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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식 창간 27주년 지령 100호 기념식과 체코 브루노 예술대학과 자매결연 리포트

원평재 2015. 4. 1. 10:12

 

 

 

 

 

 

지난 일요일 오후, 대학로에 있는 <예술가의 집>에서는 창간 27주년, 지령 100호

출간을 축하하는 계간 <문학의식>의 잔치가 열렸습니다.

아울러 체코 공화국의 브루노 예술대학과의 자매결연식도 함께 개최되었습니다.

이 행사는 "세계한인 작가연합"과 문학의식 안혜숙 발행인이 주최하고 또한

주관하였습니다.

 

축하 내빈으로는 새로 선출된 문효치 문협 이사장, 한국 펜클럽의 이상문 이사장,

체코 브루노 대학의 예술대학 김수범 학장, 체코 문화원의 미하엘라 리 원장,

그리고 많은 원로 문인들이 참석하여 자리를 더욱 빛내주었습니다.

100명의 하객을 예상하고 준비한 지령 100호 <문학의식> 봄호와,

안혜숙 대표의 "사랑 시집", 그리고 잔치 떡과 타월이 포함된 기념 백은

170명이 넘는 참석자에게는 턱없이 모자랄 따름이었습니다.

 

이번 100주년 기념호에는 일제저항시인 대표 4인의 재조명이라는 큰 표제아래

윤동주론(최기호 전 몽골 울란바타르 대 총장)

이상화론(이상규 전 국립국어원장)

이육사론(유성호 한양대 교수)

한용운론(임동확 한서대 교수) 등의 묵직한 논문이 실렸으며

발문과 주제를 이끄는 시는 필자가 맡았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2부 행사에서는 필자의 특강도 있었는데 일반적 해제를 떠나서

또다른 시각으로 네분의 작품 세계에 접근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아래에 이날 잔치의 주요 장면과 필자의 발문을 올려봅니다.

 

안혜숙 발행인(세계 한인작가 연합 공동대표)의 개회 선언이 있습니다.

 

문효치 "한국 문인협회" 이사장, 미하엘라 리 체코 문화원장, 브루노 예술대학 김수범 학장

 

 

 

안 대표와 김 학장 간의 자매결연 문화협정서 교환

 

 

 

 

김수범 학장의 축사

 

문효치 문협 이사장의 축사

 

 

이상문 한국 펜 클럽 이사장의 격려사

 

미하엘라 리 체코 문화원장의 축사

 

 

윤세비 해금 독주와 박설희 가야금 병창등의 축하 연주도 있었습니다.

 

 축시 낭송이 잇달았습니다

 

 

 이윽고 필자의 특강도 있었습니다.

네분의 저항시인에 관한 졸고 요약은 다음에 올리겠습니다.

 

 

 

 

 

빼앗긴 들의 봄 밤에 별을 헤며 기다리는 님과 초인

 

(3월에 생각하는 4인의 저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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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3월

 

봄은 어김없이 이 땅에 찾아오고 삼일절 노래와 태극기는 물결친다?

 

사실은 이제 아파트 공동주택의 베란다에 나라의 상징인 국기조차 그렇게 많이

 

펄럭이지는 않는다.

 

우리의 마음은 다시 빼앗긴 들이 되어 황량할 뿐이다.

 

"인터넷 문화현상"이라는 핑계도 얼씨구 좋지만 실상은 정치와 경제, 사회와 교육의 

 

모든 분야에서 우리는 순정한 영혼을 욕망의 회오리에 말아 넣고 말았다.

 

 

이제 다시 정신을 좀 차려보고자 근세사에서 가장 암울했던 시절을 상기해 보면서

 

스스로 잃거나 빼앗긴 시심을 이 3월 봄바람에 실어 초혼하고자 한다.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 가’에는 빼앗긴 국토에 대한 상실감과 그것을 다시

 

회복시켜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살찐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면서 어둡고 암담한 현실 속에서 흔들림 없는 자신을 세울 것임을 노래한다.

 

탐미주의에 빠진 경과를 타락한 시심이라고는 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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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는 하늘, 바람, 별 같은 서정적인 시어를 골라 썼지만, 그것들이 속한 것은

 

 "조국"이었다.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라면서 조국의 현실에 아파하던

 

시인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면서 삶의 괴로움을 외면하지 않고

 

이겨 나갈 것을 다짐하였다.

 

윤동주는 사상범으로 체포돼 후쿠오카형무소에서 복역하다가 28세의 젊은 나이에 옥사했다.

 

 

21세기의 지금, 여기

 

우리에게는 과연 목숨을 던져서 지킬 가치, 세울 조국이 진정 존재하는가?

 

우리의 염원을 묶어서 함께 씨 뿌리고 써레질 할 초인과 님은 내 앞에 과연 "현전"으로 다가

 

것인가?

 

 

"지금 눈 내리고/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육사는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서 뿐만 아니라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청포도"에서와 같은 시구를 통해 억압에서의 놓여남에 대한 열렬한 바람을 의인화한다.

 

이육사는 독립운동에 투신한 후, 중국 베이징에서 옥사하기까지 투쟁의지를 실제 삶으로

 

옮긴 시인이기도 하다.

 

 

 

"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한용운의 "님의 침묵"에서 "님"은 비극적인 역사로도, 종교적인 의미로도 읽힌다.

 

시인은 님이 떠나버린 슬픔을 토로하면서도,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라는

 

시구를 통해 님에 대한 기대와 신념을 밝힌다.

 

의지적인 시 정신을 오롯이 형상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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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우리 문학에서 ‘저항 시’라는 장르는 빼어난다.

 

시어는 감각적이고 함축적이어서 다른 장르에 비해 저항의 정치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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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예전의 수난과 질곡들은 물러났으나 이제는 스스로 초래한 문화현상으로 자아상실을

 

아프게 겪는다.

 

여기에 네 분 저항시인을 모아서 특집으로 꾸미며 오늘의 건조한 영혼을 살펴보고 재생과

 

신생을 이 봄에 간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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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t and Peasant Overture

 

 

주페 / 서곡 “시인과 농부” Dichter und Bauer

Suppe, Franz von (1819.4.18~1895.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