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스 캐년의 진정한 미태를 굳이 이곳의 다른 협곡과 비교해 본다면
석가탑에 대한 다보탑의 오묘함이랄까
사진을 찍으며 몇가지 최적 조건을 생각해본다.
계절적으로는 겨울, 그 중에서도 눈이 온 날, 운무가 끼면 금상첨화이겠다
운무는 일교차 심한 날 아침 새벽에 기적적으로 이루어지니
전생에 공덕이 많고 현생에서도 3대 적덕은 쌓을 일이라
중생하고는 거리가 있다.
원래 사진은 빛의 예술이라서 예술사진 찍기의 적기는 해뜨기 2-30분 전과
해뜨고 나서도 같은 시간 정도,
일몰 때에도 해지기 전후 같은 시간이 적용된다.
매직 아우어, 혹은 골든 타임이라고 부를만 하다.
사진 작품하는 친구 석포에 따르면 이 시간을 두시간 쯤으로
확장해서 말해주기도 하지만 정작 본인은 해뜨기 전후
30분 정도를 고수하니 게으른 중생은 따라갈 엄두도 못낸다.
사진은 또한 역광의 예술이라고 하나
브라이스 캐년에서는 이 시간 대에 순광이 오히려 좋다.
우뚝불뚝 솟은 이른바 후두hoodoo의 높고 낮음이
태양광을 차례로 맞추어 반영을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스베가스에서 댓시간에 걸쳐 달려온
이 중생에게 그런 기회란 애초에 덧없다.
그러나 인자할 손, 브라이스 캐년!
자체에 품고 있는 형형색색의 토양빛갈을 햇볕에 시시각각으로 반영시켜서
해가 중천에 뜬 시간 허겁지겁 달려온 중생에게
자신의 아름다운 살색과 자태를 아낌없이 보여준다.
라스베가스의 룩소 호텔은 매일 새벽에 나와서 밤에 들어가니 제대로 사진 찍을 시간이 없다.
떠나는 날까지는 기회가 있으리라
이날 아침도 정신없이 한컷하고 협곡으로 떠난다.
무슨 대단한 일이나 도모한다는 듯이.
새벽에 핀트도 맞추지 못하고 달리는 차창으로 시가지를 찍어본다.
버진 리버는 콜로라도 강의 진원지이다.
이 강들이 이곳 석회암 층을 수억년에 걸쳐서 파고 뚫어서 협곡을 만들었다.
그래서 수많은 캐년이 이곳에 산재하지만 극히 일부만 본다.
아,
브라이스 캐년은 강물이 마모시켜 생긴 협곡은 아니고 자체로 높은 지반이 빛물과
겨울 얼음의 팽창 수축에 의해서 허물어져 생긴 장관이다.
하지만 캐년이라는 이름은 공유하고 있다.
브라이스 캐년이 워낙 장관이라 그렇지
그곳으로 가는 곳곳의 장면도 사실 심상치 않다.
명장 아래 약졸 있으랴~!
유타의 주도 솔트 레이크 시티도 멀지않다.
원래 동부에서 성했던 몰몬교는 박해를 피하여 중서부로 흘러오면서 이곳 협곡에서도
오래 은거하였다.
브라이스라는 이름도 이곳에서 포교한 몰몬교의 어느 목사님 이름에서 나왔다고 한다.
스토리에는 몇가지 버전의 레전드가 따른다.
이곳 장엄하고도 아름다운 혐곡에서 종교심도 더욱 심화되지 않을 수 없겠다.
촬스 다윈의 진화론도 이곳 어드메에서는 창조론에 밀렸다는 자술 술회도 있다고 한다.
전에 예로우 스톤을 갈때 솔트 레이크 시티와 브리검 영 유니버시티를
들렀던 기억이 난다.
브리검 영은 주지하다시피 몰몬교의 창시자~.
지도의 오른쪽 윗쪽에 브라이스 캐년 가는 길이 나와있다.
그랜드 캐년과의 상관 관계를 나타내었다.
토양은 모두 같은 바탕인데 인간이 그은 금으로는 유타 주와 아리조나 주로 갈린다.
Sunrise Point 에서 내려다 본 전경에 벌써 가슴은 서늘하다.
선라이스 포인트와 선세 포인트, 브라이스 포인트 등이 이름나 있지만
Agur Point, Farview Point, Inspirtion Point, Paria View, Ponderosa Point,
Rainbow Point 등도
가슴을 울리기에 만만치 않다.
"흙바위"라고 할 수 있는 후두는 금강산의 만물상과도 비교해 볼 수 있겠다.
후두는 위에서도 말했지만 두가지 자연현상으로 인해서 생성되었다.
