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항에서 블라디보스톡 항 까지 페리 크루즈를 타고 다녀왔다.
페리 크루즈라고 지칭한 것은 배의 규모와 시설을 염두에 두고 한 표현이다.
카리브 크루즈나 알라스카 크루즈 선들은 13만톤 이상이었는데
이번 배는 13,000톤 급이었다.
하지만 아기자기한 맛은 따로 또 있었다.
배를 탄 시간은 편도 22시간, 17노트의 속력이었으니 짧지않은 거리였다.
우수리스크 한인 독립 열사들의 흔적도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몸을 싣고 방문하였다.
이상설 열사의 기념비는 보았으나 이곳을 잠시 들렀다는 한용운과 이태준 문인들의
발자국은 남아있지 않았다.
블라디보스톡의 구한촌과 신한촌,
고려인들의 자취와 흔적도 아쉬움 속에서나마 밟아보았다.
모두 다음회에 올려보고자한다.
동해 항에는 노랑머리, 파란눈들이 많이 몰려든다.
주로 안산과 부산, 창원등지에 많이 사는 러시아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모양이다.
한때는 보따리 장수들이 많았으나 이제는 줄었고
앞으로 중국 관광객들이 몰려오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드디어 출항
파고나 너울이 높지않아서 뱃길이 편하리라고 한다.
보통은 1/3 가량이 뱃멀미를 한다고~.
만톤 급으로 22시간 장거리 항해이니 그럴 법도 하다.
선주는 한국 사람이나 선적은 파나마
한번 항해에 1억원 가량이 드는데 적자노선이라고 한다.
동해시에서 매번 3000만원 가량을 보조비로 주다보니
시의 재정이 허덕인다고 한다.
앞으로 울릉도, 독도를 들러 블라디보스톡으로 가는 크루즈 선을 잡고자
동해시가 벌이는 투자인 모양이다.
불과 3층 높이의 크루즈 선
대형 크루즈는 12층 높이에 엘리베이터도 있더라는 생각이 난다.
황혼의 북태평양 수평선
3층 로비에서 우즈베키스탄계 러시아인과 환담을 나누었다.
창원에서 건설관계 일을 하는데 막노동꾼은 아니고
목재 등을 공급하는 비즈니스 맨이었다.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는데 아직은 초보였다.
러시아인들이 영어는 전혀 못하더라는 생각이 났다.
이 사람과는 초보 우리말을 나누었는데 진지한 자세에 감동 받았다.
눈을 좀 붙이고나니 블라디보스톡 항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해무가 절묘하여 사진을 많이 얻었다.
유빙을 앞에하고 감회가 많았다.
부동항을 찾아서 원동으로 진출한 슬라브 민족의 기상에 가슴이 먹먹하다.
<때때로 계속합니다>
러시아 로망스 “나는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사랑은 내 영혼 속에서 아직 완전히 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내 사랑 더는 당신을 괴롭히지 않겠습니다. 어떻게든 당신을 슬프게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나는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러시아의 대문호 알렉산드르 푸시킨은 젊은 시절 안나 올레니나라는 여인에게 자신의 생을 걸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러시아 예술원 원장이었던 올레니나의 아버지는 몇 차례 유배를 당했던 푸시킨과의 결혼을 완강히 반대했다. 그녀가 떠난 다음 푸시킨은 가슴이 저밀 만큼 처연한 사랑의 시 한 편을 바쳤다. ‘나는 당신을 사랑했습니다’라는 이 연가는 작곡가 셰레메체프가 곡을 붙여 러시아인이 가장 사랑하는 로망스로 남았다. 2003년 1월 유서 깊은 모스크바 라디오 방송국 제7스튜디오. 피아니스트 니나 코간(모스크바 음악원 교수)과 한국인 첼리스트 박경숙(계명대 음대 교수) 씨는 사흘에 걸쳐 녹음했다. 니나 코간이 직접 편곡한 이 로망스는 노래 대신 첼로와 피아노 2중주가 연주하는 음반(굿인터내셔널)이었다. 니나 코간은 러시아의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트 코간의 딸이자 피아니스트 에밀 길렐스의 조카. 파리 마르게리트 롱 국제 피아노콩쿠르에서 대상을 차지했던 그녀는 13세부터 아버지와 함께 연주했다. 그녀는 이후 16년 동안 아버지의 유일한 반주자이자 음악의 동반자였다. “아버지와 함께 연주하는 건 힘든 일이었지만 내 음악인생에 있어 최고의 기억이었어요. 다른 연주와는 비교가 될 수 없지요. 12세부터 서방을 돌며 많은 연주를 했지만 우선순위는 항상 아버지와의 콘서트였습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박경숙 씨와 작업을 했을 때 러시아 로망스가 품고 있는 정서와 스타일을 굉장히 빨리 이해해 놀라웠다”며 “러시아 로망스는 한국인의 정서와 감성에도 통하는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박 씨는 일부러 호텔이 아닌 민박을 하면서 러시아의 체취를 느끼며 연주를 준비했다고 한다. “영하 40도의 날씨였어요. 러시아어는 하나도 할 줄 몰랐지만 첼로를 등에 매고 모스크바 거리를 무작정 돌아다녔지요. 혹독한 추위 속에서 푸시킨의 시를 계속 외우고 다녔습니다. 3주 동안 연습을 하니까 러시아 여자가 된 듯했어요. 지금도 로망스를 연주하면 낮게 내리깔린 모스크바의 하늘이 생각납니다.”
"로망스"는 러시아 민요와 예술가곡을 아우르는 고유의 말로 러시아인의 삶의 애환과 기쁨을 담고 있는 대표적인 러시아 음악장르다. 첼리스트 박경숙이 피아니스트 니나 코간과 러시아 로망스와 라흐마니노프의 걸작, 첼로 소나타를 녹음했다. 니나 코간은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드 코간의 딸로 어릴 때부터 신동으로 러시아는 물론 세계적으로 이름난 피아니스트이며 레오니드가 인정한 유일한 자신의 반주자였다. 2003년 1월, 유명한 모스크바 라디오 방송국 녹음전용 제7스튜디오에서 3일간 이루어진 이 작업은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에서도 보기 힘든 새로운 작업이었다. 푸슈킨의 시에 곡을 붙인 "나는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스베틀라나가 불러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었던 "나 홀로 길을 가네’, 러시아 민요 "아무르강의 물결’ 등 대표적인 러시아 로망스를 담고 있다. 모든 곡의 편곡은 니나 코간이 직접 맡았으며 세계적 명성의 모스크바 방송국 녹음 엔지니어들과 수많은 음반작업을 한 바 있는 대가 니나 코간 자신도 대단히 만족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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