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중심 사상은 일부 학자들이 주장하는 원시 모계사회가 종언을
고하는 어느 시점부터 일관되게 인류사를 지배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여성주의에 눈을 뜨고 새로운 가치관을 획득, 정립하려는 노력은
다음의 페미니즘 항목에서 서술코자하고
여기에서는 남성 우위/여성 종속의 사고 체계가 일상적, 보편적 수준으로
지배하는 대표적 문학작품을 제시한다.
사실 문학사적으로 볼 때 가부장적인 토대의 이야기 전개는 거의 모든
고전과 현대 작품을 일관한 흐름이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다.
심지어 여권이나 여성의 입장을 옹호한 문학 작품들도 그 내면을
통찰하여 보면 기본적 시각에는 남성우위의 체제라는 전제가 엄존함을
알게된다.
순종형 아내의 가장 전형적인 예는 제프리 초서(Geoffrey Chaucer)의
"캔터베리 이야기"(Canterbury Tales)의
그리젤다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순레자들은 그리젤더의 이야기를 듣고
자기 주위에서는 이러한 이상적인 여성을 찾을 수 없다고 탄식한다.
바꾸어 말하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여자란 이토록 순종적인 여성상
이라는 의견에 대한 만장일치라고 하겠다.
사실 그리젤더의 이야기는 부계사회로 이어져 온 인간사에서
범세계적인 보편성을 갖고 있다.
데카메론』(Decameron)에서도 그리젤더의 이야기를 다루었듯이
이와 유사한 수많은 이야기가 범람하는 것이 그 반증이다.
초서가 그린 그리젤더는 무일푼의 노예신분이다.
그래서 월터 공작의 청혼을 황송하게 받아드리며 남편에 대한
절대복종이라는 결혼조건을 이의 없이 승복한다.
그의 온화한 부덕(婦德)은 주위의 불화와 갈등을 평화롭게 중재하여
곧 모든 여성들의 귀감이 된다.
그녀의 첫째가는 미덕은 순종이다. 그녀는 남편이 이를 시험하기
위하여 제시한 많은 난제들,
예컨데 자식을 죽이라는 명령, 결혼을 파하고 떠나라는 명령도
순종할 뿐 아니라 오히려 하녀의 신분으로 남편을 섬기겠다고
맹세한다.
이제 역경을 견디어 시험에 통과한 그녀에게는
행복한 결말이 뒤따른다.
남편의 사랑과 자식들과의 재결합이 그것이다.
결국 이 이야기에 나오는 순종형 아내의 특징은 아름다움과 수동성,
남편을 하늘같이 모시기,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절대적 복종심이라고
하겠다.
이와 비슷한 여성상은 다소 코믹한 바탕에서이기는 하지만
쉐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Taming of the Shrew)에서도
다시 발견하게된다.
무일푼의 주인공 페트루치오는 날려버린 재산을 되찾을 요량으로
아내를 구하는데 마침내 아름다운 케이트와의 결혼에 성공한다.
케이트의 아버지는 말괄량이를 시집보내게 되어서 만족하며
많은 지참금을 사위에게 준다.
페트루치오는 여러 가지 어려운 시험을 과하여서 케이트를 길들이는데
성공한다.
그녀는 오랫동안 말을 타야했고 굶주림도 당하였고 하인들 면전에서
모욕도 감수해야 되었다.
페트루치오는 "신하가 왕을 섬기듯이 아내는 남편을 섬겨야하는 법"
이라고 주장하며 케이트도 "남편의 발 밑에 두 손을 놓는다"고
화답한다.
마침내 그녀가 얻는 것은 남편의 사랑과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