태리 오페라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의 변함없는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오페라 "춘희" 줄거리

전주곡

베르디의 모든 전주곡 중 가장 아름답고 설득력 있는 명곡이다. 특히 현악 4중주로 연주되는 서두부분은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몇 소절을 듣기만 해도 황홀한 기분에 젖어 버린다. 곡은 후에 비올레타가 알프레도에게 이별을 고할 때 울리는 선율이며 또 제 3 막에서 병들어 누운 비올레타를 암시하는 음악이기도 하다 .

제 1 막 「비올레타의 집 응접실」

구슬픈 전주곡이 잦아들면 화려한 음악으로 바뀌며 막이 오른다. 응접실은 파티 손님으로 가득하다. 그들은 "인생은 즐기는 것"이라고 합창한다. 이 집의 주인인 비올레타가 미소를 뿌리며 손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을 때, 가스통 자작이 함께 온 청년을 소개한다. 그는 남부 프랑스 지방 한 갑부의 아들 알프레도 이다. 유흥가에 경험이 없는 순진한 그에게 문득 비올레타의 눈길이 머문다. 주위의 요청에 못이겨 알프레도는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른다. 그가 부르는 '축배의 노래(Birndisi: Libiamo, libiamo ne'lieti calici)' "행복의 잔을 들어 건배하자"를 비올레타가 따라하고 사람들도 다 함께 술과 노래와 일락을 칭송한다. 이윽고 응접실에 무곡이 흐르면 손님들은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들과 함께 춤을 추려고 일어나다 비올레타는 갑자기 어지러워 의자에 쓰러진다. 염려하는 손님들을 괜찮다고 내보내고 혼자 창백한 얼굴로 거울 앞에 앉아 있는 동안에, 갑자기 알프레도가 나타나 진심에서 우러나는 사랑을 호소한다. 둘은 2중창 '어느 행복한 날(Un di felice)'을 부른다. 비올레타는 처음에 그의 말을 곧이 듣지 않고 웃으며 가볍게 흘려버린다. 그러나 너무도 순진한 호소에 감동하여 가슴에 달고 있던 동백꽃을 건네주며 "그 꽃이 시들 때"하고 내일을 약속한다. 밤은 지새고 손님들이 하나 둘씩 돌아간다. 홀로 응접실에 남은 비올레타는 야릇한 마음의 동요를 느끼며 아리아 "이상하다! 이상해!..(E strano! e strano!...)"를 부른다. 그 노래는 어느새 자기 처지를 한탄하는 자조 섞인 내용으로 바뀐다. 그 때 갑자기 알프레도의 사랑의 노래가 멀리서 들려 온다. "아, 그이인가..(Ah, fors'e lui)"하고 그 소리에 이끌리지만 미친 듯이 그의 사랑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며 그녀는 "언제나 자유롭게(Follie! Follie!.. Sempre libera)"하고 쾌락을 찬양한다.

제 2 막

[제1장 ㅣ 파리 근교의 시골집]
석달이 흘러갔다. 일프레도의 지극한 사랑에 마음을 연 비올레타는 파리의 생활에서 벗어나 둘이 이 집에 와 살고 있다. 사냥복 차림의 알프레도가 들어와 아리아 "그녀와 멀리 떨어져 있으면(Lunge da lei)... 내 끓어 오르는 마음(De' miei bollenti spiriti)"을 노래한다. 파리에 나갔던 하녀 안니나가 돌아온다. 그녀에게서 생활비 때문에 비올레타가 물건을 내다 팔아야 한다는 사실을 듣고 알프레도는 직접 돈을 구하려고 파리로 떠난 다. 이어 알프레도의 아버지 죠르주 제르몽이 찾아온다. "발레리 양입니까?" "네"하고 둘은 인사를 나누며 2중창을 펼친다. 그는 비올레타가 아들을 유혹하여 재산을 빼앗을 속셈을 품은 줄로 오해하고 있다. 그러나 실은 그녀가 진정한 사랑을 위해 자기의 온 재산을 탕진하고 있음을 알고 감격한다. 그렇지만 둘의 동거생활은 딸의 결혼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므로 제발 아들과 헤어져 달라고 부탁한다. 울며 어쩔 수 없이 청을 받아들인 그녀는, 한 여자가 자기의 행복을 희생했음을 딸에게 전해 달라고 당부한다. 죠르주는 그녀를 위로하고 격려한 뒤 자리를 떠난다.
곧 비올레타는 작별의 편지를 써 놓고, 돌아온 알프레도에게 아버지가 찾아왔던 사실을 알린다. 그리고는 슬픔을 참고 그를 껴안으며 "나의 알프레도, 당신을 사랑해요!"하고 미친 듯이 외치면서 밖으로 달려나간다. 얼마 후 비올레타가 마차로 파리에 갔음을 안다. 그 때 그에게 편지가 도착한다. 의아해 하며 겉봉을 뜯어보니 뜻밖에도 이별을 알리는 비올레타의 편지였다. 비올레타가 잠깐 있다 돌아올 줄 알았던 알프레도는 몹시 슬퍼한다. 때마침 아버지가 돌아와 고향 프로방스(프로벤자)의 아름다운 풍경을 묘사한 아리아 "프로벤자 내 고향으로 (Di Provenza il mar)"를 노래하며 슬픔에 잠긴 아들을 위로한다. 알프레도는 아버지의 위로따위는 아랑곳도하지 않고 자신을 배신한 비올레타에게 "복수하겠다!"며 뛰쳐나간다.

