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문화의 파편들

영화,

원평재 2004. 5. 12. 05:13
한 두어주 전 어느 저녁에 배창호 감독, 주연의 영화 "길" 시사회에 참석하였다.
50년대와 70년대를 오가는 시대적 배경과 떠돌이 인생의대장쟁이,
모루까지 갖고 다니는 낫과 칼갈이 늙은이,우연히 만난 배신한 친구의 딸,
그녀는 지 애비의 장례식에 가는 길이었다.유산한 몸도 추스리지 못하는 처지에---.
칼갈이는 이 배신자의 딸을 끝내 도와주게 되고원수가 되었던 죽은자와의 해원의 과정,
이 배신한 친구는 마지막 진실 게임을 남기고 죽어 상여와 함께 나가고---.
질펀한 한 세대 전의 풍물이 짜릿함을 주었지만 젊은 세대들에게는 어떤 느낌을 줄는지---.
눈에 덮힌 산하의 처리나 배 감독의 명연기 등은 굳이 영상미의 세계를 넘어서서라도 삶의 길섭에 
관객들을 끌어들이지만 햄버거 세대를 호객하기에는 거리감이 있을듯---.
아마도 이제 대학 교수의 길에 들어선 배감독이 교과서적으로 한 작품한 흠잡을데 없는 작품임에는 
틀림 없었다.
20년 감독 생활에 17편을 찍은 배감독의 자세는1년에 4-5편을 찍어서 내 작품인지도 잘 
모르겠다는
임권택 감독과는 차이를 보이는데어느쪽이 바람직하다기 보다는 "다르다"라는 생각이옳을듯.
여주인공 강기화는 실제에는 애같은데영상으로는 섹시하기까지 하니 헨리 제임스의 단편,
"진짜"에서 보는 "실제와 예술의 괴리 현상"이 이 판에도---,
어쩌구하는 맹랑한 생각이 치밀어 올라와서봄 밤의 한기를 모아 꾸욱 눌렀다.
이런 영화를 문예 작품이라고 부르지 아마---.그런 장르의 국제 대회도 있고.
아마도 유럽 쪽의 베를린이나 꺈느나 낭뜨의 영화제에서 이 해의 황혼녁에 낭보가 날아오려나.
봄 비 내리는 저녁의 무드는 밤 비로 이어졌고 늦은 저녁을 "새벽 집"이라는 밥 집에서 한 그릇했다---.
(사진과 음악은 영화와 관계없는 이미지 컷입니다). 

'여기 문화의 파편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네사 갈란테  (0) 2004.07.04
청평 윗쪽  (0) 2004.05.15
휴관하는 세종문화 회관의 마지막 연주/작년 이야기  (0) 2004.03.12
宇巖齋 list  (0) 2004.03.03
K 의원 문병 계획  (0) 2004.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