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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끼스탄, "타슈켄트 공항"에서 만난 여인들

원평재 2014. 6. 21. 20:27

 

 

 

 

 

 

 

 

 

 

  Lola - Tashkent Samarkand

  롤라 - 타슈켄트 사마르칸트 라는 곡입니다

  타슈켄트는 우즈벡의 수도이며 사마르칸트는 제2의 도시입니다.

 

 아래 삼각형 플레이 버튼을 꼭 클릭하여 우즈베키스탄 가락을

 감상하세요.


           

 

 

 

타슈켄트에서 만난 여인들

(여정의 기착지 타슈켄트에서)

                                                             

 

타슈켄트는 중앙아시아에서도 가장 중앙에 있다고 하는 우즈베키스탄공화국의 수도이다.

인천공항으로부터 우즈베키스탄 항공을 타고 7시간 30분이나 날아온 이곳은 이번 여정의

종착역이 아니고 다만 다섯 시간 가량을 머물다가는 기착지일 따름이었다.

돌아올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그 기착지에서 무슨 이야기가 생겼단 말인가?

 

스마트 폰과 PC의 배터리를 충전하려고 보니 작은 공항 대기실의 한쪽 켠으로만 몇 군 데 전원

꼽는 곳이 눈에 띈다.

일행이 있는 쪽으로도 구멍은 있으나 먹통이다.

눈들을 부치고 휴식을 취하는 일행과 떨어져서 배터리 충전을 하고 있는데 좌우앞뒤 의자에

형형색색으로 옷을 차려입은 여인들이 수두룩하다.

가끔 남자들도 보이지만 모두 수도승 같고 부침 성이 전혀 없다.

여인들의 모습을 가만히 보니 대체로 무슬림 복장인데 덮어 쓴 차도르가 천차만별이다.

또 인도계의 사리를 쓴 여인들도 있고 야한 복장에 PC와 롤러 블레이드를 옆에 한 노랑머리 

 코카서스 인종의 젊은 여인도 있다.

러시아인이었다.

아니 러시아인의 얼굴에 아시아 눈매가 날카롭게 박혀있다.

바이칼 호에서 많이 보던 혼혈이다.

“어디서 왔어요?”

그녀가 영어로 물었다.

세상에!

몽골-튀르크계의 우즈베키스탄 어나 러시아 어 말고는 말이 통하지 않아서 답답했던 이곳에서

영어를 하는 고양이 눈매의 노랑머리가 있다니.

“나는 한국에서 왔다. 이 동네 사람인가?”

그녀는 러시아의 상뜨 빼째르부르그에서 왔는데 사실은 타일랜드에서 컴퓨터 관련으로 먹고

산다고 하였다.

잠시 고향에 가는 중, 역시 타슈켄트 기착이었다.

 

그녀가 나와 말이 통하자 눈치만 보던 무슬림 여인들이 다가왔다.

무언가 그녀에게 러시아 어로 물어보더니 또 무어라 부탁의 말을 하는 성 싶었다.

도무지 알아듣지 못하는 그들의 대화 가운데에서 “스폰서”라는 말이 여러 차례 오고갔다.

러시아 여인은 그런 말을 내게 전하고 싶지는 않다는 표정이었다.

“무슬림 여인들이 당신에게 무슨 말을 부탁하나?”

내가 물었다.

“서울에서 왔다니까 주소를 좀 적어달라고 한다. 나중에 서류를 보내면 스폰서 사인을 해달라고

 한다.

그러면 서울에 갈 수가 있다고 한다.”

아, 서울 바람!

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우즈베키스탄 여학생이 생각났다.

그녀에 따르면 동대문 근처에는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의 모임 장터도 있고 주거지도 있다고

하였었지.

어쨌든 스폰서라니!

내가 그런 약속은 못하겠다고 하였고 러시아 여인 “제나”도 그런 말 심부름 보다는 나와의

이야기나 연장하고 싶은 눈치였다.

건네주는 명함을 보니 상뜨 빼째르부르그 주소와 타일랜드 주소를 병기해 놓고 있으니 이제는

“서울 바람”까지의 노림수가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발트 3국을 돌아보는 내 이번 여정의 끝에는 상뜨 빼째르부르그 방문도 있다고 하였더니

빼째르부르그에 오면 꼭 전화 연락을 해달라고 한다.

하여간 돌아가는 공기를 보고 무슬림 여인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내 나라의 위치와 모습이 이렇게 장하고 자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전에 신장-위구르 지역을 거쳐 “막고 굴”을 갔을 때 보기도 했고, 이곳 인근 기르키스탄

박물관에 신라와 고구려의 사신도가 있다는 사실처럼 우리 민족의 세계적 활약이 어제 오늘에

이른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러시아 여인은 신이 나서 자신의 PC를 열고 “요가”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페이스 북에 올린

요가 동작을 보니 완전 “요기”의 경지가 아닌가.

 

갑자기 왁자지껄하는 소리가 들려서 정신을 차려보니 저쪽에 있던 일행들이 비행기를 타러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달콤한 시간은 어찌 이리도 빨리 지나가는지.

아, 이 땅에 다시 오리라. “스탄”으로 나라 이름이 끝나는 여기 여러 나라들을 다시 찾아와

보리라.

우리말에도 원래 “땅”이라는 표현이 100년 전만 하여도 “ㅅ당”이라고 적지 않았던가.

무슨 혈연의 강이 이곳으로 흘러왔단 말인가. 그때 찍어온 사진들을 펼쳐보며 중앙아시아를

꿈꾼다.

 

 

 

 

 

 

 

 

 

 

 

 

 

 

 

 

 

              

 

 

Zhenka  Stogova (Zhenka) 

  

   

 

 

 

 

  

 

 

 

 

 

 

 

타슈켄트 공항에는 아직 보딩 브리지 시설이 없다.

비가 내렸다.

 

 

캐산드라 윌슨의 위력은 세계 방방곡곡 어디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