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문화의 파편들

러브 스토리 인 UCLA 주례사

원평재 2004. 12. 28. 11:59


겨울, 특히 년말 결혼식이 신풍속도가 되었다.밖에 나가 공부하던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홀리데이에 들어와서 혼례를 치르기 때문이다.따라서 나도 년말이 조금 바빠졌다---.

여기에 최근의 주례사 하나를 올려본다.이름하여 "러브 스토리 인 UCLA" 주례사라고---.식장인 시청 앞의 P 호텔 31층으로 올라가기 전에 시청 광장의 크리스마스 츄리를 새로 장만한 디카로 찍어보았다.다시 저 아래에 올린 사진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명동으로 진출하여R 호텔에서 저녁을 먹기 전, 명동 성당의 모습을 역시 디카로 포착하였다.이날은 뷔페 식당이 영업상 전후반 전을 치루어서 쫓기듯 먹고 마시고 나왔을 따름이었다.정작 주례사는 그 사진들 밑으로 갑니다---.

아, 오늘 아침에 신혼 부부로 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신혼 여행지를 "빈틴 리조트"로 했기에 이번 해일 피해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다행한 리포트였습니다.>



Love Story in UCLAUCLA 주례사오늘 이 아름다운 가약의 자리에서는 "인연"과 "사랑"이라는 화두로 주례사를 시작할까 합니다. 제가 이 복된 혼사의 주례를 하게된 인연은 신랑 측 혼주와의 인연입니다. 신랑의 부친이신 J 사장과 저는 전공은 다르지만 같은 대학을 나왔고 ROTC 청년 장교의 훈련을 같이 받았으며 지금도 예비역 장교단의 일원으로 가까운 인연을 계속하고 있습니다.오늘 혼사의 주례 부탁을 받고 전부터 이 댁 자제인 신랑의 인품과 활동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다시 한번 신랑과 신부의 현주소를 문의하니 신랑은 H 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하여 졸업하고, 현재 미국의 명문 UCLA 대학원에서 계속 건축 설계학을 공부하고 있으며 신부도 역시 H 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하여 졸업하고, 지금은 건축 디자이너로 활약하고 있는데, 이번 혼사를 치르고 나서는 신랑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서 역시 건축학을 계속 공부하리라는 것입니다.요즈음 젊은이들이 흔히 하는 표현이라면 "캠퍼스 커플"의 탄생이며 참으로 훌륭한 인연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UCLA라고 하면 미국 서부의 명문으로 여러 분야에서 학교의 이름을 드날리고 있습니다만,그 중에는 특히 건축학 분야도 선두 주자입니다.요즈음 인기 방송극에 "러브 스토리 인  하바드"가 있습니다만 거기 나오는 건물들 중에서도 아름답고 다이나믹한 건물들은 모두 UCLA 교정의 모습입니다. 제가 이 말을 하는 것은 그만큼 이 학교의 건축 관련 분야가 전통적으로 앞서있음을 알리고 싶어서입니다.한 세대 전에 저도 잠시 이 캠퍼스의 "리버 홀(Lieber Hall"이라는 데에서 숙식을 하며 리서치를 한 경험이 있는데,오늘 주례의 자리에서 또 다른 인연을 느끼는 소회가 크다고 하겠습니다.사람과 사람간의 관계가 모두 인연의 범주에 속한다고 하겠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원래는 남남이던 선남선녀가 만나서 이룩하는 부부간의 인연이 가장 오묘하고 지고한 인연이 아닌가 합니다.그래서 예로부터 이 만남은 하늘이 정해주신다는 믿음을 갖고 인간은 살아왔습니다.그러나 실제로 부부의 인연은 어쨌거나 인간이 만들고 영위하는 인간 관계입니다. 그러므로 여기에서는 참으로 깊은 인간적 예지와 지혜를 바탕으로 시작하고 노력하면서 하늘의 축복을 빌어야 한다는 것입니다.그렇다면 이 예지의 바탕은 무엇이어야 할까요.그것은 바로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많은 종교적 경전과 경세가들은 가르치고 있습니다.그렇다면 이 "사랑의 마음"은 무조건적으로 나오는 것인가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두 사람도 캠퍼스 생활 이래로 서로를 좋아한 것은 서로의 모습과 마음가짐과 행동하는 모양들이 예쁘게 보이고 아름다워서 마음이 끌리고 마침내 오늘의 가약에 이르렀을 것입니다.그렇다면 "아름답다"라는 우리말의 어원은 무엇일까요?"아름답다"라는 말은 "알다"라는 말에서 나온 것이라고 국어학자들은 말합니다. 잘 알고 익숙한 대상은 아름답게 보인다는 것입니다. 결국 아름답게 보이는 대상은 내가 잘 알고 이해를 해야된다는 것입니다.그렇다면 알고 파악하고 이해하는 기본자세는 어떠해야할까요? 영어로 알다라는 어휘는 understand라고 합니다. 즉 자기가 상대방보다 더 아래에 서야한다는 것입니다.자기를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자세야말로 인간 관계의 기본이라는 것입니다.이제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아래에 서서 상대를 이해하면 상대방은 아름답게 보이고 아름다운 상대를 우리는 사랑하게 됩니다. 이 사랑은 오늘 탄생하는 커플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양가의 어른들, 일가 친척 친지 그리고 앞으로 사회 생활을 할 때의 모든 주변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덕목이 될 것입니다."러브 스토리 인 하바드"도 아마 해피 엔딩으로 끝나거나미리 알려진데로는 가슴 아프게 끝날 수도 있기야 하겠습니다만 하여간 요즈음은 갈등의 연속이던데,그 이유가 모두 understand가 아니라 upstanding, 혹은 overstanding하여서 벌어지는 오해의 연속 때문이었습니다.우리의 이 커플은 "러브 스토리인 UCLA"인데 참으로 성공적인 사랑의 가족이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understanding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오늘 아침 주례는 신랑의 부모님으로부터 가급적 주례사를 짧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이유는 혼례 준비에 눈코 뜰 새 없는 신부, 그러니까 여기 서있는 새아기가 힘들어 할까봐서 안쓰러워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이 또한 너무나 아름다운 며느리 사랑이라고 하겠습니다. 신부님 부모님도 깊은 이해와 인품과 사랑을 가지신 분들로 전해 듣고 있습니다.이런 사랑가운데에서 소중한 인연을 맺은 두 사람과 양가에 하나님의 축복이 더욱 함께 하실 것을 믿으면서 주례사에 가름코자 합니다. 

사랑의 테마/박인수.이수용
사랑 그것은 정녕 그리움노을빛처럼 타는가가슴 가득히 설레는 바람잠들지 않는 물결***사랑을 하지 않아도 찾아오네사랑 보내지 않아도 떠나가네사랑 혼자선 이룰 수 없는 오~~ 사랑이여사랑 그것은 오랜 기다림강물과 같이 흘러마음 가득히 넘치는 기쁨멈추지 않는 행복사랑 그것은 정녕 외로움(외로움)채울 수 없는 바다(바다)아침 햇살에 빛나는 꽃잎남몰래 타는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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