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도 기행
김 유 조
보령 앞바다
풍어와 풍랑의 상극을 아울렀다는
쇠잡이 사당 계단 몇 발짝 앞에서
벌써 격랑과 파랑 주의보가
깃발되어 펄럭인다
해마다 황소의 정수리를 내려쳤던 그 순간은
지금도 어둑한 내부에서 유현하고
이윽고 흘러내린 선홍빛은
뒤 곁 옹기그릇들을
채우고 채우고도 흘러넘쳐서
시방도 흙은 저 황토빛이련가,
그때 뽑혀서 제의에 나선 소복 선남선녀들의
저 청람 빛 해심들
풍어 풍랑에 관한 조바심 보다는
심해를 향하여 초혼으로 두런거리던 뜻 모를 소리
먼 파도가 되어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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