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에서 반나절을 박물관 관람 등으로 보낸후 일행 8명은 일단 항주로 달렸다.
상해 뿐만 아니라 항주로 가는 고속도로변에도 아파트 군락이 끊임없었다.
헌집과 새집, 극단의 빈부 격차,
상해 차 번호판 값만 우리돈 5000만원을 넘고 거기 걸맞게
수억대의 람보르기니까지 횡행하는 현실 앞에서
절망도 사치로 여기는 조선족 청년의 마음처럼
석양의 해가 노란 색조로 뉘엿거렸다.
절강성 항주도 이번 여행의 주요 관광 대상 지역이지만
최종, 최고의 목적지는 황산이다.
새로 잘 닦은 고속도로에 황산 표지판이 나타나자 가슴이 뛰었다.
일년이면 250일이나 비 혹은 안개에 뒤덮힌다는 황산이
우리 일행에게 속살을 내보일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가운데
미니 버스는 그냥 최선을 다하여 우선 항주로 달려갔다.
조선족 가이드 총각은 황산에서 새벽에 고속열차를 타고 상해로 왔다고한다.
연변 출신의 그는 상해 거주권이 없었고 있다할지라도 비싼 주거비를 감당할 수 없다고 한다.
약하게 보이는 28세의 청년은 식사도 많이하지 못했고
영리하고 친절한 자세 속에서도 내내 피로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였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주강 삼각지역의 한국계 기업에 취직을 했으나
박봉과 승진의 한계를 느끼고 관광 가이드 업계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황산 관광은 일년중 반만 성수기이고 나머지는 공치는 날이라고 하며
한국 관광객들도 차츰 이곳을 졸업하고 다른데로 발길을 돌린다고 한다.
관광 쇼핑에 열을 올리는 한국 관광객도 줄어들었고.
항주의 호텔에 여장을 풀고 지친 가이드의 도움없이 인근 음식점 뒷골목을 찾았다.
도시화의 물결 속에서 아직 옛모습을 간직한 야시장의 모습이 예전의 중국을 떠올리게했다.
북경이나 상해의 힐튼 호텔도 오래전 들러 묵어도 보았고
이번 여정에서도 상해에서는 새로 준공된 매리엇 호텔을 이용했지만
항주에서는 사진에서 보다시피 그냥 그런 잠자리였다.
항주나 시안은 아직 이런 뒷골목이 훨씬 더 많았다.
이날 밤 일행중 한사람이 이 골목에서 사진을 찍다가
술마시던 중국 청년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나의 경우는 물론 그렇게 나이브하게 진도를 내지 않는다.
몇가지 수칙이 있다.
우선 피사체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언제나 급히 촬영지를 떠난다.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않은 느낌이 있을 때에는 미련없이 그 장면 포착을 포기한다.
이튿날 새벽에 다시 호텔 주위로 일찍 나가보았다.
아침을 집에서 먹지 않는 중국 사람들의 일상적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서였다.
아직 차가운 날씨 속에 왕만두 집이 벌써 문을 열었다.
저장성의 항주와 안휘성의 휘주는 유채 만발이라더니 벌써 그 면모의 일부가 보인다.
아침 풍경은 해뜨는 데에서 부터 일각이 무섭게 변모한다.
이곳 시장통의 아침 시간도 시시각각 급변하였다.
우리가 머문 호텔 앞으로 출근하는 중국 청년들이 쏟아지듯 지나가기 시작하였다.
물론 그 앞 노점에서 간이 음식을 사서 먹으며 바삐 스쳐지나갔다.
이들은 항주 인근은 물론, 더욱 벽촌에 속하는 안휘성의 시골 여러 곳에서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온 젊은 근로자들이었다.
빨래하는 아주머니도 중국의 힘이었다.
이곳 공장 및 사무실 지역에 새집을 지어 방을 많이 들인다음 하숙을 치는 것이었다.
이곳에서 움직이는 오토바이는 모두 전기 충전으로 달리기 때문에 비교적 공해가 적었다.
자전거에 달린 모터도 물론 전기 배터리를 쓰고 있었다.
중국도 최근 고령화 사회로 이행하고 있고 젊은 근로자와 신생아의 감소를 걱정한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다.
하지만 이날 아침의 풍경을 보면 아직 중국은 젊은 힘이 넘치는 국가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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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서둘러 아침을 먹고 항주 시내로 나섰다.
빨간색 오토바이나 자전거는 하루 사용료를 싸게 내고 빌려서 타고 다니다가
그냥 아무 대중 교통 정류장이나 역에서 반환하면 된다고 한다.
중국도 최근 교통 법규가 강화되고 벌점제를 강력하게 실천하고 있다고~~~.
항주의 서호는 앞서 화신으로 소개하였는데 그 인근에 있는 청하방도 구경할만 하였다.
남송 시대의 저자거리를 재현해 놓은 모양이 인상적이었는데
우리말도 주요 안내판에서 버젓하였다.
주로 약방, 식품, 소품가게들이 즐비하였다.
청하방에 인접한 중류 백화점
약방은 이제나 그제나 사람 사는 데에 참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구나---.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든다.
충의정의 주인공은 당연히 삼국지의 관운장이었다.
맥도날드 점도 개업 선전이 요란하였다.
서호는 앞서 소개하였기에 이제 황산으로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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