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포토 에세이, 포엠 플러스

월간 순국 5월호 권두언

원평재 2018. 5. 14. 12:04








 


오월광장에서 오월의 단상

                                                                                                        김  유  조

오월이 되면 이웃나라 중국의 칭다오와 "오사운동"을 생각하게 된다. 한갓 이웃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나라 삼일운동이 그 멘토였기에 더욱 생각이 간절하다. 칭다오는 서세동점과 열강의

중국 간섭시대에 독일이 조차하였던 땅이다. 일차대전 후 패전국 독일로 부터 일제가 그 잇권을

고스란히 받아내려다가 들불처럼 번진 오사운동의 결과 무위로 돌아가게 된다.

1919년 5월 4일에 시작된 저항과 자각의 운동이었다.

그 두달 전, 우리나라에서는 삼일 만세 운동이 벌어졌고 오사 운동에 큰 영감과 힘을 주었는데

지금 그 흔적은 아무데에도 없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도 찾을길 없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자주찾는 인사동 옆 파고다 공원 한 구석에라도 칭다오의 "오사바람탑(五月的風)"의

미니 복제품을 세워놓으면 그들은 무엇이라고 느낄까. 아서라. 역사의 맥락을 모르는 저들이기에 공연히

모화(慕華)로 여길까 두렵다.

아이러니하게도 독일이 칭다오, 혹은 중국에 남긴 공덕이 있다면 흔히 말하는 칭다오 맥주와

유럽식 건축 양식 등등 보다는 반 외세, 반 봉건주의, 중화적 자각의 모멘텀을 제공한 데에 있지

않을까.

오월을 맞이하여 "칭다오 오사광장에서"라는 시 한수를 읊어본다.



 

(시) 칭다오 오사광장에서

 

한시간 구분 거리의 칭다오 공항

눈 비 내리는 기상도는 우리나라 반경이라

외 백제의 변경의식도 무리는 아닌듯하고 

가까이 1919년 5월 4일의 오사운동도

그해 우리나라의 삼일운동이

두달이나 빠른 모범이었을텐데

 

그 광장에 세워진 오월의 바람(五月的風) 탑

귀퉁이에라도

그 어떤 문서나 구전이나 외전에도

우리 삼일의 흔적은 없다.

 

중화로 뻐기며 으스대는 몸짓은

칭다오 올림픽 공원의 청동상으로 형상되었고

금 메달 51개의 황금광휘는 갈수록 글로벌 화살로 다듬어지니

반외세 오월광장

오월의 바람(五月的風) 탑 풍향계도

회오리가 되어 지구의를 품고 휘돌아 용이되어 승천하는데

 

그 아래 기념촬영하는

천연스런 한족들의 평안한 미소 어느 구석에도

반외세를 외치던 모습은

해풍과 빗물로 씼긴듯 자취없지만

이젠 그들이 외세인 세월

 

무심한 숫자

5-4의 광장앞 중화의 우세 속에

그 멘토 3-1의 흔적 묘연하니 우세스러워라


필자(서초문인협회 회장, 국제 펜 국제교류위원장, 건국대학교 명예교수-전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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