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문학 산책

"누구를 위하여 집은 고치는가" (헤밍웨이 관련 2-1)

원평재 2004. 10. 18. 04:49
쿠바의 아바나에 있는 헤밍웨이의 고택, 핑카 비히야(Finca Vigia)

헤밍웨이 이야기가 며칠전 신문의 지면을 다시 장식하였다.쿠바의 아바나에 있는 헤밍웨이의 고택이 너무 낡아서미국에 있는 헤밍웨이 재단(Hemingway Foundation)에서200-300만 달러를 들여 개축코자 하였으나 연방정부로부터금지 당하였나보다.그 저택이름은 "핑카 비히야(Finca Vigia)"라고 아주 유명한건물이고 관광의 명소이기도 하다.스페인어라서 Vigia가 비히야인데 뜻은 전망 좋은 농가이다.헤밍웨이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본인 자신, 그리고 손녀이자야한 여배우, 마고가 모두 자살로 일생을 마친 사실은 잘 알려져있다.작가가 네명의 부인과 살았던 사실도 가십거리였다.그러나 용맹의 화신으로 여겨졌던 그가 사실은 매우 소심하고겁쟁이에 불같은 성격이었음은 또 잘 알려져 있지 않은부분이다.누구라 가이없는 용기로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으랴.우리는 실로 매우 겁쟁이어서, 때로 그런 자신에게 불같은 화를 내면서도 겉으로는 당당한체 살아가지는 않는지.그래서 나의 바깥에 우상을 만들고 그가 자신의 원망(願望)대로행위하지 않으면 욕하고 폄하하고 침을 뱉는다.아침 신문에 난 타이틀은 "누구를 위하여 집을 고치는가---"였다."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패러디인 셈이다.다만 우리말로 할 때 패러디의 맛은 더 진국인 것 같다.영어로 한다면 아마도 For Whom the Bell Tolls와For Whom (Is) the House Repaired쯤 되어서자동사/타동사, 혹은 능동/수동으로 맛감이 약간 다를 수 있다."For Whom the Bell Tolls"는 영국의 시인 "존 단"의 싯귀에서따온 것인데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라는 번역은사실 좀 잘못된 번역이다. 우선 Toll은 "조종(弔鐘)을 울리다"라는 뜻이다."누구를 위하여 조종은 울리나, 그건 어떤 한 망자(亡者)나그 가족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우리 모두에게 울리는 조종이다---",라는 것이 시인,존 단이 쓴  "기도"라는 제목의 이 시의 내면이었다.인류애와 인류의 연대의식을 강조한 선언문인 셈이며,헤밍웨이는 이 자기연민의 목소리에 심취하였다.헤밍웨이에 대해서는 전에도 몇차례 다루어보았지만오늘은 뉴스와 관련하여 헤밍웨이 평전과 대표 단편을 2회에 걸쳐 올리고자합니다.거창한, 아니 조금은 유혹적인 도입부를 전개해놓고 꽁무니를 빼는듯하여 교과서적으로 되었다고 욕먹지나 않을까---.그래도 정리 잘하는 "범생이"는 되지않을까---.

