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Sex, &

페미니즘 이론의 폭풍 / 쇼월터, 스펙스, 수잔 구바 등

원평재 2004. 3. 22. 08:51

메리 엘만은 남성 작가나 비평가에 의해 제시된
전형적인 여성 이미지를 무정형성, 수동성, 불안정성(히스테리),
편협성, 실용성, 순결성, 물질주의, 정신주의(공상성), 비합리성,
순종성, 반항성(말괄량이, 마녀)의 열 한가지로 요약한다.

또한 서구문학에 나타난 여성은 현실성을 결여한채 천사/마녀로
양극화되어 왔다고 한다.

천사형은 여성을 가사와 육아에 속박해 놓고 가족의 평화를 위한
순종적인 형상으로의 미화였으며

마녀형은 남성의 권위에 도전하는 주체적 여성을 억압하기 위해
고안한 장치에 다름 아니었다.

동양사회와 동양의 문학 장르에서도 이와 같은 이분법은
마찬가지이다.

여성 이미지 비평가들이 착수한 또 다른 해체작업은
동화(童話)에서의 남성 중심주의의 전제에 대한 것이다.

동화를 통해 소녀들은 백설공주나 잠자는 숲 속의 공주처럼 
남성이 생명을 갖고 올 때까지 가사(假死)의 상태에
빠져있는 것이다.
소녀들은 이에 따라 예뻐지는 노력을 게을리 말아야 하며
추악한 여자, 잔인한 계모, 간악한 마녀가 되지 말아야하도록
세뇌되어왔다.

케이트 밀레트 역시 여성 이미지 비평의 선구적 위치에서
"성의 정치란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로렌스와 밀러 등의
작품에 재현되고 있는지"를 보이고자 했다.

그녀에 의하면 원초적 생명주의를 예찬한 듯한 로렌스도
사실은 "남근 숭배 의식의 전도사"에 다름아니라는 것이다.

고발과 분노의 목소리에 가득한 이미지 비평은 이어서
그 동안 묻혀져 있었지만,
여성을 중심 인물로 설정한 여성작가의 텍스트를 발굴하고
재음미, 재평가하는 여성중심비평으로 나아갔다.

이 계열에는 일레인 쇼월터(Elaine Showalter)가 대표적
비평가라고 할 수 있으며 엘렌 모어스(Ellen Moers)의
『문학적 여성들』(Literary Women)과 페트리시어 스팩스의
『여성의 상상력』(The Female Imagination),
쇼월터의 『그녀 자신들의 문학』(A Literature of Their Own)과
『황무지에 있는 페미니스트 비평』, 그리고 샌드러 길버트와
수잔 구바(Sandra Gilbert and Susan Gubar)의 공저
『다락방 속의 미친여자』(The Madwoman in the Attic)등이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고 있다.

이들은 먼저 여성작가의 역사와 텍스트를 점검한다.
묻힌 작가의 작품을 발굴하고 외적인 핍박과 내적인
죄의식을 감수하며 익명으로 또는 남성의 필명으로
작품을 발표한 전말을 연구, 정리하였다.

가부장적 전통 속에서 살아남으면서도 자신들의 분노와
저항의지를 표현하기 위해서 그들은 이중적 전략,
예컨데 코믹 비전이나 공포소설 양식으로 또는 광기와
히스테리라는 상황 설정으로 은밀하게 드러냈던 저간의
사정을 사려 깊게 분석해 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