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포토 에세이, 포엠 플러스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

원평재 2015. 3. 31. 00:06

 

 

 

 

 

 

 

지난 주말 토, 일요일은 문단행사로 바쁘더니 월요일에는 고향에서

"유붕, 자원방래"의 형국이었습니다.

"여진"어와 "만주"어에 독보적인 고향 친구는 언어학 방면의 세미나가

있어서 상경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학술 모임은 지혜의 신 미네르바가 눈뜨는 저녁시간인 모양이고

우정은 아폴론이 지배하는 낮 시간이런가.

친구 몇 사람이 정오에 어울립니다. 

 

 

주인장이 "두 사부(豆 師夫)"인 정통 중국 집에서 오랜만에 "공부가주"로 낮 술을

마시며 옛 시간을 불러온 정황이 그냥 보내기 아쉬워서 카메라로 몇 컷 했지요.

그런데 낮 술 탓인지 개인적으로는 매우 소중한 그 영상을 집에 와서 PC에 넣었다가

곧장 돌아서서 끄집어 내려고 하니 종적이 묘연합니다.

 

어쩌면 아마도 타임머신을 타고 우리가 나눈 바 있는 옛 시절로 날아가

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쉬움 속에 사진찾기는 포기하고 토요일날 있었던 문단 행사에서의 졸문 축사

몇 마디를 올려봅니다. 

 

계간 "미래시학"은 오래전 TBC 성우실장을 지낸바도 있는 안종환 방송인이

뜻을 같이하는 문우들과 창간한 문예지인데 문학 강좌를 함께하며 척박한 문단

토양에 거름의 역할을 하는 잡지라고 할 수 있겠지요.

아무튼 이날 신인 등단 행사에 많은 하객과 원로 문인들이 찾아와서 축하를

하였는데 오랜만에 박계형 소설가를 만난 것은 참으로 뜻 깊은 일이었습니다.

 

반세기도 더 전에 방송국 공모에 당선된 그의 작품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은

오래토록 남녀 청소년기의 감수성 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았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이후 "속 머무르고 싶은 순간들"이 나왔고 그 인기도 대단했다는 기억이 납니다.

또한 장진호 배경으로 장단편을 오래 써온 전경애 소설가도 참석을 하여서

시대정신과 문학이란 화두로 저녁 시간을 의미있게 보냈습니다.

 

 

 

미래시학 신인 문학상 시상식 및 봄 호 출판기념회 축사

 

미래시학 신인 문학상 시상식 및 봄 호 출판기념회 축사의 자리에 서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주말의 바쁘신 일정 중, 이 모임을 축하하기 위하여 자리를

함께해 주신 문단의 여러 선배님들께는 감사의 말씀을 제가 대신하여 드리는 바입니다.

 

오늘 이 자리의 주인공들은 무어니 무어니 해도 이번에 새로 등단한 문학 신인들이

아닌가 합니다. 아직 신진기예의 젊은이들이 있는가하면 일반적인 나이의 기준으로는

원만하신 분들도 계시지만 모두들 문학신인으로 불리어도 오히려 청년의 가슴이

뛰리라고 생각됩니다. 참고로 문단에서는 대략 등단 5년, 아니 10년까지도 신인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함께하신 가족 친지 여러분들께도 축하의 말씀을 함께 드립니다.

 

축하의 말씀은 대략 이 정도로 하고 오늘 이 축사에서는 짧게나마 한두 가지 메시지를

더불어 음미코자 합니다.

그 첫 번째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 가”라는 이상화 시인의 시제입니다.

일제 강점기가 끝 난지도 벌써 70여 성상이 지나갔는데 다시 무슨 이야기인가

하시겠지만 지금 우리 현대인들은 시적 에스프리, 시적 영감이 사라진 황량한 벌판에서

살고 있지 않은가 하는 것입니다.

산업화의 도상에서 모두들 욕망의 화신이 되어 진정한 순수의 영역은 모두 그 무엇인가로

부터 빼앗기고, 모두 방황하는 영혼이 되어 실체 없는 삶을 마치 식민지의 유민처럼 살고

있지나 않은가 하는 것입니다.

다만 이런 빼앗긴 들녘 속에서도 여기 이곳만은 일종의 시인부락이 되어서 쟁기와 보습을

들고 모인 독립군들의 시인공화국이 아닌가 싶습니다.

 

며칠 전에는 기회가 있어서 북악 아래 윤동주 둘레 길을 답사하며 그의 생애와 시인의

길에 대하여 음미해 보았습니다.

거두절미 하고 그는 고난과 고뇌 속에서도 순정한 시를 써 나아갔지만 정작 시인이라는

두 글자의 명칭을 부여받은 것은 그가 일본 교도의 유치장에서 순국한 후, 북간도로 한 줌

재가 되어 돌아온 영결예배에서였습니다.

바로 “시인 윤동주 영결예배”라는 명칭에서 두 글자 시인의 계관을 받은 것입니다.

용정 인근의 공동묘지에도 “시인 윤동주의 묘”라고 팻말이 박힙니다.

그는 연회전문에 학생으로 있을 때에도 스스로 한글시집을 내고자했으나 박해를 염려한

이양하 교수가 말려서 시인 윤동주는 사후에야 정식 시인의 명칭을 받게 됩니다.

비근한 예로 이육사 시인 역시 베이징의 일제 영사관 감옥에서 순사한 이후에 그 아우

되는 분이 광복 후에 “육사시집”을 내어서 시인이라는 공식 명칭을 받게 됩니다.

 

오늘 꽃다발을 가족과 친지로부터 받으며 화려하게 시인의 길을 걸어가게 되는

여러분들과 또한 저를 포함하여 우리 모두가 이 찬란한 봄볕 속에서 한번쯤 깊게 새겨볼

화두가 아닌가 싶습니다.

 

축사의 끝을 의미 있는 유머로 맺고자 합니다.

글을 쓰시면서 앞으로 가장 큰 적은 누구일까요? 가장 가까운 사람, 예컨대 가족과

친지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사실을 사족으로 달아봅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한편 일요일에는 계간 문학의식이 창간된지 27년, 지령으로는 100호를

발간한 의미있는 행사가 대학로 '문학인의 집"에서 개최되어서 

특강을 하였는데 그 부분은 다음에 올릴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왼 쪽이 박계형 소설가, 오른 쪽이 전경애 작가입니다.

 

 

01. Hayley Westenra - The Water Is Wide 02. All Angels - The Flower Duet

03. Bryn Terfel - Deep River 04. Nicola Benedetti - Serenade

05. Juan Diego Florez - La Donna E Mobile 06. Ludovico Einaudi - Uno

07. Aled Jones - Did You Hear My Lady 08. Vittorio Grigolo - Maria

09. Lesley Garrett - He Was Beautiful 10. Kiri Te Kanawa - Ave Maria

11. James Galway - Ronda Alla Turca 12. Patrick Hawes - Tes Amores

13. Nigel Kennedy - The Unknown Soldier 14. Sissel - Vitae Lux

15. Placido Domingo - Granada 16. Myleen Klass - Toccata

17. Joe Campbell - The Blood Donar (from the give blood campaign)

18. Nicky Spence - My Love Is Like A Red Red Rose 19. Kings College Choir - Zadok The Preist

20. The Choirboys - Walking In The Air 21. The Fron Male Voice Choir - Land Of My Fath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