Ernest Hemingway(1899~1961)생애와 작품세계  1923년 "단편 세편과 시 열편(Three Stories and Ten Poems)으로 처음 문단에 등장한 Hemingway는 1925년에 14편의 단편이 수록된 "우리 시대에(In Our Time)"를 발표했다. 이 단편집 In Our Time은 Hemingway가 진정으로 쓰고자 했던 것을 시도한 첫 작품집이며 이후 작품들의 기본적인 톤을 형성해 주고 있다. 그러므로 이 단편집을 잘 살펴보면 Hemingway가 쓴 장편들의 주제나 인물들이 여기로부터 확대, 심화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예컨대 이 단편집에 수록된 "매우 짧은 이야기(A Very Short Story)"나 네째장(ChapterⅥ)의 스케치 등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A Farewell to Arms)"의 주제및 등장 인물 등과 상당히 유사하다. 이와 같이 Hemingway의 단편은 장편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며 이런면에서 그는 단편을 통해서 진지하게 장편의 세계로 들어간 작가라고 말할 수 있다.또한 Hemingway는 기자와 편집자라는 직업적 성격과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에피소드들을 단편에 드러내는 방법으로 새로운 스타일을 찾게 된다. 그것이 바로 그의 "하드 보일드 문체(hard-boiled style)로서 특히 단편을 통한 자기연마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는 언어를 간결하게 하여 모든 불필요한 요소나 표현을 제거해서 작품 속에 강력한 이미지를 불어넣고 있으므로 그의 단편에는 많은 상징과 암시가 나타나고 있다.이러한 점은 독자들이 그의 단편의 진정한 가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주기도 한다. 또 하나의 어려움은 그가 쓴 총 49편의 단편들의 주제가 실로 다양하고 한 단편 속에 여러 주제가 뒤섞여 있다는 점이다. 예를들면 Hemingway의 단편 중에 Nick Adams라는 같은 주인공이 등장하는 단편은 16편이나 되고 이 단편들을 하나씩 따로 읽을때는 그 의미가 별로없다. 그러나 이들을 장편의 각 부분들로 파악할 경우 그 주제는 개안 (initiation into life)이라는 명제로 포착될 수 있다. 그는 1921년 "스타(Star)지의 특파원으로 유럽에 건너가, 셔우드 앤더슨(Sherwood Anderson)의 소개장으로 파리에 있는 거트루드 스타인(Gertrude Stein)여사를 마나게 되고 시인 에즈라 파운드(Ezra Pound)를 알게 된다. 이 두사람은 Hemingway의 문학적 교사역할을 한다. 이후 몇 개의 단편을 더 발표한 후 그는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The Sun Also Rises)(1926)에서 파리의 방랑하는 미국 젊은이들을 그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핏제랄드(Fitzgerald),펔,나(Faulkner)등과 함께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를 대표하는 작가가 된다. 그는 이탈리아 전선에서의 체험으로 사랑과 죽음이라는 종말을 그린 "무기여 잘 있거라(A Farewell to Arms)"(1929)를 발표하여 작가로서의 지위를 확고히한다. 1930년대에 그는 "하오의 죽음(Death in the Afternoon)"(1932)을 내놓은 후, 아프리카의 수렵 여행의 체험에서 "아프리카의 푸른 언덕(Green Hills of Africa)"(1935)을 출판하였다. 그리고 1936년 스페인 전쟁에 참가한 체험으로 "누구 위하여 종은 울리나(For Whom the Bells Tolls)"를 내놓았고 일시적으로 좌익 사상에 기울어져 "부자와 빈자(To Have and Have not)(1937)를 발표했다. 제2차 대전에는 유럽에서 특파원으로 근무하고, 귀국하여 "노인과 바다(The Old Man and the Sea)"로 퓰리처상을, 1945년에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여 포크너(Faulkner)와 함께 미국 문단의 거두가 되었다. 만년은 창작활동도 약해지고 노이로제 증세를 보이던 중 엽총으로 자살했다. Hemingway는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실제 체험을 작중의 사실로 사용했다. 그의 작품들은 여행이 있은 직후에 그 여행지를 무대로 하고, 거기서 얻은 실제 체험을 작중 내용으로 쓰고 있다는 데에 일관된 특색이 있다. 다시 말하면 그는 작품을 쓰기 위해서 여행을 했고, 여행을 한 뒤에는 반드시 작품을 썼다. 그의 작가로서의 체험이 끊임없이 여행에서 얻어졌듯이 그의 작품에 나타난 주인공들의 인생에 대한 체험과정 또한 심리적인 면에서 "통과의례(rite of passage)"의 기본골격인 "출발(departure)-개안(initiation)-복귀(return)"의 경로를 밟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작품의 구조에 있어서도 유사한 순환구조를 보여 주고 있다.그의 대표 단편 두편, "인디언 마을"과 "살인자들"을 음미해 본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