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어느 날의 섬 풍경
김 유 조
작은 섬이라
생쥐 죽은듯하네
적막오후
존재의 표피에 녹만 슬던 철탑 위의
쭈그렁 스피커
느닷없는 시험방송인가
출항금지
네 마디소리가 흩어지지도 않고
허공에 어망 뜨기처럼 내 걸린다
아프리카계 청년 두엇
축항 마당에서 듣는 둥 마는 둥 쇠바늘로
그 어망을 수선 한다
먼 바다의 풍랑이 아직 내지르지 않아
더욱 고요한 내항의 빈 밥집
낮은 뒷담 골목으로 차령 넘긴 물고기 운반차
허우적대며 지나간다
섬도 숨은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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