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보고 왔다."
그렇게만 말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하지만 비행기에서의 이틀을 빼면 꼭 일주일을 돌아다닌 인도 북부 관광 트라이 앵글
지대를 보고나서 그런 말을 하려니 자신이 서지 않는다.
인도는 크고 무질서했고 더웠고 총체적으로 가난하였다.
그러나 핵 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IT 등을 비롯하여 세계 일류급의 산업 분야를
자랑하는 나라이기도하다.
신들의 정원이라고 할 만큼 불교의 발상지답게 지금도 발자국을 옮길 때마다 신전과
기도소가 즐비하였다.
전국적으로는 그런 곳이 87만개소나 된다던가---.
일주일간을 열심히 돌아다녔으나 어디서 부터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마련이 되지 않더니 마지막 날에 들린 '델리' 시의 압구정 동이라고 하는
'바산트 록'에서 실마리를 조금 잡았다.
총체적으로 가난과 물자 부족에 시달리는 나라였지만 이 곳은 인도의 상류층이
드나들며 서구 문명을 즐기는 곳이었다.
셧터를 누르며 사실과 허구가 경계를 짓지 못하는 인도의 모습을 생각나는대로
적어보기로 하였다.
밤중에 누른 셧터라서 선명도가 조금 떨어진다---.
'바산트 록' 특구에는 최신 영화 개봉관들이 밀집해 있고 어지간한 서구적 현대 시설이 다
있으나 동시에 이런 구걸패들도 횡행하고 있었다.
출입이 아주 자유롭지는 않았으나 그러나 제지 되지 않는 분위기가 역시 인도 다웠다.
삼성을 위시하여 국내 굴지의 회사들이 다 들어와 있었다.
하지만 인도 탐방 중에 우연히 만났던 재벌 회장인 내 친구는 아직 투자 적부에 관한
결심을 망설이고 있었다.
이 곳에서 제조를 하자면 단가가 싸다하여도 구매력의 한계가 있고 또 현지인들의
평균적 기술 수준과 그들의 생산 의욕, 의지 등도 재점검해 보아야할 것이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그가 맨 앞쪽 시트(!)에 있다가 뒷쪽 시트, 내가 앉은 곳으로 잠시
왔다.
"세상을 나름대로 좀 돌아다녀 보았지만 이런 충격적인 곳은 처음이야---."
그가 아직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표정으로 내게 말 하였다.
"정말이야, 끔찍하달까 경이적이랄까---."
내가 끔찍하다라는 표현을 마다않은 것은 조셉 콘래드의 소설, "어둠의 속"에
나오는 콩고 오지의 주재원 커트가 마지막 순간에 부르짖은 "Horror, Horror"라는
공포의 외침을 염두에 둔 말이었다.
내 친구도 다시한번 인도에 대한 놀라움을 반추하는듯 한동안 말이 없었다.
인도의 꿈과 희망이 왜 없을까---.
이렇게 샤리를 입고 나선 젊은 여인들의 가슴에 그 꿈은 서리서리 서려있을 것이었다.
어느 마을에서인가 어린이를 위시하여 많은 인도인들이 모여 서 있었다.
처음 그들의 관심의 표적은 스페인에서 온 이 관광객들이었다.
이윽고 그 관심의 쌍방향은 한국 관광객들에게로 옮아왔다.
순수한 동기가 이렇게 과자를 주고 사진을 찍는 일로 이어졌다.
하지만 내 직관이 옳았달까, 기본적인 정서에 문제가 드리웠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나무라고 외국인들에게도 항변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어느나라에서 벌어진 사건들이 연상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힘이 없으면 아무소용이 없다.
그들은 아이들만 나무라고 아이들은 사실 그 후에도 계속 출몰하였다.
최고 최대의 관심사는 내내 볼 펜(a ballpoint pen)과 과자와 추잉 검이었다.
소를 성물이라고?
너무나 많은 서사적 이야기가 이 부분에도 내재해 있다---.
다음에 그림과 함께 여러 컷을 올릴 생각이다---.
가난한 인도의 처녀들에게도 희망과 열락은 있을 것이다.
먹을 것이 많아서 이 처녀들보다 두세배 몸이 나온 미국 여자들 보다 인도의 이들이
불행할 이유는 없다.
철도 건널목에서 30분 이상을 기다리며---.
아, 인도---.
철길 건널목에서 느린 기차가 올때까지 30분 이상을 기다리며 셔터를 눌렀다.
하지만 실제적 상황은 이 보다 더 참혹하였다.
내 친구 D 산업 회장 부부와 함께---.
이런 자세의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우리도 이런 시절이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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