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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계산 둘레길 산행과 유성 장날

원평재 2014. 11. 8. 06:48

 

 

 

 

 


 대전에 사는 학우 두사람이 가을 산책이나 하자는 연락이 왔다.

해마다 한두 번씩 그래서 만나던 친구들이었다.

보통 셋이 찾아갔는데 한 친구는 허리를 다쳐서 둘만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대전에서 네 사람이 단풍 아래 물들었다.

 

 

둘레길을 가볍게 산책한다고 해서 정말 가볍게 나섰는데

계룡의 정기를 반평생 담아 온 두 친구의 둘레길 산책이란

어지간한 악산을 올라가는 산행에 못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등산에 나는 엄살을 자못 피웠으나

마침내 저 드맑은 공기와 근육의 팽창과 수축을 겪고나니

심신이 쇄락하기 그지없었다.

고마울 손~~~, 친구여!

 

 

  

 

빈계산이 해발 고도로는 높지 않게 나와서 정상의 높이 표지가 나오는 아랫부분은 잘랐다.

하지만 오르락 내리락 하는 코스는 정말로 만만치 않았다.

 

 



 

 

 빈계산을 거의 다 내려오니 작은 물줄기와 폭포의 깨끗함이 장관이었다.

 


 

 

 




덩치 큰 피래미들이 노닌다.

 

크로아티아의 플리트비체 호수 공원을 연상한다면 과장일까~~~.




 


 




 막걸리 한잔 반에 파전과 보리밥이 일미였다.

지역의 "막걸리"에 단맛이 조금 많아서 1.5잔으로 목을 추기고

다들 남겼다.

물론 표준은 아니고 사람에 따라서는 달리 말 할 수도 있겠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온 곳이 유성이어서 마침 유성 장날을 보았다.

원자력 연구원에 있던 친구가 

"어머니 살아신제 가끔 유성 장날에 모시고 와서 순대와 막걸리 한잔을 나누었다"고

가을빛이 물씬한 술회를 던진다. 

우리 모두 고향을 떠나서 타향에 새로 뿌리를 내린 자화상이 가을 양광 아래 쓸쓸하다.

우리는 모두 표준에 따라서는 아웃사이더이다.

하지만 손주들 이야기가 나오자 분위기가 반전된다.



 유성에서 상경 버스를 탄다.

시간이 넉넉지 않아서 유성 장날의 속살은 들여다 보지 못했다.


 










 



 스며드는 황혼이 아쉽다.

 



 

 

 

 

베토벤 / 호른 소나타 op.17

Sonata for Horn and Piano in F major, Op.17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