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보고다닌 투어

로데오 거리

원평재 2009. 1. 9. 23:50

이번에는 압구정동의 로데오 거리를 펼쳐보는 순서로 잡아보았다.

"무슨 순서"냐고 물으면 할 말은 없고, 벌써 지난해 초겨울에 거닐어 본 거리를

연말연시 행사 소개하다가 늦잡쳐서 이제야 한번 올려 보게 되었을 따름이다.

 

 

"로데오 거리"라는 이름은 LA의 패션 거리, 로데오 드라이브에서 왔을 것이다.

조금 정확히 말하자면 LA  다운타운의  빌딩숲에서  시작하여, 서쪽으로  코리아타운과 

행콕파크, 베버리힐즈와 새로운  금융 중심가 센추리 시티를 지나  산타모니카 해변

가는 길에서 끝나는  윌셔 불러바드의 그 베버리힐즈 지역에 있는 로데오 드라이브 말이다.

 

마침내 이 화려한 패션 거리는 세상의 모든 번지르르한 외양을 환유하는 이름으로 굳게

자리 매김하고 있다.

"사대주의"라고 손가락질 할 이유도 없고, 혹은 그런 비아냥에 목숨까지 걸어 자책 할

필요도 없다.

비겁한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로데오 거리는 토오쿄오에도 네 곳이나 있고 브라질에도 있고

홍콩에도 있다.

대략 전 세계 어디라 할 것 없이 다 있다.

 

그럼 또 일본에서 배워온 짓거리인가, 섬뜩 놀라거나 혹은 놀릴(놀릴!) 생각도 하지 않는게 좋다.

요새는 순서를 매겨보아도, 대략 세계적으로 우리가 미국에서 제일 먼저 배워온다.

사실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는 LA의 로데오 거리보다 더 미국적이다.

자랑은 못되지만 그만큼 자책은 덜해도 된다.

우리가 미국 보다 나은 것들 중에 이런 것도 있다고 자부하면 된다.

썰렁한 패러디는 이만 폐일언하고 이제 로데오 거리에서 산책을 시작하자.

 

 왼쪽 위의 "해물포" 가게 이름만 찍히지 않았다면 베버리 힐즈로 착각할 수도 있겠다.

걷는 여성의 다리까지 이미 길어서.

해물포의 설명이 슬며시 보인다. "로데오 해물 포장마차"라고 한다.

 

 

  속곳 매장이나 겉옷 매장이나 숫자가 비슷하다면 과장이겠지만---.

요즘은 속곳과 겉옷의 경계도 모호하다.

 

 

 

  

 

 

아니다,

그냥 이 거리만 전부인양 걸을 일이 아니라 이땅의 또다른 로데오 거리에 대한 고찰을 먼저

한번 해보고나서 걷자.

 

우선 서울에만도 문정동 로데오, 자양동 로데오, 가리봉동 로데오, 목동 로데오가 있다.

신도시로 나가면 분당 서현역 로데오 거리가 있고 일산 덕이동에는 로데오 타운이 있으며

파주시 금촌 로데오거리, 송탄 신장동 미군부대앞 로데오 거리도 있다.

 

이제 KTX를 타고 내려가다보면 천안과 대전에도 로데오 타운이 있다.

대구에는 동성로와 범어로에 로데오 거리가 있다.

KTX가 개통된 곳만 우선 간략하게 소개하지만 어느 도시엔들 로데오로 환치된 거리가

없으랴.

여기 좁은 소견과 게으른 발걸음에 들어있지 않았다고 해서 역정을 낼 독자는 없으리라.

전통과 유학의 고장에 로데오 거리가 없다면 자랑할 일이기도 하리라.

하지만 후일의 리포트를 위하여 혹시 댓글로 정보를 알려주시면 귀 열어놓고 감사의 마음에

인색지 않으리라^^.

 

이런 저런 상념과 사변을 늘어놓다 보니 우리는 어느새 압구정 로데오에 들어서고 말았다.

그럴 것이 이 곳 로데오 거리는 사방으로 입구가 터져 있어서 어느틈에 들어와 있는줄을

모르기도 쉬우니까.

압구정 로데오거리는 현대와 한양아파트 맞은편의 가로 새로 골목 각각 500여m의 지역을

말한다.

여기에 의류매장, 성형 병원, 밥집과 마시는 집 등 700여개 매장이 밀집돼 있다. 

 

    내 억압된 자아, 퍼스나가 여기에 와있는듯 싶다.

 

  

  

 

 

 

 

 

 

 

  

 

 

 

 

 

 이 곳의 압권을 꼽으라면 내 눈에는  바로 이 "중고 명품점" 같다---. 

단편 소설 한 꼭지는 금방 쉽게 풀려나올 것 같다.

 

 

 맨해튼에서 보는 바나나 리퍼블릭 패션 의류점과 혼동이 온다.

 

 

  

 가슴 성형 센터가 정확히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면서도 우리는 또 다 아는 것 처럼 느낀다.

다른 나라에서 이런 식의 병원과 광고를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속곳 점빵 앞으로 쓰게치마?로 중무장한 아가씨가 걷고있다.

 

 

돌아다니다 보니 이제 물을 내다버리는 장면과 맞닥뜨린다.

소금 맞지 않으려면 대략 이 정도에서 로데오 거리 산책도 마감을 해야겠다.

 

 

 

J. Bach/브란덴부르크협주곡 No.5 D장조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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