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문화의 파편들

속절 없었던 세모의 추상/2002년(Essay)

원평재 2004. 1. 21. 19:24


어제 오후에 막내 녀석이 다시 서부로 떠났다.
학부 들어갈 때에 자연과학을 하겠다는 녀석을
컴퓨터 공학을 시켰더니 마음 여린 녀석이 내내 불평은 않았지만
불만은 읽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마음을 부쳤는지 TA도 따고 성적도 4점에 3.925---,
부칠 짐도 없다면서 달랑 짐 두개를 들고 메고, 가슴이 아프다.

차는 수동형으로 1000불 짜리(세상에!)를 끌고 다니니,
뉴욕있는 형이 가보았더니 완전 고물 수준이란다.
내년에는 벤처를 학교내에서 한다고 처음으로 돈을 조금 받아갔다.

벤처라---, 빌 게이츠 아버지가 되나---,
덕담만 하는 사위와 멀리에서 전화로 "간섭하지 마시라"는 큰 놈이 미워서
집사람은 밤을 새웠다.
"캄파니" 등록 부터 "단디 해라"라고 아는체 하는 애비 말에
고개만 끄덕이는 것이 별 도움이 안되는 소리인 모양이다.

매년 보신각 제야의 종소리 함께 들었는데
여러해 전부터 두사람 뿐이네.

아내는 이제 성가시어 보냈던 외손녀를 다시 데려오고 싶다고 의논인지
통고인지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는 당장 그렇게 하라고 너그러운체 격려하였다.

세모가 속절없다.

차이코프스키의 센치멘탈 월츠(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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