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앉아있는 분은 정년 퇴임을 오래전에 한 시인, 신길우 교수입니다.
일년에 두번씩 무크지 형식으로 문예지, <문학의 강>을 내는데 모두 자비 출판입니다.
출판 기념회 행사도 모두 자비로 저자들을 불러 식사 대접까지 합니다.
몇년전, 자녀들을 모아놓고 정신이 남아있을 때까지 이러한 의미있는
일을 하며 돈을 쓰겠다고 선언하고 동의도 받았다고 합니다.
세상에 훌륭한 일도 많겠지만 이분의 뜻도 어지간히 훌륭한 일에는
버금가기도 아깝다는 생각입니다.
이번 5집 출판 행사는 서초동의 브로비스타 호텔에서 개최되었는데
문자 그대로 경향각지의 분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소생도 구고에서 하나 추려 졸시를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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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강합수
큰 강들이 만나는 곳에
사람들의 물결도 일렁인다
오하이오 강
앨리게니 강
모농가헬라 강
삼강 만나는 곳에
바지선 움직여
철광이 철강되며 뜨겁게 외치니
아이언 시티 피츠버그 탄생이던가
깊은 물맛 순하게 빚은 토속 맥주도
아이언 시티 라벨로 띠 달고보니
동네 이름은 못 속여 쇳내나는 맥주 거품
신토불이로 토박이들
입술 적셔 내단말가
대양 건너 먼 마을 예천 삼강
낙동강 큰줄기에
봉화 발원 내성천
문경에서 나온 금천
회화나무 방천 아래서 거품일어 숙덕이는데
가가호호 논이나 몇 마지기 짓는 동네
모내고 물대던 농부 보다야
보부상 뱃사공이 주로 찾던 거기 삼강주막
도가에서 자전거로 나와 며칠 삭은 막걸리
텁텁한 쌀 내로 컬컬히 목젖 적시다보면
안주는 김치쪽 거져라도
부뚜막 위 흙벽 파서 새겨놓은
만고의 외상 장부 줄하나 더 긋단말가
여기나 거기나
그때나 이제나
삶의 저울은 시소 끝의 평형이런가
* 피츠버그에서 예천 삼강을 그리워하며
세모의 거리에 송년 문학의 밤과 문우들의 모임도 여기저기에서 성황입니다.
곧 있을 문협 이사장 선거와도 무관치는 않은듯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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