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Sex, &

양성론적 성애 / 가. 이론적 접근

원평재 2004. 3. 13. 00:42

 

정신분석학자인 칼 융에 의하면 인간은 남성과 여성으로 태어나지만
이 두 가지 성은 생리적, 심리적으로 완전히 다른 요소로만 형성된 것이
아니라 서로 얼마간은 대립 성, 즉 이성적 요소를 자체 내에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남성의 무의식 속에 있는 여성적 요소를 아니마(anima)라고 불렀고
그 대립 항을 아니무스(animus)라고 하였는데 동양의 음양설(陰陽說)과도
유사한 면이 있다고 하겠다.


남성에서 무의식적 여성성(아니마)을, 여성에서 무의식적 남성성(아니무스)를

느낄 수 있는 것은 그것이 투사되어 경험될 때 가장 뚜렷이 인지된다.
예컨데 이성간에 첫눈에 반하거나 주체할 수없이 매료되는 경우
아니마나 아니무스의 원형이 일방적으로 혹은 쌍방적으로 투사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여서 남성은 상대 여성에게서 현실적 여인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무의식에 투사된 여신상을 보고 여성은 상대 남성에게서 신화 속의

영웅상을 보고있다.

아니마, 아니무스는 사람에게만 투사되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의 경우
자신의 그림이나 작품 속에 형상화되어 어떤 예술가의 특정한 세계를

이루게된다.
또한 이러한 심리기제는 사상과 이념 에도 투사되어서 그/그녀의 아니마/
아니무스가 기독교 사상, 공산주의 혹은 낭만주의에 대한 몰아의 경지로

나타나기도 한다.


인간의 욕망을 이드에서 근원하는 것으로 보는 프로이드나 융의 입장에
서 볼 때 자기와 다른 이성(異性), 혹은 다른 대상에 대한 간절한
심리적 원망기제(願望機制) 를 파악하는 접근전략으로는 위와 같은

설정이 매우 유용하고 설득력 있는 방안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이러한 원망의 극대화에 따른 구체적 실례는 짝사랑이나
주위의 만류에 아랑곳하지 않는 비련의 사랑 내지 정사(情死),
서양 신화에서 큐피드의 화살을 맞은 연인들, 우리 설화에서 신라시대

선덕여왕을 짝사랑했던 지귀와 같은 경우가 그 대표라고 하겠다.


또한 아니마와 아니무스가 자신의 본래의 성 보다 과잉한 경우에는
동성애적 경향을 띌 수도 있고 같은 인물 내에서 비슷한 정도로 균질화
한 경우에는 심리적 양성본능을 보이는 기이한 성격의 소유자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