첫째 눈이 내린 뒤, 낮에는 눈이 녹아서 그 물이 자연스럽게 바위의 틈 사이로 들어가게 되고
밤에 다시 얼어서 팽창을 하면서 그 틈을 넓히는 과정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여름에 약산성의 비가 내리면서 브라이스캐년의 석회석(Limestone)을 녹여서
현재의 모습을 만드는 데에 보탬이 되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한세기가 지나기 전에 많은 후두들은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도 한다.
문득 열 역학 제2법칙, 엔트로피가 생각났다.
Sunset Point (2438 미터) 에서 바라본 센테니얼 후두
Paria View Point (2492 미터)
브라이스 캐년 만 특별한 후두 현상을 빚은 것은 그랜드캐년이나 자이언캐년보다 높은 8,000~9,000 피트가 넘는 고지대이기에 생성된 현상이라고 한다. 그랜드 캐년 사우스 림의 높이는 7000피트, 자이언 캐년은 8000피트이다. 그래서 브라이스캐년은 유타의 다른 지역의 기후와 달리 훨씬 더 춥고 비와 눈이 많이 내린다고.
말(당나귀)를 타고 내려가는 답사길 표지가 보인다.
겨울에는 이 길이 봉쇄된다.
브라이스 캐년에도 인디언 원주민이 살고 있었다.
이주민으로 처음 들어온 사람들은 1850년대 솔트 레이크 시티에서 출발한 몰몬교도들이었다.
인디언들은 당시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이곳을 빠져 나갔니다.
이곳에 온 몰몬교도들은 1903 부터 방목을 하기 아주 좋은 지형인 브라이스 캐년에 이르러
1929년까지 많은 가축들을 방목하였다.
브라이스 캐년은 1924년 국가기념물이 되었고 1928년 정식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우리의 금강산 만물상처럼 여기 후두들에도 이름이 많이 붙어있다.
오시리스나 바이킹 신화에서 따온게 많았는데
위의 후두는 Thor's Hammer, 토르의 망치인데 높이가 46미터나 된다.
화산과 지진의 신이다.
Thor's Hammer 옆에 있는 Three Brothers의 모습.
Three Sisters라도 부르기도 한다고.
매직 아우어를 놓치고 정오경에 카메라를 들이댔으나 이렇게 좋은 광경을 붙잡을 수 있는것은
이곳 토양이 형형색색인 덕분 아니겠는가.
이곳 소나무는 강털 소나무라고 하여서 강한 자생력을 갖였다고 한다.
빗물이 석회암을 씼어내리지만 이렇게 자갈 등으로 모자를 쓴 흙바위는 긁어내리지 못하였다.
정말 원형 극장 같은, 아니 그 이상의 거대 규모~!
브라이스 포인트에서 본 Hoodoos
브라이스 캐년은 2억 6천만년 전 바다 밑에서 융기하여 6000만년 동안 침식을 했다고.
토양은 산화작용에 의해서 붉은 빛 계통을 띈다고 하는데
천문학적 숫자에 대한 중생의 감각은 무감각이다.
(2억 6천만년이 아니라 육억년을 잘못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돌아오는 길에는 칙칙한 것만 보인다.
다만 이제는 모두 사라진줄 알았던 버팔로를 보았다.
순종 혈통의 버팔로라서 개체 수가 얼마 되지도않는다고 한다.
인디언들은 보지 못하였다.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영화제목 :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제작년도 : 1968년
감독 : 세르지오 레오네
출연 : 헨리폰다, 찰슨 브론슨,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
음악 : 엔리오 모리꼬네
헨리폰다, 찰슨 브론슨,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가 주연하는 <황야의 무법자>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소위 마카로니 웨스턴이라는 이태리식 서부영화의 메인 테마곡인
Once upon a time in the west는 <에다 델 오르소>의 허밍이 오케스트라와 함께 어우러져
이 노래만 들어도 배경으로 나오는 황량한 황야가 그냥 펼쳐지는
부드럽고, 애처롭고, 우울하고, 장엄하기도 한 음악..
그 후 많은 사람들이 나름대로 개사하고 편곡하여 노래 부르게 되었습니다
I woke and you were there
Beside me in the night
You touched me and calmed my fear
Turned darkness into light
I woke and saw you there
Beside me as before
My heart leapt to find you near
To feel you close once more
To feel your love once more
Your strength has made me strong
Though life tore us apart
And now when the night seems long
Your love shines in my heart...
Your love shines in my heart...
내가 일어났을 때 당신은 거기 있었지요
밤새도록 내 곁에...
당신이 나를 감싸줬을때 내 두려움을 가셨어요
어둠을 밝음으로 변화시켜주었지요
당신의 사랑의 힘은 나를 강하게 해주었어요
인생이 우릴 갈라놓아도
지금처럼 밤이 긴것만 같아도
당신의 사랑은 내 마음속에서 빛을 발하네요
당신의 사랑은 내 마음속에서 빛을 발하네요
Music by Ennio Morric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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