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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반 호수 / 아비뇽 감회

원평재 2017. 12. 26. 10:47














시, 아르메니아의 세반 호수

                                                               

세반의 뜻은 검은 색조

까맣게 탄 속

거기 사람들의 호수 물색 반영이다

 

겉보기엔 하늘색인데

숯 검댕이 속내

근세사에서 인구의 절반은 이슬람 터키에 학살당한

인류사 최초의 기독교 국가

 

땅덩이도 이리저리 뜯겨

이란에 빼앗긴 원래의 세반 호반에 비해

아르메니아 세반은 한줌도 안된다지만

지나며 보기엔 푸르고 넓기 그지없어

 

빼앗겨 검게 탄 마음으로야

검정 물 한 종지 분량이나 될까

 

백두 영봉 비취색 천지 물빛에 드리운

산 산 산 그림자들

검은 색으로 검은색으로

내 마음 타들어가던 기억 줄

세반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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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아비뇽 감회

                                                

아비뇽 유폐사건으로 교과서에서 눈뜬 곳

프로방스 아를 왔다가 들렀지

구약 바빌론 유수에 빗대

지금은 교황의 아비뇽 유수라고 부른다지만

유폐나 유수나 모두 갇힘의 뜻이니

거기서 거기

갇힌 기간에도 평신도의 평상심이야 흔들림 있었으랴

권력다툼 속 숱한 화형 겪어내며

믿음이란 자아의 몰두 그 자체

내 자아는 일생 우주에 유수된 그 자체

, 해방감

 

피카소가 그린 아비뇽의 처녀는

여기 아닌 바르셀로나의 아비뇽 마을

유녀들이 모델이라 더 군

평면에 입체를 유수시킨 사건이련가

평면 유폐에서 입체가 떨쳐나간 역사이련가

 

귀에 익은 노래 아비뇽의 다리 위에서가 들려오더군

론 강 위에 걸린 생베네제교 말이지

내 음향의 아비뇽 유수에 전율하고 감사했어

내 유년의 유수여 갇힘이여

시절의 끝없는 해방이여 풀림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