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소감(서초 문협 소설 대상, 2009년도
뜻 깊은 글로 세상에 빛을 하나 더하겠다는, 이른바 문청시절의 원대한
꿈(!)은 반세기 가량을 동면 상태였다.
대학 강단에서는 남의 나라 소설과 문학사를 가르치고 연구하면서도 정작
내 글은 졸작이나마 기약이 없었다.
중년까지는 강의와 논문, 전공 분야의 시답잖은 책과 번역서 내기에 골몰
하였고 그 이후로는 대학의 이런저런 보직을 맡아하느라고 또 정신이 없었다.
어느 때이던가 황혼의 그림자가 무척 길게 느껴지던 날, 화들짝 놀라서
등단이라는 출사표와 단편 소설집을 내고 나니 매스컴에서는 센세이셔널하게
늦깎이 글쟁이의 등장을 조명해 주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조명탑의 광휘는 백 촉짜리 알전구보다도 못하게 꺼지고
이제는 오로지 자신을 내연하면서 진정한 글쟁이로 불을 밝혀야겠다는 각오만
남게 되었다.
이럴 때 "서초 문협"에서 문학 대상을 주신다니 새롭게 불을 밝힐 불쏘시개와
장작을 얻은 큰 기쁨을 감출 길 없다.
마침 뽑힌 글 속에서도 우리의 전통악기 해금과 장님의 이야기가 교직되어
있으니 작은 등불하나 세상에 더한다는 자긍과 함께 앞으로는 이주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 탈북자 등 소외계층에 대하여도 보다 더한 관심을 갖고 싶다.
묵묵히 지켜봐 준 가족, 내 주변의 따뜻한 사람들, 여러 문우들, 특별히 서초
문협의 훈훈한 문우들, 그리고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약력
건국대학교 명예교수(영문학 전공, 학장, 도서관장, 부총장 역임),
미국 소설학회 회장, 고문, 헤밍웨이 학회 회장, 고문,
경맥 문학회 회장, 세계 한민족 문인 연합 이사.
<어네스트 헤밍웨이 연구>(2003년도 학술원 우수 도서상 수상),
<영미 단편의 이해> 등 학술 저서 다수,
<하노이 하롱베이-오키나와 처녀> <팩션 쇼와 세종대왕 밀릉>
<촛불과 DNA> 등 창작소설집 출간,
<우리시대의 문학과 성과 세태> 등 평론집 출간, <클라라의 반지>
<헤밍웨이 미공개 단편선> <미국 문학사> 등 번역서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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