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대 헤밍웨이 카페에서
피츠버그 대학 들어가기 한 블록 전 왼손 편에
꽤 이름난 헤밍웨이 카페
차를 끌고 왔으니 술은 못 마시고
대표하는 술 이름이나 알고자하니
“생맥주로 블루 문”
아르바이트하는 아프로-아메리칸 여대생의
두꺼운 진홍입술 대답이 곱다
북 미시간과 플로리다
유럽과 쿠바를 넘나들며 거인의 발자국 찍은
파파 헤밍웨이
피츠버그에도 무슨 전설 남겼던 가
억지로 만든 것이라도?
내가 쓴 그의 평전에 누락이라도 있나
궁금증에 걱정이 섞이는데
다행인지 아쉬움이련가
여기 헤밍웨이는 그저 차명이고
카페 분위기만 실명인 듯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를 필두로
숱한 장 단편에 서술되는
파리와 마드리드와 밀라노와 아바나의 술집들
그 작품들의 분위기가 넘실대는 이곳 실내
공간 이동 같은 물리적 수준 말고
감정이입 같은 인문적 수준으로
저녁이면 새벽까지
남녀대학생들이 엉덩이 부딪치며
무 주제
아니 무한 주제로 목청 높이고
다시 찾아온 무 주제, 무념 선 가운데
200종류의 맥주 리스트에서 골라 마실 수 있는
자유와 사유의 해방구
저 존재의 에스프리가 넘실대는 좁고 긴 회랑
허무와 극복
비겁과 용기
퇴폐와 절제
사랑과 배신과 복수
이성애와 동성애와 양성애
파파 헤밍웨이는 과연 허무를 극복했을까?
턱없지, 그의 자살을 보라
흠, 사정 직후의 남성성 허무였을지도 몰라
아니, 순정한 허무주의자였으리
구약 전도서의 허무를 작품의 헌사로 쓰기도 했지
헛되고도 헛되도다
무엇이?
초개같은 우리 인생이 말이야
게이였다던 가
양성애 관련의 유작도 나왔지?
죽은 자는 말이 없네
아니지, 말 말 말
그의 글 속은 모두 말의 창고이지
오늘 섹스 이야기가 깊네
성애, 성차 말고 젠더라고 하세, 여긴 페미니스트 소굴이니
파파도 지금 그녀들의 밥이지
자칫 돌 날라 와
학사 주점 시절처럼 벽의 낙서는 없어도
웹 사이트의 코멘트가 만상을 전 한다
이제 노상의 주차 미터기가 황혼따라 홍조 띌
페널티 시간이 촉박한 중
200 종류의 술 가운데, 생맥주로는 포기하고
라거 맥주로 병이나 캔, 몇 종류 사가려니
여긴 마시는 곳이어서 큰 수량으로만 패킹이 되고
몇 집 건너 코너에서는 작은 단위로도 판다고
고맙기도 하지
아르바이트 낭자여
혹 물색없는 안내나 아닌지 몰라
슬며시 나와서 모퉁이를 포커페이스로 기웃거리니
놀랄 노,
거긴 맥주만 400종류
추천받은 대로 여섯 병들이 블루 문 한 팩을 사고
올드 잉글리쉬 두 캔을 덤으로 더
전에 마셔본 바 둘 다 내 취향은 아니고
잉닝(Yuengling)이 마음에 들었으나
파파 헤밍웨이의 이름을 파는 이곳 무질서의 질서에
누가 그 흐름 따르지 않으랴
나 비록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지 않더라도
파파를 팔며 평생을 살았는데
개인 취향으로는 제일 맛좋은 생맥주로서의 "잉닝"
학문의 전당(Cathedral of Learning)
캠퍼스의 이런 저런 스냅
인터넷으로 든 보험사의 광고가 보여서 한 컷
최근 피츠버그에서는 배트 맨 시리즈 3편 촬영이 있었다.
이곳이 소위 "가덤" 시가 되었다.
작년에는 영화 촬영 소식 때마다 부지런히 출사하고 리포트도 했으나
이번에는 귀찮아서 움직이지 않았다.
하여간 피츠버그는 영화 로케이션으로도 사라지는 철강 도시의 면모를 바꾸었고
다운타운의 핏대나 인근 카네기 멜런 대학과 포인트 파크 대학 등은
영화 연극과도 유명하게 되었다.
Shadyside는 이곳 다운타운에서도 옛 정취를 가장 많이 간직한 곳인데
미국의 여느 도시처럼 사계절 예술 페스티벌이 끊이지 않고---.
아, 문학의 영원한 주제, 사랑
그리고 언제나 달콤한 입맞춤의 형상과 질료
01 When You Wish Upon A Star
04 Blueberry 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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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We Shall Overc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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