[제2장 ㅣ 파리, 플로라의 응접실]
흥겹게 파티가 열리고 있다. 알프레도가 불쑥 나타나 카드놀이 판에 끼어든다. 비올레타와 손을 잡고 들어온 두폴 남작을 보고 내기를 하자고청하여 결국 계속 돈을 따낸다. 사람들이 음식을 먹으려고 다른 방으로 몰려간 사이에 알프레도가 비올레타에게 정말 마음이 변했느냐고 다그쳐 묻는다. 알프레도의 아버지 죠르주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녀는 남작을 사랑한다고 거짓말 한다. 화가 치민 알프레도는 사람들을 불러모아 놓고 큰소리로 그녀를 모욕한 뒤 놀음에서 딴 돈을 얼굴에 뿌린다. 비올레타는 너무 놀라 기절하고 사람들은 무례한 그의 행동을 나무란다. 그 때 죠르주가 들어와 아들을 힐책한다. 이제는 돌이킬 수가 없다고 자신의 실수를 후회하는 알프레도, 그렇게 망신을 당하고도 그를 잊지 못하는 자기의 깊고 깊은 사랑을 읊는 비올레타, 알프레도를 비난하는 남작, 그리고 참석한 모든 사람들의 비올레타를 향한 동정어린 격려 등 각기 저마다의 사연을 노래하는 일대 합창속에 막이 내린다.

제 3 막 「비올레타의 침실」

아름답고 비극적인 제 3 막 전주곡이 끝나면 막이 오른다. 비올레타는 폐병이 도져 소지품을 팔아 약값을 대다 못해 이제는 죽을 날만 기다리는 신세가 되어 있다. 의사 그랑빌이 찾아와 하녀 안니나에게 앞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린다. 비올레타는 죠르주가 보낸 편지를 꺼내 읽기 시작한다. 이제야 모든 사정을 알고 알프레도가 시죄하러 갈 것이라는 내용이다. 비올레타는 너무 늦었다고 한숨을 쉬고는 즐거웠던 지난날을 돌이키며 아리아 "지난날의 아름답고 즐거웠던 꿈이여, 안녕(Addio, del passato bei sogni)" 을 부른다. 드디어 알프레도가 찾아온다. 그는 비올레타에게 용서를 빌고 그녀를 따뜻이 껴안으며 다시 한 번 파리를 떠나 시골에서 살자고 2중창 "사랑하는 이여, 파리를 떠납시다(Parigi, o cara, noi lascermo)"를 함께 노래한다. 비올레타가 자기의 초상이 든 목걸이를 그에게 건네준다. 아버지 죠르주가 달려 들어와 둘의 사이를 허락하지만 이미 때는 늦어 비통한 앙상블이 된다. 비올레타는 사랑하는 사람의 품에 안겨 의식이 아득해져서 마지막 순간을 맞이한다. "이상해요!.. 갑자기 고통이 없어졌어요. 지금까지와는 다른 활력이.. 온몸에 되살아나요! 아! 다시 살아나는 거에요! 기뻐요! 하고 절규한 뒤 갑자기 고개를 떨구고 숨을 거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