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문화의 파편들

Three C's

원평재 2005. 2. 11. 10:29

1년간의 안식 연구년을 얻어서 그중의 반년은 먼저 중국에서,
나머지 반년은 미국에서 보내기로 하였다.
마침 기회가 있어서 초청을 해준 중국 대학의 한국인 대외
부총장을 서울에서 만났는데,
그 분의 저서 "윈-윈 패러다임"이
인상적이었다.

이 분이 자주 평양을 방문할 기회가 있어서 북핵 문제가
첨예하던 때에 한 번은 평양의 중급 관리에게
그 부분에 대한 견해를 요청하였더니,
"터질 때까지 가보는 거지요"라는 대답을 불쑥 들었다고
한다.
(어제 설날 조선 중앙 통신 방송도 이런 내용이라 일단은
섬찍하다).

이에 대하여 기독교인인 이 한국인 부총장은
"서울에서도 핵폭탄을 제조하고 있다. 그것은 사랑의
핵폭탄이다"라는 취지의 응대를 하여서 그 때부터 서로
마음과 이야기가 통하였다고 그의 저서에서 술회한다.

저서, "윈-윈 패러다임"의 첫째 장 제목이
"사랑의 핵폭탄"이고 사랑의 핵폭탄 제조 X-file은
아래와 같이 "3 C's"라고 한다.

첫째 Communication
둘째 Cultivation
셋째 Creation

세가지 화두가 모두 사람들 사이에 흉금을 터놓고
교감할 수 있는 대명제였는데 설명은 여기 필요치
않을 것 같다.

나도 한때 "3 C's"라는 에세이를 쓴적이 있어서 아래에
올려 보지만 스케일이 좁다.
휴머니스틱한 냄새를 풍기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자본주의, 시장 경제 논리에 입각한 "성공 비결" 같은
내용이어서 속이 좁은 이야기에 다름 아니라는 자성이
자꾸만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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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 교육장에서 현대를 "3C 시대"
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Change, Competition, Customer---.
"변화"와 "경쟁"과 "고객 위주"의 시대라는 것이다.

변화에 대한 우리의 민감도를 이 이름난 여류강사는 다음과
같은 어휘 테스트로 실증적 평가를하여 주었다.

즉 아래에 제시한 어휘 중에서 넷만 맞추어도 진보적인 사람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인턴 사원", "2모작", "메뚜기 족", "투 잡스 족", "코쿤 족",
"연봉제", "노가리 퇴". "아웃 소싱"

우리 시대의 후반에 등장한 이 신세대 어휘를 우리는 몇개나
맞출 수 있을까?

"인턴 사원"이나 "연봉제"에서는 쉽게 점수를 딸 수 있겠지만
2모작은 교과서적인 그 뜻이 결코 아니다.

하여간 나는 가까스로 진보파에 속할 수 있었다.

"인턴 사원"은 모두가 잘 알다시피 "예비 수습사원"인데
요즈음은 3개월 만에 짤린다는 쪽에 의미가 더 부여된다고 한다.

"2모작"은 정년 후에 다시 재취업하는 경우를 말함이고,
"메뚜기 족"은 이곳 저곳 닥치는데로 취업을 하는 족속을
말하는데,
메뚜기 족이 되는 이유는 무능력이거나 초능력 때문이라고 한다.

"투 잡스 족"은 어느 것이 본업인지 부업인지 하여간 두가지
일을 해서 먹고 사는 사람,
(예컨데 구청 여직원이 밤 업소에 나가서 술시중을 하거나
몸매가 자신 있으면 스트리퍼를 하거나---,
아이 키우고 밥짓는 주부 본업에 노래방 도우미를 부업으로
하는 맹렬여성, 무역회사 직원이 건설장의 야밤을 하는 경우),

"코쿤 족"은 누에고치처럼 집에 틀어박혀 있는 사람이다.
여기에도 역시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외부의 환경에 적응치 못하는 자폐성 인간이고
또 한 부류는 문자 그대로 재택 근무자이다.

"연봉제" 모르는 사람은 없겠고 "아웃 소싱"도 이제는
우리 주위에 정착된 어휘이다.

끝으로 "노가리 퇴"가 아리송한 문제인데 이것은 "명퇴"의
파생어이자 일종의 패러디이다.

명퇴가 그나마 적절하게 나이들어 퇴직하는 경우라면 명퇴 새끼,
"노가리 퇴"는 합격 통지 인사장만 받고
한번도 출근하지 못하다가 회사가 망했거나하여 짤린 경우이다.

하여간 이제 만난을 뚫고 회사에 들어온 사람도 competition,
즉 피튀기는 경쟁을 거쳐야 생존을 하며
생존하기 위해서는 customer 즉 고객만족 지상주의로 나가야
하니까
"친절 교육"과 그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이 키가 엄청크고 예쁜
그 친절교육 강사의 미소 띈 부르짖음이었다.

"3 C"(three c's)를 computer, car, credit card로 생각하는
사람은 이 시대의 適子이고
cinema, cellular phone(휴대폰), camper로 생각하는 사람도
잘난 부류이다.

예전에는 "3 S"라고 하여서 Screen, Sex, Speed였는데
좋았던 옛시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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